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신용 스프레이, 정당방위 위해선
호신용 스프레이, 정당방위 위해선
정당방위는 엄격한 요건 아래 성립
개정 위한 논의는 2년째 계류 중

이미지 출처 : 셔터스톡
A씨는 최근 호신용 페퍼스프레이를 구매했습니다. 자신을 지키기 위한 도구가 필요하다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편, A씨는 “페퍼 스프레이를 사용했다가 되려 과잉방위로 처벌받는 경우가 생길까 걱정된다”고 말했습니다. A씨는 페퍼 스프레이를 사용 시 문제가 되지 않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지 궁금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3년 전 강남역 인근 건물 화장실에서 여성 피해자가 살해되었습니다. 사건 발생 3년이 지난 지금, 여성대상 강력범죄에 대한 사회적 불안감은 종식되지 못했고,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여성대상 성범죄 피해자도 연간 3만 명에 육박합니다.
결국 각자도생을 택한 여성이 많은 듯합니다. 호신 관련 용품은 연이어 씁쓸한 호황을 맞고 있습니다. 강남역 사건 직후 옥션과 G마켓에서는 각각 호신용 스프레이이 매출이전주보 169%, 363% 증가했습니다. 올해에도 판매는 신장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러나 스프레이를 분사하는 행위가 정당방위로 인정받기 위해선 몹시 까다롭습니다. 현행 형법 21조 1항에 따라 부당한 침해를 방어하기 위한 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만 벌하지 않습니다. 방위 행위가 정도를 초과하면 당시 정황을 자세히 따지게 됩니다.
상대방이 먼저 공격했다는 이유만으로는 정당방위가 되지 않기 때문에 쌍방 폭행으로 입건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서울종합 법무법인의 박준성 변호사도 “정당방위는 엄격한 요건 아래 인정된다”며 “잠시 상대방을 제압할 수 있을 정도여야 정당방위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당방위가 되려면 / 이미지 제작 : 김기쁨 기자 (자료 : 경찰청)
박 변호사는 스프레이 사용의 조건으로 “압도적인 체격 차이의 상대방이, 먼저 시비를 걸어 죽일 듯한 폭행을 가하였고, 도저히 자체적인 방어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분사 거리를 적당하게, 분사 시간은 지나치게 길지 않게, 눈에다 집중적으로 뿌리지 않을 것”을 들었습니다.
요건이 이토록 까다로운 이유는 정당방위 자체가 원칙에 대한 예외기 때문이고, 한국 법 체계가 대륙법을 따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륙법은 범죄의 처벌보다는 교화에 무게를 두고 있기에 영미법을 따르고 있는 미국과 영국 등 보다는 정당방위의 범위가 상대적으로 좁습니다. 대륙법은 무한보복을 막자는 취지에서 고안된 법입니다.
한편, 비현실적인 조건으로 인해 국내의 정당방위 인정 폭을 넓혀야 한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정춘숙 의원은 2017년 12월, ‘가정폭력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제출한 바 있습니다. 정 의원은 “가정폭력 상황을 피하기 위해 발생하는 정당방위 행위에 대해서는 그 인정의 범위를 좀 더 넓혀야 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논의는 2년째 계류 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