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보다 싼 아파트, 가압류에 가처분까지 걸려있다면? 아무리 싸도 혹하지 마세요
시세보다 싼 아파트, 가압류에 가처분까지 걸려있다면? 아무리 싸도 혹하지 마세요
가압류⋅가처분 완전히 말소한 부동산 매입하는 것 추천
특히, 가처분 있는 부동산은 매입해도 소유권 이전 안 되는 것 명심해야

마음에 드는 아파트를 발견했다. 그런데 등기부등본이 깨끗하지 않다. 가압류는 물론 가처분까지. 꺼림칙한 생각이 들지만, 이 가격에 이런 아파트는 못 살 것 같아 고민이 된다. /셔터스톡
원하는 지역과 평수. 딱 찾던 아파트였다. 거기에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기까지. 이 집을 꼭 사야겠다고 마음먹은 A씨.
그런데 등기부등본을 발급해 보니 뭐가 많이 걸려있다. 가압류는 물론 가처분까지. 어쩐지 꺼림칙한 생각이 들지만, 다시는 이 가격에 이런 아파트는 못 살 것 같아 갈팡질팡한 마음이 든다.
이런 A씨의 고민을 들은 변호사들은 해당 아파트를 구입하면 생길 두 가지 문제점을 일러줬다.
그러면서 일제히 A씨에게 "신중하게 매수를 고민하라"고 조언했다. 가압류나 가처분가 걸린 부동산을 그대로 매입할 경우, 소유권 분쟁 등에 휘말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①소유권을 가져올 수 없다
가압류는 채무자(돈을 빌려간 사람)가 재산을 함부로 청산할 수 없도록 막는 걸 말한다. 채무자가 빌려준 돈을 돌려받기 위해 일정한 재산을 담보로 잡아 두는 셈이다.
JLK 법률사무소의 김일권 변호사는 "부동산에 가압류가 걸린 경우 해당 청구금액을 매수인이 그대로 승계하게 된다"고 했다.
만일 가압류를 말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파트를 매수한다면, 채무 또한 부동산에 고스란히 승계되므로 빚과 함께 아파트를 사는 셈이 된다.
더 큰 문제는 가처분이다. 가처분은 권리를 두고 다툼이 있을 때 법원이 내리는 결정이다. 만약 아파트를 팔 수 없도록 '처분금지' 가처분이 걸려있다면, A씨는 부동산값을 치르더라도 소유권을 가져올 수 없다. 설사, 소유권을 갖는다고 해도 추후 빼앗길 가능성이 크다고 변호사들은 말한다.
은율 법률사무소의 박은정 변호사는 "구매하려는 아파트에 가압류나 가처분 같은 보전처분이 있다면, 사실상 매매를 금지한 경우에 해당한다"며 "이러한 처분이 말소되지 않는다면 A씨가 아파트 매매대금을 치러도 소유권이전 등기를 할 수 없다"고 문제점을 짚었다.
법무법인 인화의 김명수 변호사도 "이러한 사정 때문에 아파트가 주변 시세보다 저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②향후 발생하는 문제는 산 사람이 책임져야 한다
또 다른 문제도 있다. 법무법인 초석의 권영국 변호사는 "가압류와 가처분이 되어 있는 상태로 아파트를 매수한다면, 향후 발생하는 모든 문제는 매수인인 A씨가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나는 아파트만 산 것이고, 이 아파트에 걸려있던 가압류와 가처분은 원래의 집주인과 상의해서 해결하라"고 주장할 수 없다는 의미다.
정현 법률사무소의 송인욱 변호사는 "매도인(집주인)이 이런 처분조치 등의 해결을 약속했다고 해도 가압류나 가처분을 건 사람들에게 이 약속의 효력을 주장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가압류나 가처분 등의 해결 약속이 이행되지 않으면, 결국 해당 아파트를 처분할 권리는 보전 처분을 건 사람들에게 먼저 돌아간다. 그렇게 되면 A씨는 아파트값을 치르고도 자신의 것을 주장할 수 없게 된다.
덧붙여 소송을 당할 위험도 있다. 법무법인 효현의 박수진 변호사는 "A씨가 이 아파트를 그대로 매수할 경우 사해행위 취소소송에도 휘말릴 수 있다"고 봤다.
사해(詐害)행위란, 채무자가 돈을 갚지 않으려는 마음으로 재산을 팔거나 숨겨서 채권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걸 의미한다. 돈을 갚는데 써야 하는 재산을 다른 용도로 처분했다면, 채권자는 법원에 이 재산을 다시 회복시켜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변호사들은 아파트에 가압류나 가처분이 여러 건 걸려있다면 그 자체로 '위험신호'라고 말한다. 매도인이 돈을 갚을 수 없는 상태임을 여실히 보여주기 때문이다.
싼 가격에 혹해 아파트를 매수했다가 매매대금을 고스란히 날릴 가능성이 높은 만큼, 신중하게 고민할 것을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