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값 내줬을 뿐"이라는 이은해 도피 조력자…통하지 않을 변명
"밥값 내줬을 뿐"이라는 이은해 도피 조력자…통하지 않을 변명
'계곡 살인' 이은해·조현수 일행 도피 조력자⋯범인도피죄 재판 중
"밥값 좀 줬을 뿐" 혐의 부인⋯이 변명, 변호사들에게 물어보니

'계곡 살인 사건' 이은해와 조현수가 1박 2일 여행까지 누리며 도피할 수 있었던 건, 이들 주변의 '조력자들' 덕이었다. 이들의 도피를 도운 지인 2명이 결국 재판에 넘겨졌는데, 그 중 한 명은 "밥값 좀 줬을 뿐"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연합뉴스·편집=조소혜 디자이너
'계곡 살인 사건' 피고인 이은해와 조현수가 수사기관을 피해 도피 생활을 할 수 있었던 건, 주변의 '조력자들' 덕이었다. 이들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지인 2명이 재판에 넘겨졌는데, 그 중 한 명이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1일, 인천지법에선 이은해·조현수의 조력자들에 대한 두 번째 공판이 열렸다. 피고인 가운데 혐의를 부인하는 A씨 측은 "이은해에게 위로금 명목으로 현금 100만원을 줬다"면서 "그 이후에도 밥값 등으로 100만원을 지출한 게 전부"라고 주장했다.
즉, 지인으로서 할 수 있는 선행 정도였을 뿐 범인들을 도피시키려는 의도는 없었다는 주장이었다. 과연 이런 주장은 법정에서 통할 수 있을까. 변호사들은 고개를 저었다.
우선 '범인도피'란 범인에 대한 수사나 체포 등을 곤란하게 만드는 모든 행위를 말한다. 이와 관련해 변호사들은 "액수나 명목과는 상관없이 도피 중인 사람에게 현금을 준 자체가 문제"라고 꼬집었다.
법무법인 태일의 김형민 변호사는 "A씨가 준 돈이 설사 도피가 아닌 '밥값' 이었다고 해도 여전히 도피를 도운 것"이라고 했다. 이어 김형민 변호사는 "(이씨 등이) 도피 상황에서 궁박하고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누구나 알 수 있다"며 "A씨는 본인이 주는 돈이 그들의 도피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공명의 김준성 변호사 역시 같은 의견이었다. 김준성 변호사는 "도피를 위해서는 현금, 도피 장소, 이동 수단 등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A씨는 본인 자택에서 이씨 등에게 현금 등을 지급함으로써 이들이 잠시 피할 수 있는 도피 장소와 도피 자금을 제공했다"고 짚었다.
다시 말해, 어떤 명목으로 돈을 줬는지보다는 상대가 어떤 상황일 때 지원을 했는지가 범인도피죄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법률 자문

또한, 이은해·조현수 사건이 이미 많은 사람에게 널리 알려진 사건이었다는 점도 중요하다. 법무법인 최선의 이준상 변호사는 "원칙적으로는 피의자가 도피 중이라는 사실을 몰랐다면, 범죄의 고의가 없다고 판단돼 A씨에게 범인도피죄를 물을 수 없긴하다"고 말했다. 다만 "A씨는 이씨 일행이 도피 중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경우 (자신의 행동이) 범죄자를 지원하고 있다는 점을 인지했을 가능성이 커 혐의를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