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6760만원 갚았는데 '원금은 그대로'라는 동료, 3200만원 더 줘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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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6760만원 갚았는데 '원금은 그대로'라는 동료, 3200만원 더 줘야 하나?

2026. 08. 25 09:38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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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용증 없이 매달 52만원 자동이체… 추가로 2000만원 건넸지만 또 소송 걸려

동료 빚 5200만 원을 10년간 6760만 원 갚았지만, 채권자는 이를 이자라며 원금 상환 소송을 제기했다. / AI 생성 이미지

대부업체 빚 5,200만 원을 직장 동료 B씨가 대신 갚아 준 A씨. 이후 A씨는 10년 넘게 매달 52만 원씩 총 6760만 원을 자동이체로 B씨에게 갚았다. 심지어 A씨의 아내가 찾아가 도의적 차원에서 2000만 원을 추가로 건네기까지 했다.


하지만 돈을 빌려준 동료 B씨는 그동안 받은 돈은 전부 '이자'일 뿐이라며, 남은 원금 3,200만 원을 갚으라는 지급명령을 신청했다. 이미 원금을 훌쩍 넘는 8,760만 원을 줬는데도 빚이 남았다는 주장에 A씨는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차용증 한 장 없는 이런 상황에서 A씨는 B씨의 요구대로 남은 돈을 모두 갚아야 할까?


차용증 없이 130개월간 6760만원 상환…돌아온 건 '원금 갚아라' 소송


회사 동료인 A씨와 B씨의 금전 다툼은 과거 A씨가 여러 대부업체에 진 빚 5,200만 원에서 시작됐다. B씨는 A씨의 부탁을 받고 이 빚을 대신 갚아줬다.


이후 둘은 회사 노조(총무과)에 가서 A씨의 월급에서 매월 52만 원씩 B씨에게 자동이체되도록 설정했다. 별도의 차용증이나 이자 약정은 없었다. 그렇게 130개월 동안 A씨는 총 6,760만 원을 B씨에게 이체했다.


그런데 최근 B씨가 A씨의 집으로 찾아와 독촉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A씨의 아내는 이 사실을 알게 된 뒤 B씨를 만나 도의적인 차원에서 2000만 원을 추가로 입금하며 문제를 매듭지으려 했다.


하지만 B씨는 '원금은 2000만 원만 받은 것'이라며 나머지 3200만 원에 대한 지급명령을 법원에 신청했다. A씨는 이에 이의를 제기한 상태다.


변호사들 "이자 약정 없었다면 원금부터 갚은 것"


결론부터 말하면, A씨는 B씨의 청구를 충분히 다퉈볼 만하다. 변호사들은 이자 약정이 없었다는 점을 핵심 근거로 들었다.


법무법인 약속 조범수 변호사는 "별도의 차용증이나 이자 약정이 없는 상황에서 130개월 동안 지급된 약 6760만 원 전부가 이자였다는 상대방의 주장은 그대로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해답 김무룡 변호사도 "원고(B씨)는 '이자만 받았다'고 주장하나, 차용증·이자 약정 문서가 전혀 없으므로 이를 이자로 볼 근거가 없다"며 "오히려 무이자 약정 하에 원금을 분할상환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이미 5200만원을 훌쩍 넘겨 변제했다고 강하게 주장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법적으로도 이자 약정의 존재는 이를 주장하는 사람이 입증해야 한다. 만약 이자 약정이 없었다면 그동안 지급된 돈은 원금 변제에 먼저 사용된 것으로 본다. 이 경우 A씨는 이미 원금 5200만 원을 모두 갚고도 1560만 원을 더 지급한 셈이 된다.


아내가 건넨 2000만원, '채무 인정' 증거 될 수도


다만 A씨 아내가 추가로 지급한 2000만 원은 A씨에게 불리한 증거로 쓰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돈의 성격에 따라 재판의 유불리가 갈릴 수 있다는 것이다.


법률사무소 도결 최우준 변호사는 "이 2000만원이 오히려 채무 존재를 인정한 자료로 해석될 위험도 있다"며 "입금 당시 문자, 녹취, 계좌 메모가 있다면 반드시 확보해 방어논리를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한강 이주한 변호사 역시 "지급 당시 원금 일부를 갚는다는 취지의 대화가 남아 있다면 원고가 채무승인의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면서도 "반대로 더 이상 분쟁하지 않는다는 조건의 종결합의 성격이었다면 피고에게 중요한 방어자료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입증 책임'이 승패 가른다…누가 무엇을 증명해야 하나


A씨가 지급명령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사건은 정식 민사소송으로 넘어갔다. 소송에서는 돈을 빌려줬다고 주장하는 B씨에게 입증 책임이 있다.


법무법인(유한) 해송 박재휘 변호사는 "매월 52만 원을 130개월간 지급한 돈을 모두 이자라고 주장하려면 원고(B씨)가 그 근거를 입증해야 한다"며 "단순히 원고가 지금 '이자였다'고 주장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변호사들은 A씨가 승소하기 위해서는 ▲130개월간의 급여 이체 내역 ▲노조·총무과에서 자동이체를 설정할 당시의 정황 자료 ▲아내가 2000만원을 지급할 당시 나눈 대화 내용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원금 변제가 완료됐다'는 주장을 펼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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