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일 만에 끝난 2차 특검의 성과와 한계…특검 발목 잡은 '아픈 손가락'은
180일 만에 끝난 2차 특검의 성과와 한계…특검 발목 잡은 '아픈 손가락'은
김지미 특검보 "검사 12명으로 60여 건 기소"
국정원 77명 대거 조사·관저 압수수색 성과
내란 종료 시점 '탄핵 의결'로 연장

3대 특검 이후 남은 의혹을 수사해 온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가 24일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하는 모습. /연합뉴스
헌정 사상 첫 '2차 종합특별검사팀'이 180일간의 수사를 마무리했지만, 핵심 인물들의 침묵 앞에 미완의 과제를 남겼다.
25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김지미 2차 종합특검 특검보는 180일간의 수사 소회에 대해 "끝나면 시원할 줄 알았는데, 좀 더 할 수 있었던 것들에 대한 아쉬움이 솔직히 더 크다"며 입을 열었다.
앞선 3대 특검 수사 기록을 넘겨받아 출범한 2차 종합특검은 수사 기간 30일 연장에도 불구하고 제한된 인력과 시간이라는 뼈아픈 한계와 마주해야 했다.
열악한 환경 속 '기소 60여 건' 강행군
이번 특검은 출발부터 녹록지 않았다. 김 특검보는 "방마다 에어컨이 없어 무리하게 공사를 해야 할 만큼 가건물처럼 열악한 환경이었다"고 회고했다.
인력난은 더 심각했다. 과거 내란특검이 검사 70명을 투입했던 것과 달리, 이번 특검은 법상 허용된 15명조차 채우지 못한 12명 남짓의 검사로 수사를 진행했다.
그럼에도 성과는 적지 않았다.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 유병호 전 감사원 사무총장을 구속하고 총 60여 건을 기소하는 실적을 냈다.
김 특검보는 "검사 1명당 6건을 기소한 셈"이라며 "구성원들이 밤새는 건 기본일 정도로 정말 열심히 했다"고 자평했다.
관저 이전 공사 의혹의 경우, 수사 초반 행정안전부 압수수색을 통해 유의미한 자료를 대거 확보한 것이 주효했다. 당시 특검팀은 현장에서 1박 2일간 머물며 진술을 청취하고 증거를 싹쓸이해 수사 혈을 뚫었다.
"공은 공, 죄는 죄"…국정원 수사와 내란의 재구성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국가정보원에 대한 고강도 수사다.
특검은 정무직 고위 간부 4명을 기소하며 국정원이 사전에 계엄 모의 사실을 알고 조직적으로 연루됐다고 판단했다. 김 특검보는 "국정원 직원 77명을 조사했고, 피의자 11명에 대해서는 백 번 넘게 조사했다"며 강도 높은 수사 과정을 설명했다.
논란이 됐던 홍장원 전 1차장과 조성현 대령 기소에 대해서도 단호한 법리적 입장을 내놨다.
내란특검과 결론이 다르다는 비판에 대해 김 특검보는 "내란특검 수사는 당시 기준으로 최선이었을지 모르나 그것이 절대적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특히 "이들의 공이 분명히 있어 양형에서 참작될 수는 있겠지만, 범죄가 성립되고 난 이후에 그런 행위를 했기 때문에 소급해서 죄가 안 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내란 종료 시점을 기존 판단보다 긴 탄핵소추 의결 시까지 연장한 것에 대해서도 "길게 늘이는 것 자체가 재판에서 크게 불리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치밀한 법리 검토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사상 초유의 검사 대거 기소와 아픈 손가락
김건희 여사 관련 수사 무마 의혹은 이번 특검의 또 다른 뇌관이었다.
심우정 전 검찰총장, 이창수 전 지검장 등 전·현직 검사들이 대거 기소됐다.
도이치모터스 사건을 담당했던 김 특검보는 "수사를 본격적으로 하기 전부터 불기소 결론을 내려놓은 정황이 있었다"며 "검찰이 김건희 변호인과 문답서를 주고받으며 답을 작성해 준 거나 마찬가지인, 있을 수 없는 일들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역사상 다수의 검사가 한꺼번에 기소된 적이 있었나 싶어 무서워지기도 했다"고 털어놓은 그는, 곧 이어질 치열한 법정 공방을 예고하며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원칙을 벗어난 일들에 경각심을 깨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반면,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과 '노상원 수첩' 사건은 특검의 아픈 손가락으로 남았다.
수사 기밀 유출로 핵심 증거가 인멸됐고, 원희룡 전 장관 등 핵심 관계자들은 굳게 입을 다물었다.
김 특검보는 "원희룡 전 장관, 권성동 의원, 국토부 서기관 등 누구로부터 지시를 받았는지 그 한마디를 얻지 못해 수사가 뻗어 나가지 못했다"며 깊은 아쉬움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