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바람, 통장은 바닥”… 상간녀 소송, 돈 없이 이길 수 있나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남편은 바람, 통장은 바닥”… 상간녀 소송, 돈 없이 이길 수 있나

2025. 12. 26 12:31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출산 후 경제력 없는 아내의 절규에 현직 변호사 25인이 답했다. 전문가들은 “나홀로 소송은 가능하지만, 증거와 전략 없이는 필패”라며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배우자 외도로 상간 소송 시 비싼 변호사 비용이 부담된다면, 위험한 '나홀로 소송'보다 대한법률구조공단의 법률 지원을 받는 것이 현실적 대안이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변호사비가 무서워 불륜을 용서해야 하나요?


갓 태어난 아이를 돌보느라 일을 그만둔 A씨. 남편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된 것도 모자라, 상대방이 남편이 유부남인 것을 알면서도 관계를 이어왔다는 사실에 피가 거꾸로 솟았다.


당장 상간녀에게 법적 책임을 묻고 싶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다. 당장 수입 한 푼 없는 A씨에게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변호사 선임비는 감당할 수 없는 짐이었다.


A씨는 “상간녀가 죗값을 받길 간절히 원하지만, 돈이 없어 소송을 포기해야 하는 것이냐”며 울분을 토했다. A씨와 같은 이들을 위해 25명의 변호사들이 직접 현실적인 조언을 건넸다.


나홀로 소송, 가능하지만… '가시밭길' 각오해야


결론부터 말하면, 변호사 없이 ‘나홀로 소송’을 진행하는 것은 법적으로 가능하다. 수앤인 합동법률사무소 박수진 변호사는 “무슨 소송이든 본인 소송이 가능하다. 선임 능력이 안 되면 혼자 진행해도 된다”고 설명했다. 윈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 한장헌 변호사 역시 “변호사 없이도 진행할 수 있다”며 직접 소장을 작성하고 증거를 제출하는 방법을 안내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변호사들은 ‘나홀로 소송’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법률사무소 태희 민경남 변호사는 “민사 소송은 절차가 까다롭고 법리와 증거가 중요하므로 자칫 이길 소송도 패소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법무법인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변호사 조력 없이 소송을 진행했다가 패소하게 되면 오히려 상대방 변호사 비용까지 물어줘야 한다”며 최악의 시나리오를 경고했다. 법적 다툼이라는 전쟁터에 총 없이 나서는 것과 같다는 의미다.


착수금 0원? '달콤한 유혹'의 함정


경제적 부담을 덜기 위해 ‘성공보수’ 약정을 고려해볼 수 있다. 승소 후 받게 될 위자료의 일부를 변호사 비용으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여기에도 함정은 있다.


법무법인 베테랑 윤영석 변호사는 “착수금을 전혀 받지 않고 승소 후의 금액으로 선임료를 하려는 사무소는 추천하고 싶지 않다”며 “소액이라도 착수금을 받은 후에 사건 진행하는 곳이 훨씬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초기 비용이 아예 없다는 말에 현혹되기보다, 소액의 착수금을 내더라도 책임감 있게 사건을 진행해 줄 변호사를 찾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이다.


물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법무법인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착수금을 최소화하고 성공보수를 높이는 방식으로 계약 체결이 가능하며 변호사 선임비용은 할부로도 납부할 수 있다”고 전했다. 법률사무소 니케 이상준 변호사 역시 “사정을 잘 설명하면, 후불로 진행해 드리는 변호사들도 있으니 구체적인 상담을 받아보면 좋을 것 같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 '법률구조공단'을 아시나요?


변호사 비용 부담이 크다면 국가가 운영하는 제도를 활용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바로 ‘대한법률구조공단’이다.


한장헌 변호사는 “경제적 부담이 크다면 대한법률구조공단을 통해 무료 또는 저렴한 비용으로 법률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더든든 법률사무소의 조수진, 추은혜 변호사 역시 법률구조공단과 법원에 재판 비용 감면을 신청하는 ‘소송구조 제도’를 적극 활용하라고 권했다. 일정 소득 기준 이하의 국민이라면 누구나 문을 두드려볼 수 있다.


이혼 안 해도 소송 가능… 그러나 '부메랑'이 날아올 수도


A씨처럼 이혼을 결정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상간녀에게만 책임을 묻는 것은 가능하다. 법무법인 명재 최한겨레 변호사는 “이혼은 하지 않고 상간녀에게만 위자료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명확히 했다.


다만, 이 경우 예상치 못한 ‘부메랑’을 맞을 수도 있다. 라미 법률사무소 이희범 변호사는 “혼인을 유지하는 경우 (패소한) 상간녀가 남편에게 구상금(자신이 물어준 위자료의 일부를 남편에게 청구하는 것)을 청구할 수 있는 등 복잡한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동으로 불법행위를 저지른 남편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논리다.


결국 상간 소송의 성패는 ‘증거’에 달렸다. 법률사무소 필승 김준환 변호사는 “상간녀가 남성이 유부남임을 알고도 만남을 가진 경우 인정된다”며 이를 입증할 증거 확보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나홀로 소송이든, 변호사 조력이든, 법의 심판대에 서기 위한 첫걸음은 명백한 증거를 손에 쥐는 것이다.


경제적 어려움이 정의를 포기하는 이유가 될 수는 없다. A씨의 사례처럼 벼랑 끝에 선 이들을 위한 법적 안전망은 분명 존재한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