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으로 점점 기우는 전원주택…6년 전에 샀는데, 지금도 계약 무를 수 있을까
한쪽으로 점점 기우는 전원주택…6년 전에 샀는데, 지금도 계약 무를 수 있을까
'부동침하' 하자 사실을 언제 알았는지가 관건
안 지 6개월이 지나지 않았다면 '매도인 하자담보책임' 물을 수 있어

A씨가 소유한 전원주택이 기울어지고 있다. 집을 판매했던 전(前) 주인 B씨에게 소송을 걸어 매매 계약을 없던 일로 되돌릴 수 있을까.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A씨 소유의 전원주택이 기울어지고 있다. 대충 봐도 집은 뒤쪽으로 기울어져 보였다.
두 달 전 세입자가 입주했을 때 "집이 기울어진 것 같다"고 말했을 때, 큰 문제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제 와보니 심상치 않은 것 같다. A씨가 전문가를 불러 집을 살폈더니 지반에 문제가 있었다. 집을 지을 때 지반을 잘 다지지 않은 탓에 내려앉고 있었던 것. 이른바 '부동침하'(不同沈下)였다.
전문가의 말을 듣자, A씨는 이 집을 지은 전(前) 주인 B씨가 떠올랐다. 사실 A씨는 3년 전에도 집이 기울었다는 생각에 B씨에게 연락을 했었다. 이후 사람을 보내 현장을 점검했던 B씨는 "이상이 없다"고 말했다.
A씨는 그 말을 믿었지만 이제 와 보니 거짓말이었던 것 같다. A씨는 B씨에게 하자가 있는 집을 판 책임을 묻고 싶다. 매매계약을 한 지 이미 6년이 지났지만, 할 수만 있다면 소송을 해서라도 B씨에게 책임을 묻고 싶다.
결론부터 말하면, 집을 산 지 6년이 지났다고 해도 부동침하 현상이 발생했다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매도인(집을 판 사람)의 하자담보책임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민법 제580조와 제575조에 규정된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은 매매계약 후 목적물(집)에 하자가 있어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경우 매수인(집을 산 사람)은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이것이 불가능하다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
사안을 검토한 변호사들은 A씨의 집에는 법률적 하자(부동침하)가 있으므로, 이는 매매목적물 하자에 해당한다. '변호사 이국희 법률사무소'의 이국희 변호사는 "매매목적물인 주택이 침하되는 것은 주택을 매수한 사람이 매매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정도의 하자에 해당한다"며 "따라서 매수인인 A씨는 계약을 해제하고, 매매대금을 반환받을 수 있다"고 했다.
정현 법률사무소의 송인욱 변호사도 "감정 신청을 통해 하자를 입증한다면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어 보인다"고 했다.
그러나 이처럼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을 물으려면, 매수인이 매매목적물의 하자 사실을 안 지 6개월 안에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한다.
'변호사 한병진 법률사무소' 한병진 변호사는 "매매의 목적물에 하자가 있는 때에는 매도인에게 하자담보책임을 물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지만, 이는 매수인이 하자 사실을 안 날로부터 6개월 안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A씨의 경우 '하자 사실을 안 날'은 언제일까? 전 집주인 B씨에게 처음 말했던 3년이 기준이 되면 A씨는 소송을 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이국희 변호사도 "3년 전 매도인에게 집이 기운 것 같다고 연락한 시점을 '하자 사실을 안 때'로 볼 것인지, 아니면 이번에 세입자의 연락을 받고 실제로 기운 것을 확인한 시점에 '하자를 알았다'고 해야 할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국희 변호사는 "A씨가 3년 전 매도인에게 연락했을 당시에는 집이 기울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인지하지 못했다고 볼 수 있으므로 당시 하자를 알았다고 볼 수 없다"며 "두 달 전 세입자로부터 연락을 받고 기운 정도를 확인한 시점에 비로소 알았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선린 강남 분사무소 주명호 변호사도 "이 사안의 경우 재판부가 A씨의 손해배상 청구 기간(하자를 안 날로부터 6개월)이 넘었다고 볼 가능성은 작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