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 선고날 20분 늦잠… '괘씸죄' 붙어 형량 늘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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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선고날 20분 늦잠… '괘씸죄' 붙어 형량 늘어날까?

2026. 01. 13 16:29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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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 전문가들 "직접 영향 없지만, 재판부 태도 고려할 수도… 불출석 사유서 제출해 진정성 보여야"

피고인이 선고 공판에 지각한 것은 형량에 직접적 영향은 없으나, 판사에게 불성실한 인상을 줄 수 있다./AI 생성 이미지

공무집행방해 징역 10개월 구형 피고인, 선고 공판 지각… 법조계 "형량에 직접 영향은 미미, 다만…"


"검사 구형 징역 10개월, 제발 집행유예만이라도…"

간절한 마음으로 선고 공판을 기다리던 A씨는 인생일대의 실수를 저질렀다. 철야 근무 후 잠깐 붙인 눈이 문제였다. 판결이 선고되는 날, 법원에 20분이나 지각하고 만 것이다.


A씨는 경찰관을 밀치고 욕설을 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미 단순 폭행 전과가 한 차례 있었고, 검찰은 징역 10개월을 구형한 상황. 실형 가능성에 가슴 졸이던 A씨에게 선고 공판 지각은 거대한 불안으로 다가왔다.


재판부는 A씨의 출석을 확인하지 못한 채 다음 기일을 지정했다. A씨는 "괘씸죄가 적용돼 형량이 더 무거워지는 것 아니냐"며 발을 동동 굴렀다.


선고 지각, 형량 가중 사유 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A씨의 걱정은 기우일 가능성이 높다. 다수의 변호사는 선고 기일에 한 차례 지각한 사실만으로 형량이 직접 가중되지는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법무법인 오른의 백창협 변호사는 "지각으로 인해 선고기일이 변경된 것이 형량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변호사 김일권 법률사무소의 김일권 변호사 역시 "불출석에 대해서 처벌 형량이 높아지지 않는다. 걱정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형법 제51조가 정한 양형의 조건(범인의 연령, 성행, 지능과 환경, 피해자에 대한 관계,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어디에도 '공판 지각'은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판사도 사람'이라는 점은 변수다. 법무법인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판사도 사람인지라 괘씸하게 여길 가능성은 어느 정도 있다"고 지적했다.


법률사무소 유(唯)의 박성현 변호사도 "재판부에 따라 피고인의 태도를 고려할 수 있기 때문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재판을 대하는 태도가 불성실하다고 비칠 경우, 판사의 자유재량 영역인 양형 판단에 미세한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의미다.


'지각' 만회할 골든타임… "사유서 제출이 핵심"


그렇다면 A씨는 어떻게 해야 할까. 변호사들은 '불출석 사유서'를 다음 재판 전에 제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변호사 천경득 법률사무소의 천경득 변호사는 "선고날 출석할 수 없었던 사정에 대해서 솔직하고, 성의있게 미리 서면을 제출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인화 최경섭 변호사는 한발 더 나아가 "선고기일에 불출석하게 된 사유와 그에 대한 객관적인 소명자료 (회사의 작업일지 등)를 첨부해서 제출한다면 재판부가 불리하게 참작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며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했다.


철야 근무라는 불가피한 사정으로 늦잠을 잤다는 점을 입증하고, 지각한 사실에 대해 깊이 사죄하며 다음 기일에는 반드시 시간을 지키겠다는 다짐을 보여주는 것이 '괘씸죄' 논란을 잠재울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이다.


진짜 승부처는 '양형 자료' 보강


전문가들은 지각 문제에 매몰되기보다, 선고를 앞두고 형량을 낮추기 위한 마지막 노력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A씨는 혐의를 인정하고 있는 만큼, 얼마나 진심으로 반성하고 재범 방지를 위해 노력하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핵심이다.


법률사무소 인도 안병찬 변호사는 "합의 또는 형사 공탁을 진행하여 처벌 수위를 낮추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피해 경찰관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합의하거나, 합의가 어렵다면 법원에 일정 금액을 공탁(형사공탁)해 피해 회복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실질적인 감형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A씨는 이미 반성문 3장을 제출했고, 다행히 피해 경찰관이 다치지 않은 점은 유리한 정상이다. 여기에 불출석 사유를 성실히 소명하고, 가능하다면 피해 회복을 위한 추가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인다면 실형을 피하고 집행유예나 벌금형을 기대해볼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한순간의 실수가 법정에서의 태도 문제로 비화될 뻔했지만, 진정성 있는 사과와 성실한 소명으로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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