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세가 탈세로"… 가족 공멸 부른 통장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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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가 탈세로"… 가족 공멸 부른 통장대여

2026. 02. 19 10:56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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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굴린 차명계좌, "고소하면 다 같이 처벌"

탈세를 위해 4년간 사촌 통장을 이용한 아버지는 사촌이 통장 도난을 주장하자 법적 위기에 처했다./ AI 생성 이미지

4년간 세금을 아끼려 사촌의 통장으로 1억 원을 거래한 아버지. 이제 와서 사촌이 "내 통장을 도난당했다"고 주장한다면 어떻게 될까?


법조계는 "가족 모두가 공범으로 처벌될 수 있다"고 만장일치로 경고했다. 특히 15년 전 탈세 이력이 있는 아버지는 실형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고강도 세무조사는 '필연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빠가 4년간 썼는데"…뒤바뀐 사촌의 태도, 왜?


사건의 발단은 한 가족의 불안 섞인 질문에서 시작됐다. 상담을 요청한 A씨는 "4년 동안 아빠가 사촌오빠 통장을 대여해서 사용했다. 세금 줄이기 목적이었고, 전달은 큰아빠가 해줬다"고 털어놨다.


총 거래 금액은 1억 원에 달한다. 동의 하에 시작된 일이었지만, 막상 문제가 불거질 조짐이 보이자 상황은 급변했다. A씨는 "상대(사촌오빠)가 난 동의하지 않았다, 통장 도난이고 비밀번호는 상대(아버지)가 알아냈다고 한다면 어떻게 되나요?"라며 불안감을 호소했다.


"공범 처벌 못 피해"…변호사들의 만장일치 경고


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사촌오빠의 '피해자 코스프레'가 통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조재황 변호사(법무법인 쉴드)는 "4년간의 장기간 사용, 큰아버지의 중간 전달 역할, 거래 패턴의 일관성 등을 고려할 때 단순 도난으로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수사기관은 명시적 증거가 없더라도 객관적 정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통장을 빌려준 사촌오빠와 이를 사용한 아버지 모두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으로 처벌 대상이 된다. 강대현 변호사(법무법인 도모)는 "사촌 오빠 역시 통장을 대여해 준 행위 자체로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에 해당하여 양측 모두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중간에서 통장 전달을 도운 큰아버지 역시 '알선' 행위로 처벌될 수 있다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탈세 전과 父, '세금폭탄'과 실형 가능성까지


가장 큰 법적 위험을 안고 있는 인물은 아버지다. 15년 전 탈세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장휘일 변호사(더신사 법무법인)는 "아버지는 15년 전의 전과라 하더라도 동일한 탈세 이력이 있어 재범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으며, 거래 금액이 1억 원에 달하는 만큼 기소유예보다는 벌금형 이상의 실형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여기에 '세금 폭탄'은 거의 필연적이다. 조선규 변호사(법무법인 유안)는 "고소가 진행될 경우 아버님에 대한 고강도 세무조사는 거의 필연적으로 뒤따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소가 접수되면 계좌 추적 과정에서 탈세 정황이 국세청에 통보되고, 본래 내야 할 세금은 물론 막대한 가산세까지 추징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소는 공멸"…유일한 해법은?


결국 이 사건이 법적 다툼으로 비화하는 순간, 관련된 가족 모두가 처벌을 피하기 어려운 '공멸'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한대섭 변호사(모두로 법률사무소)는 "'네가 살려고 나를 고소하면, 결국 너도 통장 대여해 준 공범으로 처벌받고, 우리 집안 다 같이 무너진다'는 점을 냉정하게 인지시켜야 한다"며 고소 자체를 막는 것이 최선이라고 조언했다.


섣불리 사촌오빠 측과 접촉하는 것은 '증거인멸 시도'로 비칠 수 있어 금물이다. 다수의 변호사들은 변호사를 통해 국세청에 '수정신고'를 하고 탈루 세금을 자진 납부하는 것이 형량을 줄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잘못을 뉘우치고 피해를 복구하려는 노력을 보여주는 것이, 파국을 막을 유일한 열쇠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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