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 사기당했는데, 돈은 가족 계좌에"…숨긴 돈 받아낼 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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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 사기당했는데, 돈은 가족 계좌에"…숨긴 돈 받아낼 묘수

2026. 04. 03 10:23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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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째라"던 사기범, 동종 전과까지…전문가들 "자금 흐름 입증하면 가족 재산도 가압류 가능"

사기 피의자가 돈을 가족 계좌로 빼돌렸을 때 가압류는 어렵지만, 해당 재산이 실질적으로 피의자 소유임을 입증하거나 가족의 범행 가담을 밝히면 추적이 가능하다. / AI 생성 이미지

5억 원대 사기 피해를 당하고 피의자는 혐의를 인정했지만, 돈은 모두 가족 계좌로 빼돌려진 절망적인 상황. 동종 전과까지 있는 피의자가 “돈 없으니 배 째라”는 식으로 나올 때, 피해자는 과연 돈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


법률 전문가들은 원칙적으로 가족 명의 재산 가압류는 어렵지만, 해당 재산이 ‘실질적인 피의자 소유’임을 입증하거나 가족의 범행 가담 정황을 밝혀내면 추적이 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가족 재산은 성역?"…좌절된 추심의 벽


사기 피해자 A씨는 피가 마르는 심정이다. 피해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5억 원을 훌쩍 넘겼고, 피의자는 수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인정했다. 하지만 정작 피의자 본인 명의의 재산은 전무했다. 피해액은 모두 가족 명의의 계좌로 흘러들어간 뒤였다.


A씨는 “피의자 가족도 같이 묶어서 추가 고소 및 가압류를 하고 싶다”며 “전에 돈 없다고 배째라는 식으로 말하고 실형을 살다 왔다는데, 너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원칙적으로 A씨의 길이 가시밭길임을 분명히 한다. 민사집행법상 가압류는 채무자, 즉 피의자 본인 명의의 재산에만 가능하다.


법무법인 오른의 백창협 변호사는 “원칙적으로 가족 명의는 채무자의 재산이 아니어서 가압류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역시 “가족 명의 재산은 원칙적으로 바로 가압류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돈이 가족 계좌로 들어갔다는 사실만으로 가족에게 법적 책임을 묻거나 재산을 묶어두긴 어렵다는 의미다.


"돈의 꼬리를 잡아라"…실소유주 입증이 관건


그러나 전문가들은 길이 완전히 막힌 것은 아니라고 조언한다. 핵심은 ‘실질적 소유 관계’를 입증하는 것이다. 법률사무소 한강의 허은석 변호사는 “‘형식상 명의’가 아니라 ‘실질적 지배와 이익 귀속’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당 계좌가 사실상 피의자의 자금 관리 수단으로 사용되었고, 가족이 이를 알고도 제공했다면 단순 명의자가 아니라 범행에 관여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가족을 공동불법행위자로 보아 책임을 묻는 길이 열린다.


케이앤디법률사무소 한수연 변호사는 한 발 더 나아가 “가족을 불법 행위의 공범 혹은 부당이득자로 묶어 법적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라며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피의자가 재산을 빼돌릴 목적으로 가족 명의를 이용했다는 점, 즉 ‘사해행위’를 입증하면 해당 재산 처분을 취소시키고 되찾아 올 수도 있다.


결국 수사 기록을 통해 자금 흐름을 면밀히 추적하고, 가족 계좌가 단순한 명의대여가 아닌 범죄 수익 은닉의 통로였음을 밝혀내는 것이 승패를 가르는 셈이다.


'3단계 회수 전략'…가압류부터 민사소송까지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현실적인 대응 전략은 3단계로 요약된다.


첫째, 피의자 본인 명의로 된 부동산, 차량, 예금 등 파악 가능한 모든 재산에 대해 신속히 가압류를 진행해야 한다. 서울종합법무법인 서명기 변호사는 “이 부분을 가장 먼저 빠르게 진행해야 실제 회수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둘째, 형사 절차와 별개로 손해배상청구소송 등 민사소송을 즉시 제기해야 한다. 법무법인 공명 김준성 변호사는 “민사 판결을 받아두면 10년마다 시효를 연장하며 계속해서 가해자의 재산을 조회해볼 수 있다”며 민사 판결문이라는 ‘집행권원’ 확보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확보된 자금 흐름 증거를 토대로 가족을 상대로 한 공동불법행위 책임이나 부당이득 반환 청구 등 추가 소송을 검토해야 한다. 변호사 김일권 법률사무소의 김일권 변호사는 “가해자의 가족에게 민사소송을 진행해서, 판결문을 가지고 가족 명의 재산을 압류 추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는 비록 어렵고 긴 싸움이지만, 숨겨진 돈을 되찾기 위한 유일하고도 강력한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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