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명품 목걸이 가짜"…브랜드가 '짝퉁 착용' 문제 삼을 수 없을까?
김건희 "명품 목걸이 가짜"…브랜드가 '짝퉁 착용' 문제 삼을 수 없을까?
공인의 '모조품 착용', 상표권 침해일까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022년 6월 3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동포 만찬간담회에서 박수를 치는 모습. /연합뉴스
김건희 여사가 착용한 수천만 원대 장신구를 둘러싼 논란이 새 국면을 맞았다. '재산 신고 누락' 의혹으로 시작된 이 사건은 김 여사 측이 "모두 모조품"이라는 주장을 내놓으면서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김 여사 측의 '모조품' 주장은 500만 원 이상 보석류를 신고해야 하는 공직자윤리법의 잣대를 피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 해명은 대중에게 또 다른 궁금증을 던진다. 자사 브랜드의 '짝퉁'을 영부인이 착용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반클리프 아펠, 까르띠에와 같은 명품 브랜드들은 과연 이를 문제 삼을 수 있을까?
'대여품'이라더니 '모조품'으로…오락가락 해명, 왜?
사건의 발단은 2022년 6월, 김 여사가 나토(NATO) 정상회의 순방길에서 착용한 장신구들이었다. 당시 착용한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6200만 원 상당), 까르띠에 팔찌(1500만 원 상당) 등이 공직자 재산신고 목록에서 빠진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시작됐다. 공직자윤리법상 500만 원이 넘는 보석류는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한다.
이에 대통령실은 "장신구 3점 중 2점은 지인에게 빌리고 1점은 소상공인에게 구입한 것"이라며 재산 신고 대상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대여'한 자산은 신고 의무가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의혹이 사그라들지 않고 특검팀의 수사가 본격화되자, 김 여사 측은 기존 입장을 완전히 뒤집었다. 최근 검찰에 "논란이 된 장신구 3점은 모두 모조품"이라는 내용의 진술서를 제출한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특검은 이 주장의 진위를 가리기 위해 압수수색을 통해 목걸이 1점을 확보하고 감정에 들어갔다. 이처럼 해명이 '대여품'에서 '모조품'으로 바뀌면서, 논란은 상표권 침해라는 새로운 법적 쟁점으로 번지게 됐다.
상표법의 칼날, '판매자'는 겨눠도 '착용자'는 못 찔러
그렇다면 김 여사 측의 '모조품' 주장에 따라 가장 먼저 제기되는 질문은 이것이다. "반클리프 아펠, 까르띠에 등 원 브랜드가 상표권 침해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 우리 상표법이 보호하는 상표권은 '상업적 활동'에서의 무단 사용을 규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상표법 제108조는 타인의 등록상표와 동일·유사한 상표를 지정상품과 같거나 비슷한 상품에 '사용하는 행위'를 침해로 규정하는데, 여기서 '사용'이란 판매, 광고, 전시 등 영리 목적의 행위를 의미한다.
개인이 모조품을 단순히 구매해 착용하는 행위는 상표의 상업적 가치를 직접 훼손하는 행위로 보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즉, 상표권자의 법적 조치는 모조품을 만들어 판 제조·판매업자에게 향하는 것이지, 최종 구매자나 착용자에게 책임을 묻는 경우는 거의 없다.
불씨는 '공직자윤리법'으로…진품 감정 결과가 관건
상표법의 칼날은 피했지만, 논란의 핵심은 공직자윤리법으로 향한다. 장신구가 모조품이라 500만 원 미만이어서 신고 대상이 아니었다면 법 위반은 아니다. 하지만 '지인에게 빌렸다'던 최초 해명과 '모조품'이라는 현재 주장이 충돌하면서 '성실신고 의무' 위반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공직자윤리법 제12조는 재산등록의무자가 "거짓으로 기재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하며 성실한 신고와 심사 협조 의무를 부과한다. 만약 특검 감정 결과 장신구가 진품으로 밝혀진다면, 재산을 허위로 신고한 것이 되어 공직자윤리법 위반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해명이 오락가락하는 상황 자체가 재산 신고의 신뢰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특검이 확보한 목걸이의 '진품 감정' 결과가 이번 논란의 법적 책임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