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한 지 4개월 만에 정신과 진료⋯괴롭힌 '직장 상사' 상대로 위자료 소송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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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한 지 4개월 만에 정신과 진료⋯괴롭힌 '직장 상사' 상대로 위자료 소송 가능할까

2020. 07. 03 10:51 작성2020. 07. 03 10:51 수정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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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괴롭힘' 사업주에 신고했지만 하나 마나

"결과가 나오려면 시간 걸려⋯우울증 심하면 민사소송 검토해 보라" 권유 받아

회사를 옮긴 지 4개월에 불면증과 우울증을 얻은 A씨. 공개적인 자리에서 A씨를 다른 직원들과 비교하고, 폄하하고, 모욕하는 자신의 상사 때문이다. 해당 이미지는 기사와 관련 없는 참고용 이미지. /게티이미지코리아

A씨는 회사를 옮긴 지 4개월에 불면증과 우울증을 얻었다. 심각한 지경이라 병원 치료까지 받고 있다.


회사는 직원이 30명 남짓인 작은 기업.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으쌰으쌰' 일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지만, 직속 상사인 B상무를 만나고 이런 기대는 무너졌다.


무엇을 잘못했는지는 몰라도 B상무에게 단단히 찍힌 게 틀림없다. 공개적인 자리에서 A씨를 다른 직원들과 비교하고, 폄하하고, 모욕하는 게 그의 업무나 다름없었다.


동료 직원들은 A씨와 메신저에서 "(B상무는) 이상한 성격을 가진 또라이입니다" "이전 직원도 그 상무 때문에 퇴사했다" 는 등의 말을 하며 위로 아닌, 위로를 건네기도 했다.


A씨는 더는 견디기 어려워 회사에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해봤지만, 어떠한 조치도 없었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은 B상무가 사장과 친구였던 것이다. 거기에 A씨와 함께 일했던 동료들이 증언도 해주지 않았다. 오히려 "그런 일 없다"고 진실을 은폐했다.


결국 A씨는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넣었고, 조사가 시작됐다. 담당 근로감독관은 "결과가 나오려면 몇 달 걸리니, 우울증이 심하면 민사소송을 검토해 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A씨는 이 같은 내용으로 민사소송을 진행할 수 있을지 변호사에게 물었다.


직장 내 괴롭힘 = 불법행위⋯손해배상 청구 소송 가능

변호사들은 A씨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입은 손해에 대해 당연히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말한다.


법률사무소 산성의 박현우 변호사는 "직장 내 괴롭힘은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며 "이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가능하다"고 했다.


법무법인 해자현의 윤현석 변호사도 위 의견에 동의하며, "고용노동부 진정에 힘을 싣기 위해서라도 전략적으로 소송을 제기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법무법인 안심의 권희영 변호사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A씨가 현재 불면증과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면, 가해자에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며 "손해배상 액수는 치료비, 장래의 치료비, 위자료 등이 된다"고 말했다.


공동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는 "손해배상 청구와는 별도로, 노동청 조사 결과에 따라 형사 고소도 가능하다"고 말한다.


'직장 내 괴롭힘' 입증할 수 있는 증거 확보가 관건

다만, 민사소송에서 B상무의 '직장 내 괴롭힘'을 입증하는 일이 쉽지 않을 거란 예측도 있다.


법무법인 남강 김재영 변호사는 "A씨가 소송을 제기할 경우 △B상무로부터 지속적인 괴롭힘을 받은 사실, △이로 인해 A씨에게 불면증과 우울증 등 정신적 장애가 발생한 사실에 대한 입증이 주로 문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A씨가 가지고 있는 메신저 대화 내용은 증거로 활용하기 어렵다고 봤다. B상무가 A씨를 괴롭혔다는 사실에 대한 직접적 언급이라기보다는, B상무에 대한 주변인들의 일반적 평가로 볼 수도 있다는 것. 이 때문에 김 변호사는 "이 메신저 내용만으로 A씨를 괴롭힌 사실이 입증된다고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따라서 객관적인 증거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동료들의 진술에 의존할 필요 없이) A씨가 이 회사에서 근무를 시작한 날부터 지금까지 B상무와 사이에 있었던 일을 시간순으로 정리해 경위서를 작성해 보라"고 조언했다. 각각의 행위에 대해 직접 또는 간접적인 증거는 무엇이 있는지를 생각해 찾아보라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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