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에게 성추행당했는데, 재판 전 언론에 제보해도 될까요?" "조금 위험한 행동입니다"
"유명인에게 성추행당했는데, 재판 전 언론에 제보해도 될까요?" "조금 위험한 행동입니다"
제보로 보도가 됐을 경우⋯'공익'을 위한 것이냐가 쟁점이 될 듯
합의나 상대방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한 언론 제보는 위험

한 유명인으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해 현재 재판을 앞두고 있다 A씨. 그를 법정에 세우기 전에, 먼저 언론에 제보해 여론의 심판대 앞에 서게 하고 싶다. /셔터스톡
다시 생각하기도 싫은 그 날의 기억. A씨는 한 유명인으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해 현재 재판을 앞두고 있다. 자신을 추행한 그 사람의 변호인은 모든 내용을 인정한다며 합의를 요청하더니, 연락이 없다.
A씨는 그를 법정에 세우기 전에, 먼저 여론의 심판대 앞에 서게 하고 싶다. 언론에 제보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다만, 걱정되는 것이 하나 있다. 언론에 제보했다가 자칫 명예훼손으로 역고소를 당할까 우려가 된다.
A씨의 얘기를 들은 변호사들은 '언론 제보'가 조금은 걱정된다는 분위기다.
법무법인 엘앤엘 광명 사무소의 김형석 변호사는 A씨의 우려처럼 "강제추행 사실을 언론에 제보해 사건이 드러나게 할 경우,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가 성립될 수 있다"고 했다.
사실을 적시한 경우라고 해도 비방의 목적이 있다면 명예훼손죄가 성립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예외적으로 처벌받지 않는다.
이에 "강제추행 사실이 제보를 통해 알려지게 된다면 보도 내용 표현과 보도 경위, 가해자와 피해자의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명예훼손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김 변호사는 말했다.
공동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는 "언론 제보의 목적이 무엇인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합의금을 올리고 상대방을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면 위험한 행동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안 변호사는 "지금은 재판과 합의 절차에 집중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법률사무소 황금률의 박주현 변호사 역시 "심정은 이해되나, 무작정 언론에 알리는 것은 역고소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일단은 조심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상대방이 누구인지 정확하게 특정되지 않게 제보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본 변호사도 있다.
법무법인 주원의 박지영 변호사는 "가해자가 누구인지 특정되지 않으면서도 사건 개요와 직업군 등의 정보를 제보하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해당 '유명인'은 공인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국민도 그에 대한 정보를 알 권리가 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박 변호사는 "흉악범죄자들도 인권을 이유로 함부로 신상 공개를 하지 않기 때문에 누구인지 명확히 알 수 있게 제보하거나 보도하면 명예훼손이 성립할 수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