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에 남은 세 여자…파산 아빠의 배신과 상간녀의 재산
유서에 남은 세 여자…파산 아빠의 배신과 상간녀의 재산
"딸 갔어?"…휴대전화 속 한마디가 열어버린 '두 개의 전쟁'

거액의 빚을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아버지의 휴대전화에서 불륜 증거와 유서가 발견됐다. / AI 생성 이미지
거액의 빚을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아버지의 휴대전화. 그 안에는 가족을 기만한 배신의 기록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상간녀와의 애정 표현은 물론, 딸의 안부를 묻는 대화, 심지어 아내와 딸, 그리고 상간녀에게 각각 남긴 유서까지. 법조계는 위자료 소송의 승소는 물론, 상간녀에게 넘어간 재산을 되찾기 위한 또 다른 싸움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여보, 사랑해"…모텔 예약 문자와 세 통의 유서
비극은 한 가정이 아버지를 응급실로 실어 나르면서 표면 위로 드러났다. 의식이 없는 아버지의 휴대전화를 열어본 딸 A씨는 망연자실했다. 상간녀 B씨와 '자기야', '여보', '사랑해' 같은 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B씨는 A씨의 이름을 정확히 언급하며 "ㅇㅇ이(딸) 갔어?"라고 묻는 등 아버지의 가정사를 속속들이 알고 있었다.
배신의 흔적은 2년에 걸쳐 끈질기게 이어졌다. 한 모텔 주인과는 2023년부터 최근까지 "105호 준비할까요?", "오늘 오십니까?"라며 상습적으로 출입한 정황이 가득했다.
아버지는 B씨의 본명을 숨기려 '김은구'라는 가명으로 저장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가장 결정적인 증거는 아버지의 휴대전화 메모장에서 발견됐다. 법적 아내, 딸, 그리고 상간녀 B씨 앞으로 각각 남긴 세 통의 유서가 존재했다. A씨는 이 모든 증거를 동영상으로 촬영해 꼼꼼히 남겼다.
"증거 충분" 변호인단, '고의성' 입증 자신
법률 전문가들은 A씨가 확보한 증거가 상간 소송에서 승소하기에 충분하고도 남는 수준이라고 평가한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는 "불륜(부정행위)을 인정할 때 반드시 직접적인 성관계 증거가 있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배우자로서의 정조의무를 충실히 하지 않은 일체의 행위, 즉 일반적인 상식선에서 보았을 때 부적절한 애정 관계를 맺고 있음이 드러나는 정황 증거만으로도 부정행위는 넉넉히 인정됩니다.
"사랑해", "여보"와 같은 애칭이 담긴 메시지, 본명을 숨기고 가명으로 저장한 사실, 자녀의 이름을 알고 안부를 묻는 등 깊은 사생활까지 공유한 점, 그리고 무엇보다 모텔 주인과 수시로 방을 예약하며 주고받은 대화 내역은 두 사람이 지속적이고 깊은 내연 관계였음을 증명하는 아주 훌륭한 법적 무기가 됩니다"라고 설명했다.
상대방의 '고의성'을 입증하는 것 역시 어렵지 않다는 분석이다.
올인 법률사무소 허동진 변호사는 "특히 상간녀가 자녀의 이름을 언급한 점은 아버님이 가정이 있는 유부남임을 알고도 만났다는 고의성을 입증하는 결정적 증거가 됩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버지의 유서에 대해 "아버님이 유서에 상간녀의 존재를 명시한 것은 부정행위를 스스로 인정한 '최후의 자백'으로서 막강한 효력을 갖습니다"라고 그 증거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위자료와는 별개…'재산 회수' 위한 시간과의 싸움
이번 사건은 단순 불륜을 넘어 가정의 재산이 상간녀에게 유출된 심각한 재산 범죄의 성격도 띤다. 아버지는 신용불량자 상태에서 타인 명의로 대출받아 산 땅을 B씨 명의로 해두었고, 극단적 선택 직전에는 B씨에게 돈을 보내기도 했다. 이는 위자료 청구와는 별개의 법적 대응이 시급한 영역이다.
전문가들은 상간녀에게 넘어간 재산을 되찾기 위해 '사해행위 취소 소송'이나 '부당이득 반환 청구'를 서둘러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변호사 전병욱 법률사무소의 전병욱 변호사는 재산 동결 조치의 시급성을 역설했다. 그는 "상간녀 명의로 된 토지는 지금 당장 처분될 수 있으므로, 가압류 신청을 통해 재산을 먼저 동결해야 합니다. 처분 후에는 회수가 사실상 불가능해집니다"라고 경고하며 신속한 대응을 촉구했다.
결국 어머니가 원고가 되어 상간녀에게 정신적 고통에 대한 책임을 묻는 동시에, 부당하게 빼돌려진 재산을 되찾기 위한 '두 개의 전쟁'을 치러야 하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