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회사 이름으로 유령채용…나는 사기꾼이 되었다
내 회사 이름으로 유령채용…나는 사기꾼이 되었다
고용노동부 출석 요구에 날벼락, 사칭범은 지금도 버젓이 구인 활동 중

회사와 대표를 사칭해 허위 채용공고를 올리고 임금을 체불하는 신종 사기가 발생했다. / AI 생성 이미지
어느 날 갑자기 고용노동부에서 걸려온 전화 한 통. 임금체불 사건의 당사자가 되었다는 통보에 법인 대표는 잠시 말을 잃었다.
알고 보니 정체불명의 사칭범이 자신의 회사와 이름을 도용해 허위 채용공고를 올리고, 피해자에게 임금까지 주지 않은 신종 사기 사건이었다.
전문가들은 범죄의 고리를 끊기 위해 형사 고소와 플랫폼을 통한 게시물 차단을 동시에 진행하는 '투트랙 전략'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저는 직원을 뽑은 적이 없습니다" 황당한 임금체불 조사
법인 대표 A씨는 최근 고용노동부로부터 연락을 받고 자신의 회사가 임금체불로 진정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영문도 모른 채 조사에 임한 A씨는 피해자 A가 내민 고용계약서를 보고 경악했다.
계약서에는 자신의 회사명과 대표자 이름이 버젓이 적혀 있었지만, 사용된 도장과 연락처는 모두 가짜였다. 모든 상황을 파악한 근로감독관은 “본 사안은 임금체불 문제가 아니라 사기 및 사칭 범죄에 해당하므로 경찰을 통해 형사 절차로 진행해야 한다”고 A씨와 피해자 모두에게 명확히 안내했다.
문제는 범인의 대담한 행각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A씨는 “해당 사칭범이 현재도 동일한 구인구직 사이트에 제 회사 이름으로 채용공고를 다시 게시하고 있다”며 추가 피해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했다.
'사기·문서위조·업무방해'…단순 해프닝 아닌 '중범죄'
변호사들은 이번 사건이 단순 명의도용 해프닝이 아닌, 여러 법 조항을 위반한 중범죄라고 지적한다. 법적 분석에 따르면, 사칭범의 행위는 ▲상대방을 속여 노동력을 편취한 '사기죄'(형법 제347조) ▲대표자 명의로 계약서를 허위 작성하고 이를 사용한 '사문서위조 및 행사죄'(형법 제231조, 제234조) ▲거짓 구인광고를 게시한 '직업안정법 위반'(제34조) 등 복합적인 형사 범죄에 해당한다.
법무법인 쉴드의 임현수 변호사는 본 사안에 대해 "사문서위조, 사기, 업무방해 등 다수의 형사범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단순히 노동부 조사를 받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회사의 명예와 신용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는 범죄인 만큼 적극적인 법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 제언 '투트랙 전략'…'고소'와 '차단' 동시 진행
법률 전문가들은 추가 피해를 막고 범인을 조속히 검거하기 위해 '형사 고소'와 '게시물 차단'을 동시에 진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한목소리로 제안했다.
로티피 법률사무소 최광희 변호사는 "피해자 A씨의 진술과 증거를 토대로 사기, 사문서위조·행사, 업무방해,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 유포 등으로 경찰에 고소를 제기하고, 동시에 구인구직 사이트 운영사에 공식 공문으로 사칭 범죄 사실과 증빙을 제출하여 플랫폼 약관 및 정보통신망법상 임시조치에 따른 즉시 게시중단을 요구하는 것이 가장 신속합니다"라고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했다.
법률사무소 직진의 이성직 변호사 역시 "사칭범이 현재도 버젓이 활동하며 추가 피해자를 양산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고소를 넘어 신속한 '차단'과 '격리'가 시급한 상황입니다"라고 강조하며, 회사 공식 채널에 사칭 범죄 사실을 공지해 추가 피해를 예방할 것을 권고했다.
플랫폼 책임은?…게시 중단 거부 시 '가처분' 신청도 가능
범죄의 장을 제공한 구인구직 플랫폼의 책임도 쟁점이 될 수 있다. 직업안정법 시행령에 따르면 직업정보제공사업자는 구인자의 신원을 확인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사칭 사실을 증빙과 함께 통보했음에도 플랫폼 측이 조치를 미룰 경우, 법적 책임을 물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광희 변호사는 "게시중단이 지연되거나 재게시가 반복될 경우에는 플랫폼을 상대로 회사명·대표자 성명 사용금지 및 채용공고 게시중단을 구하는 가처분 신청이 가능합니다"라고 설명했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법적 수단이 마련되어 있는 셈이다.
법무법인(유한) 한별의 허은석 변호사는 "현재 단계는 사후 수습이 아니라 추가 범죄를 막는 국면인 만큼, 변호사와의 구체적인 상담을 통해 현실적인 가능성과 위험을 함께 점검해보고, 대응 방향과 전략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보시길 권유 드립니다"라고 조언하며 전문가를 통한 체계적인 대응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