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해군 장병 먹인 '가짜 국산' 돼지고기… 조직적 범행의 대가는 참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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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 해군 장병 먹인 '가짜 국산' 돼지고기… 조직적 범행의 대가는 참혹했다

2025. 12. 09 13:20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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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땐 "국산 사용" 약속

뒤로는 라벨갈이·서류조작

외국산 식자재를 국내산처럼 바꾼 모습 /연합뉴스

해군 장병들의 식탁에 2년 넘게 외국산 고기가 국내산으로 둔갑해 올라갔다. "국산 식자재를 쓰겠다"던 납품업체의 약속은 철저한 거짓이었다. 수십 톤의 외국산 축산물을 '라벨 갈이'와 서류 조작을 통해 조직적으로 속여온 업체와 직원들이 무더기로 법의 심판대에 섰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남지원 특사경은 최근 A급식업체 법인과 대표를 포함한 직원 18명을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은 2022년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약 2년 5개월 동안 칠레산, 브라질산 등 외국산 돼지고기, 닭고기, 오리고기 약 20t(시가 1억 2천만 원 상당)을 국내산으로 속여 해군 부대 급식소에 납품한 혐의를 받는다.


"국산 약속" 믿었더니… 포장지 갈아치운 '검은 손'

A업체는 2022년부터 해군과 민간 위탁 급식사업 계약을 맺고 총 11개 급식 업장을 운영해왔다. 계약 당시 이들은 일정 비율 이상 국산 식자재를 사용하겠다고 해군 측에 제안하며 신뢰를 얻었다. 그러나 실제 납품 과정은 계약 내용과 정반대였다.


조사 결과, 이들은 총 11개 업장 중 7곳에서 조직적으로 원산지를 속였다. 범행 수법은 치밀하고 대담했다. 외국산 식자재 포장재에 원래 붙어있던 원산지 표시를 뜯어내고, 미리 출력해둔 '국내산' 라벨지를 재부착하는 이른바 '라벨 갈이' 수법을 동원했다.


서류 조작도 병행됐다. 이들은 외국산 돼지고기, 닭고기뿐만 아니라 깐 양파, 세척 당근 등 50여 개 품목에 걸쳐 총 7천여 건의 서류를 국내산으로 조작해 해군에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군 측의 수사 의뢰로 덜미가 잡히기 전까지 장병들은 영문도 모른 채 외국산 식자재를 국내산으로 알고 먹어온 셈이다.


"군 장병 상대 중대 범죄"… 징역형 피하기 어려울 듯

이번 사건은 단순한 원산지 미표시가 아닌, 적극적인 '거짓 표시' 및 '표시 손상·변경' 행위에 해당한다.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 등에 관한 법률 제6조 제2항은 이러한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으며, 위반 시 7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 제1항).


법조계는 이번 사건의 죄질을 매우 무겁게 보고 있다.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는 군 장병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라는 점에서 공익적 해악이 크고, 비난 가능성 또한 높기 때문이다. 법원은 통상적으로 식품 원산지 허위 표시를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권과 공적 신뢰를 저해하는 중대 범죄로 간주한다(대전지방법원 2021. 4. 29. 선고 2021고정96 판결).


특히 2년 5개월이라는 장기간에 걸쳐 20t에 달하는 대규모 물량을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속였다는 점은 양형에 있어 매우 불리한 요소다. 유사 판례를 살펴보면 법원은 범행 기간이 길고 판매량이 많을수록 죄질을 나쁘게 평가하여 엄벌을 내리는 경향이 있다(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21. 6. 15. 선고 2020고단3923 판결). 이미 식자재가 모두 소비되어 실질적인 피해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점도 피고인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벌금에 추징금, 과징금까지… '수억 원' 금융 치료 예고

법률 분석에 따르면, 범행을 주도한 대표이사나 임원급 직원들은 실형 선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유사한 대규모 원산지 위반 사례에서 법원은 주도적 역할을 한 피고인에게 징역 10월의 실형이나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한 바 있다(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23. 6. 1. 선고 2023고단532 판결 등). 실행 행위를 담당한 직원들 역시 가담 정도에 따라 수백만 원에서 1천만 원에 이르는 벌금형이나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예상된다.


A업체 법인 또한 양벌규정에 따라 무거운 벌금형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법인이 위반 행위 방지를 위해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다했다는 점을 입증해야 면책될 수 있지만, 이번 사건처럼 장기간 조직적으로 이루어진 범행에서 이를 인정받기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 중론이다. 법인에는 최대 5천만 원 수준의 벌금이 선고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형사 처벌 외에 금전적 제재도 뒤따를 예정이다. 법원은 외국산 식자재를 국내산으로 속여 판매해 얻은 부당 이득(범죄수익)에 대해 추징을 선고할 수 있다(춘천지방법원 2025. 9. 2. 선고 2025고단513 판결). 여기에 더해 관계 당국은 위반 금액(약 1억 2천만 원)의 최대 5배, 즉 6억 원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어 A업체는 막대한 경제적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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