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 '흉물' 시위 vs 경찰 '제한 통고'...수능 앞 학교 앞 충돌 예고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소녀상 '흉물' 시위 vs 경찰 '제한 통고'...수능 앞 학교 앞 충돌 예고

2025. 10. 23 08:40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경찰 '제한' 무시 시위 강행

종로구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 / 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강경 우익단체들이 서울 시내 고등학교 앞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요구하는 집회를 예고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경찰은 해당 집회가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며 집회에 제한 통고를 내렸다.


서울시 교육감은 집회 단체가 보내온 메시지가 "학생들에게 공포와 분열, 그리고 역사적 사실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줄 수 있다"며 "혐오와 차별로 간주하고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강경 입장을 밝혔다.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의 자유와 학생들의 학습권이 학교 앞에서 정면으로 충돌하는 가운데, 경찰의 제한 통고가 과연 적법한 조치였는지 법적 쟁점에 관심이 쏠린다.


우익단체, 수능 앞두고 '소녀상 철거' 집회 신고…경찰, 시간·일정 제한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 등 일부 우익단체는 이달 23일부터 다음 달 19일까지 매주 수요일 서울 성동구와 서초구의 고등학교 앞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흉물 소녀상 철거 요구 집회'를 개최하겠다고 신고했다.


이 단체들은 종로구 소녀상 앞에서 열리는 수요시위 주변에서 위안부 문제가 '사기'라고 주장하며 반대 집회를 열어온 곳이다.


이에 대해 서울 성동서와 서초서는 집회에 제한 통고를 했다.


경찰은 특히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등하교를 하는 시간(오전 7시 30분~오후 4시 30분)은 물론,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예비 소집일(11월 12일)과 수능 당일(11월 13일)에는 집회를 열 수 없도록 제한했다.


경찰 관계자는 "학교 쪽 요청을 받아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 집회 제한 통고를 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집회 주최 측 관계자는 "학교 앞이 집회 금지 구역도 아닌데 제한 통고를 보내는 법이 어디 있나"라며 오는 29일 첫 집회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충돌이 예상된다.


경찰의 '제한 통고', 집시법상 적법한 조치였나?

경찰의 집회 제한 통고가 적법한지 여부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제8조 제5항 제2호에 따라 판단된다.


이 조항은 다음과 같은 요건이 충족되면 경찰이 집회나 시위의 금지 또는 제한을 통고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 신고장소가 학교의 주변 지역일 것: 고등학교 '앞'은 학교 주변 지역에 해당한다 (집시법 시행령 제4조 제3항).


  • 집회 또는 시위로 학습권을 뚜렷이 침해할 우려가 있을 것: 집회가 학생들의 수업 및 등하교 시간과 겹치고, 특히 수능 예비 소집일 및 수능 당일과도 겹쳐 정상적인 학습활동과 수험 환경을 침해할 우려가 '뚜렷'하다고 볼 수 있다.


  • 학교 관리자의 시설 보호 요청이 있을 것: 경찰은 "학교 쪽 요청을 받아" 제한 통고를 했다고 밝혀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보인다.


학습권 보호 vs 집회의 자유... '비례의 원칙' 준수했나

경찰은 집회를 전면 금지한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학습하는 시간대와 수능 관련 일정에만 시간적 제한을 두었다. 이는 집회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면서도 학습권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헌법재판소는 집회의 자유가 민주주의 실현에 중요한 기본권이지만, 무제한적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며 타인의 법익 보호를 위해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고 본다.


특히 대법원 판례는 학생의 학습권이 교원의 수업권보다 우월한 지위에 있다고 판시하며 학습권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법조계는 경찰이 집회 자체의 금지가 아닌 '일시(시간대) 제한'을 택함으로써, 집시법 시행령 제6조에 따른 허용 가능한 제한 방법을 사용했고 과잉금지원칙(비례의 원칙)을 준수한 것으로 평가한다.


제한된 시간 외에는 여전히 집회가 가능하기 때문에, 집회의 자유 본질을 침해했다고 보기도 어렵다.


서울시 교육감 "역사 왜곡된 인식... 결코 받아들일 수 없어"

서울시 교육청은 정근식 교육감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집회 내용과 소녀상의 의미를 강조하며 단호한 대응 의사를 밝혔다.


정 교육감은 집회 단체의 언어와 메시지가 학생들에게 "공포와 분열, 그리고 역사적 사실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하며 "혐오와 차별로 간주하고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또한, 학교 앞 소녀상은 학생들이 역사교육과 민주시민교육의 일환으로 스스로 기획하고 실천한 결과물이며, 이를 철거하라는 외부 요구는 교육 자치와 학생 자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교육청은 경찰청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학생들의 수업권과 등하교 안전 침해가 없도록 적극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법적 책임: 제한 통고 무시하고 집회 강행 시 처벌은?

만약 우익단체가 경찰의 제한 통고를 무시하고 제한된 시간대에 집회를 강행할 경우, 법적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집시법은 제8조에 따른 금지 또는 제한을 위반하여 집회 또는 시위를 주최한 사람을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집시법 제22조 제2항).


나아가 경찰은 집회를 해산할 수 있으며, 해산명령에 불응할 경우에도 처벌 대상이 된다. 법률 전문가들은 헌법상 가치인 학습권 보호와 집회의 자유를 조화롭게 실현하기 위해서는 집회 주최 측이 경찰의 적법한 제한 통고를 준수하고, 학생들의 학습활동에 지장을 주지 않는 시간대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