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3주기, 아물지 않은 2차 가해의 상처…법원이 내린 유죄 판결은
이태원 참사 3주기, 아물지 않은 2차 가해의 상처…법원이 내린 유죄 판결은
"딸 좀 치게", "보X이에서 오줌 나왔겠지"
법원, 벌금 150만~300만원 선고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를 이틀 앞둔 27일 이태원 거리에서 열린 3주기 추모 미사 모습. /연합뉴스
오늘(29일), 이태원 참사 3주기를 맞아 서울 도심 곳곳이 보랏빛 추모 물결로 가득 찼다. 오전 10시 29분, 서울 전역에 울려 퍼진 1분간의 추모 사이렌은 그날의 아픔을 다시금 되새기게 했다. 유가족과 시민들은 한마음으로 희생자들을 기리며 서로의 상처를 보듬었지만, 참사 직후 온라인을 할퀴었던 2차 가해의 흉터는 여전히 깊고 선명하게 남았다.
온 국민이 슬픔에 잠겨있던 그 시각, 익명의 그늘에 숨어 희생자들을 향해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조롱과 음란한 언사를 쏟아낸 이들이 있었다. 법의 심판을 받은 이들의 판결문을 통해, 우리는 사회적 재난이 어떻게 개인의 쾌락으로 소비되었는지, 그리고 우리 사법 시스템이 이를 어떻게 다루었는지 들여다볼 수 있다.
"좀 올려봐 X발들아, 딸 좀 치게"
참사가 발생한 바로 다음 날인 2022년 10월 30일 새벽, 피고인 A씨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사진을 올리며 이렇게 적었다.
> "좀 올려봐 X발들아 좀 딸좀 치게"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이지훈 판사는 A씨의 행위를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로 판단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음란한 문언을 공공연하게 전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법원은 국가적 비극의 현장 사진과 함께 음란한 글을 게시한 죄질을 분명히 지적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A씨에게 내려진 처벌은 벌금 150만 원이었다.
법원은 양형 이유에 대해 "피해자가 구체적으로 특정되지는 아니함"과 함께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 형사처벌전력 없음"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보X이에서 오줌 나왔겠지?"
같은 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자택에서 온라인 게임에 접속한 또 다른 피고인 B씨는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게임 대기실 채팅창에 참사 희생자들을 향한 끔찍한 성적 모욕을 쏟아냈다.
B씨의 글은 심폐소생술을 하던 구조의 손길마저 성적인 행위로 묘사하는 등 인륜을 저버린 내용으로 가득했다.
> "여자들 이쁜애들 안타까움.. 보X이 하 이태원 여자들 죽은애들 보X이에서 오줌 나왔겠지? 찌린내 오지고 지리고....."
서울남부지방법원 문중흠 판사는 B씨에게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면서 반성하는 점, 동종의 범죄전력은 없는 점" 등을 양형 조건으로 종합했다고 판시했다.
이태원 참사 3주기 기억식에 모인 시민들은 희생자들을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비극을 추모하는 것만큼, 그 비극을 향한 2차 가해를 막고 엄중히 책임을 묻는 사회적 시스템을 만드는 것 또한 우리에게 남겨진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
[참고]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22고단3953 판결문 (2023. 6. 14. 선고)
서울남부지방법원 2022고단4457 판결문 (2023. 2. 10.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