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1년 지연, 분양사는 '묵묵부답'... 변호사들 "기다리지 말고 내용증명부터"
입주 1년 지연, 분양사는 '묵묵부답'... 변호사들 "기다리지 말고 내용증명부터"
계약서에 명시된 '3개월 초과 지연 시 해제' 조항이 핵심 열쇠... 법조계, 계약 해제 통보 후 소송 절차 조언

사무실 준공이 1년 넘게 지연돼 피해를 본 분양 계약자에게 법률 전문가들은 내용증명으로 계약 해지를 통보하라고 조언했다. / AI 생성 이미지
2024년 11월 준공될 것이라던 사무실의 입주가 1년 넘게 지연되면서 분양 계약자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계약 해지를 요구했지만 분양사는 수개월째 묵묵부답인 상황.
이에 법률 전문가들은 "더는 기다릴 필요가 없다"며 계약서에 명시된 권리를 근거로 즉각적인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을 한목소리로 조언했다. 그 첫걸음은 바로 '내용증명' 발송이다.
"3개월만 늦어도 해지가능"... 잠자는 권리, '통보'로 깨워라
2023년 경기도 의정부의 한 업무시설을 분양받은 A씨. 입주 예정일은 2024년 11월이었지만, 시공사 측 사정으로 준공은 2025년 말로 1년 이상 밀렸다.
A씨의 계약서에는 '입주 예정일로부터 3개월을 초과하여 입주할 수 없게 된 경우,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었다. 이를 근거로 분양사에 수차례 계약 해지를 요구했지만, "안내해주겠다"는 말뿐 세 달째 감감무소식이다.
법률 전문가들은 A씨가 더는 분양사를 기다릴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법률사무소 조이 윤관열 변호사는 "해제 의사를 명확히 하고, 시공사와 분양사에 계약 해제를 요청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해 공식적인 절차를 밟으세요"라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 역시 "우선 법리적 검토가 완료된 법무법인 명의의 내용증명을 발송하여 계약해제를 도모해본 후 그래도 해제가 안되면 소송으로 해결해야 합니다"라며 신속한 법적 대응을 주문했다. 이는 분양사의 동의 없이도 계약서상 권리를 행사하는 첫걸음이다.
계약금 반환은 기본, 손해배상까지… "합의 안 되면 소송 불사해야"
계약이 적법하게 해제되면, 계약 당사자들은 계약 이전의 상태로 돌아갈 '원상회복' 의무를 진다. 즉, A씨는 이미 낸 계약금과 중도금을 돌려받을 권리가 있다. 더 나아가 분양사의 귀책 사유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하다.
김경태 변호사는 "법적으로 계약해제 시 원상회복 의무에 따라 기납부한 계약금과 중도금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으며, 지연손해금도 청구 가능합니다"라고 설명했다.
만약 내용증명을 보내도 분양사가 응하지 않는다면 결국 소송으로 가야 한다. 법무법인(유) 효성 서동민 변호사는 "이 경우 준공예정일이 한참 지나는 등 상대방의 귀책에 기한 해지 사유에 해당하므로 민사소송 대금반환청구를 하여 대금을 반환받을 수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20년 경력의 김일권 변호사도 "분양시행사가 합의 해지를 해주지 않는다면, 민사법원에 계약해제취소 소송을 진행하여야 합니다"라며 소송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골치 아픈 중도금 대출, '채무 없음' 확인 소송으로 돌파
수분양자(분양 계약자)의 가장 큰 걱정거리인 중도금 대출 문제 역시 법적 해법이 있다. 다수의 변호사들은 '채무부존재확인소송'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분양 계약이 정당하게 해제됐으니, 은행에 대출금을 갚을 의무도 없다는 점을 법원으로부터 확인받는 절차다.
법무법인 창세 김솔애 변호사는 "분양 지연으로 인해 대출금 상환 의무가 발생하지 않음을 주장하며 채무부존재확인소송을 제기할 수 있으며, 이는 A씨가 계약 해제의 정당성을 입증할 경우 승소 가능성이 높습니다"라고 전망했다.
소송에 앞서 시도해볼 방법도 있다. 법무법인 청향 김태경 변호사는 "대출기관에 해지되었고 대위변제를 요청한다는 내용의 내용증명을 보내는 것도 소송 외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라며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신탁사가 돈줄… 피고로 잡아라" 전문가의 특별 전략
분양대금 반환 소송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특별한 전략도 제시됐다. 분양해제 전문 변호사로 활동 중인 김도헌 변호사는 분양대금 관리의 주체인 '신탁사'를 함께 소송에 끌어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3개월 이상 입주지연이므로 지금 당장 소송을 제기하여 돈을 돌려달라고 해야 합니다"라고 즉각적인 소송을 촉구하며 "소송상 지연이율도 문제인데, 신탁사가 빠지기 전에 신탁사도 피고로 잡아야 하기 때문입니다"라고 핵심을 짚었다.
분양대금은 대부분 신탁사에 묶여있어, 신탁사가 자금 정산을 마치고 사업에서 빠져나가기 전에 소송을 걸어야 돈을 돌려받을 확률이 높다는 취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