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번 고소 이겼는데…나도 모르게 민사소송 패소, '소송사기'로 고소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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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번 고소 이겼는데…나도 모르게 민사소송 패소, '소송사기'로 고소할 수 있나?

2026. 07. 30 16:22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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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위조' 폭로하자 6년간 15번 맞고소…모두 이겼는데, 서류 못 받아 패소한 A씨

동업자의 학력 위조를 폭로한 A씨는 상대방의 15차례의 형사 고소에서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이사로 소송 서류를 못 받아 민사소송에서는 자신도 모르게 패소했다. / AI 생성 이미지

A씨는 과거 동업자였던 B씨의 학력 위조 사실을 알게 된 후, 이를 공론화했다. 이후 B씨는 A씨를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6년간 무려 15차례나 고소했지만, A씨는 모든 형사 사건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그런데 최근 A씨는 황당한 사실을 발견했다. B씨가 형사 고소와 똑같은 내용으로 민사소송 3건(가처분 1건, 손해배상 2건)을 제기했고, 자신이 모든 소송에서 패소했다는 것이다. 이사 문제로 소송 서류를 전혀 송달받지 못해 소송이 진행 중인 사실조차 몰랐다.


6년간의 법적 다툼에서 모두 이겨 놓고, 자신도 모르게 패소 판결을 받은 A씨. B씨를 '소송사기'로 고소하고 억울한 판결을 뒤집을 방법은 없을까?


'서울대 출신 스타강사'의 거짓말…폭로하자 6년간 15번의 '보복 고소'


사건은 B씨의 사기 행각에서 시작됐다. B씨는 서울대 출신이라고 학력을 속이고, 대형 입시 커뮤니티 등에서 과외 학생을 모집했다. 또 대치동에 사무실을 차리고 스스로를 '스타강사'라 칭하며 고액 과외를 이어갔다.


B씨와 2018년 초까지 동업했던 A씨는 다음 해에 뒤늦게 B씨의 사칭 사실을 알게 됐다. A씨가 동업 기간 발생한 비용과 미지급 인건비를 요구하자, B씨는 학력 사칭 사실을 부인하며 지급을 거부했다.


이에 A씨는 B씨의 사기 사실을 다른 동업 기간 관계자들에게 알리고, B씨가 주로 활동하던 입시 카페에도 관련 글을 올렸다. 다른 피해자들이 환불을 받는 등 공익적 목적이 있었다.


그러자 B씨는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업무방해 등을 주장하며 2020년부터 최근까지 6년간 총 15건의 형사 고소를 제기했다. 하지만 검찰은 A씨가 게시한 내용이 모두 사실임을 인정해 전부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형사소송 15번 이겼는데 민사소송은 패소…'소송사기' 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B씨의 행동이 소송사기가 될 가능성은 있지만 법원은 이를 매우 엄격하게 판단한다. 단순히 허위 주장을 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허위임을 알면서도 법원을 속여 판결을 받아내려는 '고의'를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법률사무소 정중동 김상윤 변호사는 "형사사건에서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다는 사정만으로 상대방이 제기한 민사소송이 곧바로 소송사기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소송사기가 성립하려면 청구권이 없다는 사실을 명확히 알면서 허위 사실을 주장하거나 조작된 증거를 제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처럼 이미 15차례나 같은 주장이 '사실 아님'으로 결론난 사안을 다시 소송으로 끌고 온 경우는 다르게 볼 여지도 있다.


법무법인 도모 김상훈 변호사는 "이미 형사 사건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은 15건의 게시물 내용이 민사 소송의 핵심 쟁점과 동일하다면, 상대방은 본인의 주장이 객관적 사실과 배치됨을 인지한 상태에서 소를 제기한 것"이라며 "기망의 고의를 입증할 유리한 정황이 형성되어 있다"고 분석했다.


법률사무소 피플청담 이택건 변호사 역시 "동일한 허위 주장을 그대로 담아 민사 소송을 제기하고 송달 불능 상황을 이용해 승소 판결을 받았다면, 법원을 기망한 고의성이 인정되어 소송사기죄가 성립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봤다.


변호사들 "소송사기 고소보다 '추완항소'로 판결 뒤집는 게 먼저"


변호사들은 소송사기 고소를 검토하기에 앞서 훨씬 시급하고 중요한 절차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바로 A씨가 자신도 모르게 받은 '패소 판결' 자체를 무력화하는 것이다.


소프트리걸 법률사무소 황규목 변호사는 "순서가 중요하다. 소송사기 고소보다 먼저 하셔야 할 일은 그 민사 판결 자체를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소장을 송달받지 못한 채 판결이 난 것이라면, 판결이 있었음을 안 날로부터 2주 이내에 '추완항소'를 제기해 다시 다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추완항소란 당사자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항소 기간을 놓쳤을 때, 그 사유가 없어진 뒤 2주 안에 뒤늦게 항소를 제기하는 제도다. A씨처럼 이사 등으로 소송 서류를 받지 못해 소송이 진행된 사실조차 몰랐던 경우가 대표적이다.


법무법인(유한) 엘케이비평산 정진열 변호사는 "주거지 이전으로 민사 서류를 송달받지 못했다면, 소송사기 이전에 민사절차상 구제가 먼저 검토되어야 한다"며 "추완항소 등으로 민사판결을 되돌리는 절차를 최우선 검토하는 편이 합리적"이라고 조언했다.


만약 추완항소가 받아들여져 재판이 다시 열리면, A씨는 그동안 확보한 15건의 불기소이유서와 B씨의 사기 관련 판결문 등을 증거로 제출해 충분히 승소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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