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뺑소니’와 ‘사고 후 미조치’의 차이점이 뭐지?
‘뺑소니’와 ‘사고 후 미조치’의 차이점이 뭐지?
일반적으로 뺑소니는 사고 운전자가 인명피해를 낸 뒤 미조치 도주한 경우를 말해
물적 피해만 있는 사고 후 도주하면 ‘사고 후 미조치’ 혐의 적용

A씨가 뺑소니 신고 했는데, 경찰관이 ' 사고 후 미조치' 혐의 적용을 고민한다. 무슨 차이일까?/ 셔터톡
A씨가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맞은편 차선에서 달려오던 차량이 중앙선을 넘어서 불법 유턴하는 바람에 쓰러졌다. 상대방 차량과 부딪히지는 않았지만, 급히 브레이크를 밟다가 넘어진 것이다.
상대 차량 운전자는 이 장면을 보고도 멈추지 않고 바로 달아나, A씨가 경찰에 뺑소니 신고를 했다. 그런데 사고접수 때 경찰관은 뺑소니로 보기는 어렵고, ‘사고 후 미조치’로 처리하는 방안을 고민해 보겠다고 한다.
A씨는 사고 장면이 담긴 CCTV가 있고, 상대방도 불법 유턴한 사실과 오토바이 넘어지는 것 봤다는 것을 인정했는데, 뺑소니로 보기 어렵다는 경찰관 말이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
교통사고로 사람을 다치게 한 뒤 적절히 조치하지 않고 도망하면 뺑소니로 처벌할 수 있다고 변호사들은 말한다.
법무법인 선승 안영림 변호사는 “‘뺑소니’는 비법률 용어로서 교통사고 후 아무런 조치 없이 현장을 이탈하는 경우를 말한다”며 “법률 용어로는 ‘도주치상(인명피해 사고 후 미조치)’, ‘사고 후 미조치’ 등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안 변호사는 “일반적으로 뺑소니는 인명피해가 있는 상황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김경태 법률사무소’ 김경태 변호사는 “운전자 과실로 교통사고를 유발하고 피해자를 병원에 이송하는 등의 구호 조치를 하지 아니한 채 현장에서 이탈하였다면 ‘도주치상죄(뺑소니)’로 처벌받게 된다”고 말한다.
이어 “대법원은 비접촉 사고를 유발했을 때도 뺑소니로 처벌할 수 있다고 판시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더신사 법무법인 정찬 변호사는 “운전자가 사고를 내고 도주했지만, 인명피해 없이 물적 피해만 있다면 ‘사고 후 미조치’가 적용된다”고 말했다.
“A씨의 경우 상해가 없었다면 도주치상(뺑소니)이 아닌 사고 후 미조치가 될 수 있다”고 그는 부연했다.
김경태 변호사는 “비접촉 뺑소니의 경우 운전자의 당시 상황 인지 여부에 대한 증거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안영림 변호사는 “비접촉 사고여서 담당 경찰이 고민하는 것 같다”며 “A씨가 이 사고로 다쳤는데도 경찰이 뺑소니로 처리하길 망설인다면, 그것은 비접촉 사고여서 가해자가 자기 때문에 넘어진 줄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하며 도주차량의 고의를 부정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나중에 수사단계에서도 가해자로 인한 사고임을 인식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될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