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동거 끝 '소송 협박'… 800만원, 증여냐 대여냐에 반환 의무 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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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동거 끝 '소송 협박'… 800만원, 증여냐 대여냐에 반환 의무 갈렸다

2025. 11. 11 15:32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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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께 알릴까" 위협 문자

법원, '생활비 정산금' 인정할까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아버님께도 말씀드려야 돼?"


9년간 동거했던 남자친구에게 이별 통보와 함께 금전 반환 소송 요구를 받은 A씨의 심장이 내려앉았다.


9년 동안 남자친구의 생활비와 간병을 도맡았던 A씨가 받은 800만원을 두고 전 남자친구가 소송을 예고하며 협박성 메시지를 보내는 상황이다.


9년 전부터 남자친구 B씨와 연인 관계를 유지하며 동거를 시작한 A씨는 관계 기간 동안 실질적인 가장 역할을 했다.


B씨가 소액 대출을 받아 갚지 못할 때마다 A씨가 100만원 내외의 돈을 대신 갚아주는 일이 반복됐다.


B씨가 직장이 없을 때에도 A씨가 버는 돈으로 두 사람의 모든 생활비를 충당해왔다.


B씨가 뇌출혈로 쓰러진 후에는 재활병원에서 주말마다 돈을 받지 않고 간병했다.


이후 B씨가 장애인 판정을 받고 국민연금에서 800만원을 받자, B씨는 A씨에게 "그동안 같이 저축 못 하고 생활비 못 댄 것 이 정도면 되지 않겠냐"며 해당 금액을 건넸다. A씨는 이 돈을 가지고 있겠다고 수령했다.


이후 A씨는 보이스피싱을 당해 약 8000만원의 피해를 보았고, B씨에게 받은 800만원 역시 이 피해 금액에 포함되었다. 미안한 마음에 A씨는 B씨에게 나중에 다시 800만원을 돌려주겠다고 구두로 말했다. B씨는 당시 괜찮다고 답했다.


하지만 지난 10월 13일, B씨는 A씨에게 헤어지자고 통보하며 800만원을 돌려주지 않으면 소송을 하겠다고 요구했다.


B씨는 A씨가 카카오톡 대화에서 돈을 돌려준다고 한 내역이 있다고 주장하며 압박했다. 현재 A씨는 B씨를 차단하고 대화방을 삭제한 상태이며, B씨가 주장하는 대화 내역은 남아있지 않다.


A씨는 800만원을 개인적으로 유용한 것이 아니며, 9년간 연인 관계를 유지하며 B씨에게 쓴 돈이 훨씬 많았다고 주장한다. A씨는 이 돈을 돌려줘야 할까?

800만원은 '증여'인가, '빌려준 돈'인가?

B씨는 A씨가 카카오톡 대화에서 돈을 돌려주겠다고 약속한 내역을 근거로 반환을 요구하며 소송을 예고했다.


반면 A씨는 9년간 사실상 B씨의 생활비와 간병까지 책임졌으며, B씨가 800만원을 건넬 당시 '생활비 정산'의 의미로 주었다고 주장한다.


최광희 변호사는 "남자친구가 준 800만원은 관계 정황상 생활비 정산과 상환 의사 없는 증여의 성격이 혼재된 상태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다만 "카카오톡에서 돌려주겠다고 언급한 부분이 문제될 수 있으며, 구두 약속이나 상호 이해 관계를 종합하면 실제 반환 의무가 인정될지는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법원이 800만원을 단순 대여금(빌려준 돈)으로 볼지, 아니면 장기간의 관계 기여에 대한 보상금 또는 증여로 볼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진다는 의미다.


'돌려주겠다'는 구두 약속의 법적 효력은?

A씨가 보이스피싱 피해 후 미안한 마음에 '나중에 돌려주겠다'고 말한 것이 채무(빚)를 인정한 것으로 해석될지 여부가 핵심 법률 쟁점이다. B씨는 A씨의 해당 발언과 카카오톡 대화를 증거로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


A씨는 해당 발언이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서 나온 것이며, 800만원을 개인적으로 유용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A씨가 9년간 B씨의 경제적 지원과 간병을 해온 사실이 인정된다면, A씨의 '돌려주겠다'는 약속만으로 반환 의무가 곧바로 인정되지는 않을 수 있다.


'아버님 언급' 심리적 압박, 협박죄에 해당할까?

B씨는 내용증명과 함께 "아버님께도 말씀드려야 돼?"라는 메시지를 보내 A씨의 약점을 이용해 심리적 압박을 가했다. A씨는 이 행위가 부당하다고 보고 법적 신고 가능 여부를 문의했다.


최광희 변호사는 "아버지에게 알릴 수 있다는 발언은 협박으로 볼 여지가 있으나, 일회성이거나 반복적·위협적이지 않으면 형사 처벌까지 연결되기는 어렵다"고 조언했다.


협박죄 성립을 위해서는 그 내용이 해악(피해)을 고지하는 행위이며, 피해자가 공포심을 느낄 정도여야 하는데, 일회성 발언만으로는 법적 처벌이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이다.


A씨는 현재 B씨가 내용증명과 함께 소송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감정적 대응보다는 사실관계를 기반으로 한 차분한 대응이 시급하다.


최광희 변호사는 "내용증명 답변은 금액 반환 의무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과 9년간 함께 생활하며 상호간 금전적 지원이 있었음을 사실대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A씨가 B씨에게 제공한 장기간의 경제적 지원과 무상 간병 내역은 800만원을 '증여' 또는 '정산금'으로 주장할 수 있는 핵심 증거가 된다.


현재 법적 상황은 A씨가 800만원 전액을 돌려줘야 할 의무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에서 A씨에게 유리한 다툼의 여지가 존재한다. A씨는 자신이 B씨에게 준 금전적·비금전적 기여 내역을 구체적으로 정리하여 반환 의무가 없음을 주장해야 한다.


B씨의 '아버님 언급'과 같은 부당한 압박에 대해서는 연락 중단을 요구하고, 반복될 경우 법적 대응(협박, 공갈 등)을 검토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A씨는 9년간의 관계 기여를 바탕으로 법적 권리를 주장할 수 있으며, 이혼 시 재산 분할 청구권에 준하는 법적 보호를 받을 가능성이 열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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