"경찰이 당신 IP 주소를 요청했다" 어느 날 은행에서 온 통보… 저, 피의자인가요?
"경찰이 당신 IP 주소를 요청했다" 어느 날 은행에서 온 통보… 저, 피의자인가요?
금융거래정보 제공사실 통보서 받아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어느 날 A씨는 은행으로부터 '금융거래정보 제공사실 통보서' 한 장을 받았다. 경찰이 A씨의 인적사항과 IP주소 정보를 은행에 요청해 받아갔다는 내용이었다.
통보서에는 정보 제공 근거로 '금융실명법 제4조 제1항 제1호', 사용 목적은 '수사(조사) 목적'이라고 적혀 있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수사 대상이 된 것은 아닌지, 어떤 사건에 연루된 것인지 몰라 A씨는 불안에 휩싸였다.
어느 날 갑자기 이런 통보를 받았다면 내가 피의자인지, 어떤 사건인지 확인할 방법은 있을까?
통보서 받았다고 무조건 피의자는 아니지만…'수사 관련 인물'
통보서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A씨가 피의자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수사와 관련된 인물로 특정된 것은 사실에 가깝다.
변호사들은 경찰이 수사를 위해 정보를 조회할 때 피의자뿐만 아니라 참고인, 피해자, 또는 단순히 범죄와 관련된 계좌 명의인 등 다양한 사람의 정보를 요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률사무소 도결 이환진 변호사는 "통보서만으로 곧바로 피의자라고 보기는 어렵고, 참고인이나 관련인 조사 단계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경찰 출신인 법률사무소 새율 최성현 변호사는 "수사기관이 의뢰인을 특정하여 정보를 요청했다는 의미이므로, 피의자이거나 적어도 수사와 직접 관련된 인물로 파악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단순 참고인이나 무관한 제3자의 정보까지 요청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짚었다.
'인적사항+IP주소' 조회는 온라인 금융범죄 수사 신호
특히 경찰이 계좌 거래내역이 아닌 '인적사항과 IP주소 정보'를 조회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통상 온라인에서 벌어진 금융 관련 범죄 수사에서 나타나는 특징이다.
법무법인 창세 김정묵 변호사는 "돈의 흐름 자체보다 해당 계좌를 실제 누가 개설·접속·사용했는지를 특정하려는 수사에서 이런 자료를 많이 확인한다"며 "보이스피싱, 중고거래 사기, 불법도박 등에서 계좌 로그인 IP와 사용자를 연결하기 위한 경우가 대표적"이라고 분석했다.
통보서에 적힌 '금융실명법 제4조 제1항 제1호'는 정보 제공이 법원의 제출명령 또는 법관이 발부한 영장에 따라 이뤄졌음을 뜻한다. 즉, 경찰이 임의로 요청한 것이 아니라 정식으로 법원의 허가를 받아 진행한 강제수사라는 의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