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 소년 성폭행하고 양육비까지 받은 미국 여성… 한국이었다면?
15세 소년 성폭행하고 양육비까지 받은 미국 여성… 한국이었다면?
미국 "아이 복리 최우선" vs. 한국 "권리남용·손해배상 상계 가능성"

미국에서 35세 여성이 성폭행했던 15세 소년에게 출소 후 양육비를 청구해 법원에서 승소했다. 한국 법원은 다른 판단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 /온라인 커뮤니티
35세 여성이 15세 소년을 성폭행했다. 여성은 임신했고, 죗값을 치르기 위해 감옥에 갔다. 여성은 출소한 뒤 자신이 성폭행했던 바로 그 소년에게 "당신은 내 아이의 아버지이니 양육비를 지급하라"며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여성의 손을 들어줬다.
미국에서 실제 벌어진 이 사건은 법 감정과 법리의 괴리를 보여주며 충격을 안겼다.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범죄 결과물에 대한 책임을 묻는,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판결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만약 이 아이러니가 한국에서 벌어졌다면, 우리 법원은 어떤 판단을 내릴까.
미국 법원의 논리 "아이의 권리는 절대적이다"
미국 법원이 성범죄 피해자인 소년에게 양육비 지급 의무를 부과한 것은 '아동 최선의 이익'이라는 대원칙에 따른 것이다. 이는 아이의 출생 경위나 부모의 관계와 상관없이, 생물학적 부모는 자녀를 부양할 의무가 있다는 법리에 기반한다.
핵심은 형사 책임과 민사 책임의 엄격한 분리다.
- 형사 책임: 여성이 소년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행위. 이는 국가가 가해자에게 형벌을 부과하는 영역이다.
- 민사 책임: 아이가 친부에게 양육비를 받을 권리. 이는 아이의 생존권과 관련된 문제로, 부모의 범죄 사실과는 별개로 취급된다.
양육비 청구권은 본질적으로 부모가 아닌 자녀의 권리이며, 헌법상 연좌제 금지 원칙에 따라 부모의 죄가 자녀의 권리를 박탈할 수는 없다는 논리가 미국 법원의 판단 근거다.
한국 법원의 논리 "권리남용이자, 손해배상으로 상계 가능"
그렇다면 이 사건이 한국에서 발생했어도 결과는 같을까. 국내에 유사한 판례는 없지만, 미국과 전혀 다른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우리 법원은 '자녀의 복리'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면서도, 가해자가 권리를 악용해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하는 상황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 법원이 내세울 수 있는 법리는 크게 2가지다.
첫째,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과의 상계다. 성폭행 피해자인 소년은 가해자인 여성에게 정신적·신체적 피해에 대한 막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권리가 있다.
반면, 여성이 아이를 대신해 청구하는 양육비는 이 손해배상액에 비해 훨씬 적을 가능성이 크다. 우리 법원은 소년이 지급해야 할 양육비 채무와 여성이 지급해야 할 손해배상 채무를 상계 처리해, 실질적으로 소년이 양육비를 한 푼도 지급하지 않도록 할 수 있다.
둘째, 권리남용 금지의 원칙이다. 가해자가 자신의 범죄 행위로 태어난 아이를 내세워 피해자에게 금전을 요구하는 것은 정당한 권리 행사가 아닌, 법을 악용해 피해자를 괴롭히는 권리 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이 경우 법원은 양육비 청구 자체를 기각할 수 있다.
형사와 민사는 별개이고 아이의 권리가 우선한다는 원칙은 한국과 미국이 같지만, 우리 법원은 가해자의 양육비 청구라는 권리 행사가 피해자의 인격권을 침해하고 사회 정의에 반한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법의 이름으로 피해자에게 또 다른 고통을 안기는 판결은 한국 법정에서는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