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 안 주려 '실명 징계서' 공개…'1.3억 소송' 협박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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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금 안 주려 '실명 징계서' 공개…'1.3억 소송' 협박까지

2026. 07. 02 17:09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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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입원하자 회사 문에 '징계 공고'…변호사들 '명예훼손·강요죄'

한 회사 대표가 우울증으로 입원한 직원에게 퇴직금을 주지 않기 위해 1.3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언급하며 퇴직금 포기 각서를 강요했다. / AI 생성 이미지

1년 8개월간 근로계약서도 없이 일해 온 직원이 우울증으로 입원하자, 대표가 퇴직금을 주지 않기 위해 회사 출입문에 실명이 담긴 징계 공고를 내걸었다.


심지어 1억 3천만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운운하며 퇴직금 포기 각서에 서명하라고 강요한 사실까지 알려져 파문이 예상된다.


법률 전문가들은 해당 행위들이 명예훼손, 강요미수 등 다수의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퇴직금 포기 각서 써라, 안 그러면 1.3억 소송"


악몽은 한 직장인이 약 1년 8개월간의 근무 끝에 우울증 악화로 병원에 입원하면서 시작됐다. 가족이 대신 사직 의사를 전달하자, 대표는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기 위한 비상식적인 압박에 나섰다.


대표는 약 1억 3천만 원의 손실을 주장하는 문서를 내밀며, 퇴직금과 연차를 포기하고 향후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겠다는 동의서에 서명하라고 요구했다.


직원이 이에 응하지 않자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며 겁을 줬고, 다행히 직원은 해당 문서에 서명하지 않았다. 법률 전문가들은 이러한 행위가 단순한 다툼을 넘어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법무법인 신임의 박교현 변호사는 “퇴직금·연차 포기 및 부제소 동의서 서명 요구 부분은 단순한 협상 수준을 넘어 '손해배상 청구'를 빌미로 권리포기를 강요한 정황이므로, 강요미수 또는 협박죄 성립 여부가 쟁점이 됩니다.”라고 분석했다.


법무법인 명륜 오지영 변호사 역시 “근로자가 당연히 받아야 할 퇴직금 청구권을 포기하도록 부당한 위세로 강요한 것이라면 강요 내지 공갈의 관점에서 검토가 필요하며, 고소인이 실제 서명하지 않았더라도 미수의 형태로 문제 삼을 수 있습니다.”라고 정확히 짚었다.


회사 문에 붙은 '실명 징계서'…법의 심판대에 오르다


대표의 압박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외부인이 누구나 볼 수 있는 회사 출입문에 직원의 실명과 징계 사유가 적힌 공고문을 약 3일간 게시했다. 이는 한 개인의 사회적 평판에 치명타를 입히는 행위다.


변호사들은 이 행위가 명예훼손죄의 핵심 요건을 충족한다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베테랑 오승윤 변호사는 “비록 회사 내부 징계 절차라 할지라도, 이를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외부 출입문에 공표하여 사회적 가치를 깎아내린 것은 명예훼손의 핵심 요건인 공연성을 충족합니다. 특히 퇴직금을 안 주려는 사적 이익을 위해 게시했으므로 공익성도 인정되지 않아, 처벌을 피할 수 없습니다.”라고 강조했다.


뉴로이어 법률사무소 최동준 변호사 또한 “대표가 퇴직금 지급을 회피하기 위해 고소인의 실명과 징계사유를 공고한 것은, 명예훼손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이는 형법상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더불어 실명을 공개한 행위 자체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소지가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제이디종합법률사무소 전종득 변호사는 “실명 게시 자체는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 누설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소지도 큽니다.”라고 지적했다.


노동청 진정과 형사 고소, '투트랙' 대응이 해법


이 외에도 대표는 약 1년 8개월간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아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혐의도 받고 있다.


법무법인 도모 김강희 변호사는 “고소는 명예훼손, 개인정보 침해, 강요미수 또는 협박을 중심으로 구성하고, 노동청에는 근로계약서 미작성과 퇴직금·연차수당 체불을 별도로 제기하는 방식이 적절합니다.”라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복합적인 사안일수록 증거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라미 법률사무소 이희범 변호사는 “현재는 징계공고 사진, 동의서 원본, 손해배상 요구 문서, 문자·카카오톡·녹취, 진단서, 응급실 및 정신건강의학과 입원기록, 퇴직금·연차 미지급 자료를 확보한 뒤 노동청 진정과 형사고소를 병행 검토하시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구체적인 대응 방향을 제시했다.


이 사건은 한 직장인이 겪은 부당한 처우를 넘어, 노동자의 인격과 권리를 짓밟는 행위에 대해 우리 사회가 어떻게 법의 잣대를 적용할지 보여주는 중요한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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