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고치다 우연히 로그인?" 퇴사자 유튜브 프리미엄 6개월 훔쳐 쓴 회사 변명 통할까?
"TV 고치다 우연히 로그인?" 퇴사자 유튜브 프리미엄 6개월 훔쳐 쓴 회사 변명 통할까?
6개월간 매일같이 퇴사자 계정으로 '공짜 시청' 즐긴 회사
"우연히 로그인됐다" 변명 통할까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퇴사한 직원의 개인 유튜브 프리미엄 계정을 전 직장이 6개월 넘게 무단으로 사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회사 측은 "TV 수리 과정에서 우연히 로그인된 것"이라며 고의성을 부인하고 있는 상황. 과연 "우연히 로그인됐다"는 회사의 변명은 법정에서도 통할 수 있을까.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지난 6월 7일, 제보자 A씨는 자신의 유튜브 추천 알고리즘과 시청 기록이 평소 습관과 판이하게 다른 점을 발견했다. 의아함을 느껴 상세 내역을 확인한 결과, 2023년 12월 5일부터 약 6개월간 전 직장인 B사 관련 콘텐츠가 반복적으로 재생된 기록이 확인됐다.
A씨가 즉시 해명을 요구하자 B사 측은 "작년 12월 TV 수리 당시 A씨를 포함한 직원들의 계정이 알 수 없는 이유로 로그인된 것으로 보인다"는 답변을 내놨다. A씨가 직접 로그인하거나 사용에 동의한 적이 없음에도, 회사가 반년 넘게 타인의 계정을 점유하며 유료 멤버십 혜택을 누려온 것이다.
'우연한 사고' 주장해도 '6개월 사용'이면 범죄 성립
쟁점은 회사의 '고의성' 여부다. B사는 최초 로그인이 우연히 발생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으나, 법적으로는 설득력을 얻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설령 최초 접속 경위가 우연이었다 하더라도, 타인의 계정임을 인지한 상태에서 로그아웃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6개월간 지속적으로 이용한 행위는 고의적인 '정보통신망 침해'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현행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1항은 정당한 접근권한 없이 정보통신망에 침입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대법원 판례(2017도15226) 또한 타인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직접 해킹하지 않았더라도, 이미 로그인된 상태를 이용하여 정당한 권한 없이 타인의 정보를 이용하거나 열람하는 행위 역시 '침입'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따라서 B사의 행위는 단순 해프닝이 아닌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으며, 혐의 인정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프리미엄 구독료 반환은 기본… '위자료' 청구도 가능
형사 책임과 별도로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도 발생한다. A씨는 회사를 상대로 ▲부당이득 반환 청구와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 청구를 진행할 수 있다.
우선 B사가 무단으로 사용한 기간(약 6개월) 동안의 유튜브 프리미엄 이용료 상당액(약 9만 원)은 법률상 원인 없이 얻은 이득이므로 A씨에게 반환해야 한다.
나아가 개인정보 침해에 따른 위자료 청구도 가능하다. 유튜브 시청 기록은 개인의 사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민감한 정보다. 회사의 무단 사용으로 인해 A씨의 사적 영역인 시청 기록이 타인에게 노출되고, 개인화된 알고리즘이 훼손된 점은 명백한 정신적 손해로 인정된다. 실무상 위자료 규모는 50만 원에서 100만 원 선에서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접속 로그' 확보가 관건… 내용증명 후 법적 조치
이 같은 피해를 입증하고 보상받기 위해서는 객관적인 증거 확보가 선행되어야 한다. 단순히 시청 기록을 캡처하는 것을 넘어, 구글 계정 보안 설정 내 '기기 활동' 메뉴에서 타 기기(회사 TV 등)의 접속 로그와 IP 주소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B사 측 담당자가 "우연히 로그인되었다"고 시인한 문자 메시지나 통화 녹음 등은 회사가 해당 계정을 점유하고 있었음을 입증하는 결정적인 증거가 된다.
전문가들은 "증거 확보 후 회사에 내용증명을 발송해 공식적인 손해배상을 요구해야 한다"며 "회사가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확보된 증거를 토대로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대응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