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려서 미안' 카톡만 남기고 헤어진 전 남친, 1년 반 지나 고소될까?
'때려서 미안' 카톡만 남기고 헤어진 전 남친, 1년 반 지나 고소될까?
데이트비용 100만원 뜯고 아직도 돈 요구…스토킹에 공황장애로 퇴사까지

1년 반 전 헤어진 남자친구에게 폭행, 공갈, 스토킹을 당한 여성이 법적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 / AI 생성 이미지
1년 반 전 헤어진 남자친구로부터 A씨는 아직도 벗어나지 못했다. 전 남자친구 B씨는 헤어지자는 A씨에게 '데이트 비용'을 돌려달라며 3개월 가까이 협박했고, 결국 A씨는 B씨에게 100만 원을 보냈다. B씨는 지금도 돈을 요구하고 있다.
과거 데이트 폭력을 당한 적도 있고, 회사와 집 앞으로 찾아오는 스토킹에 시달리다가 공황장애 진단까지 받고 회사를 그만둬야 했다.
남은 증거라고는 B씨가 폭행 사실을 인정한 카카오톡 대화 내용뿐이다. 1년 반이나 지난 지금, A씨는 B씨를 처벌할 수 있을까?
'때려서 미안하다'는 카톡, 폭행 증거로 충분할까
변호사들은 A씨가 가진 카카오톡 대화 내용만으로도 전 남자친구 B씨에게 여러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봤다. 증거가 부족하다고 지레 포기할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B씨는 과거 A씨를 폭행한 뒤 카카오톡 메시지로 “때려서 미안하다”며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 A씨는 당시 맞은 사진이나 병원 진료 기록은 없지만, 이 메시지를 증거로 갖고 있다.
법무법인 창세 김솔애 변호사는 “카카오톡에서 폭력에 대한 고백이 있었다면, 그것이 증거로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 역시 이를 근거로 폭행으로 고소 가능하다고 봤다.
법적으로 폭행죄의 공소시효는 5년, 상해죄는 7년이다. 1년 반 전의 일이므로 고소하는 데 무리가 없다. 법원 역시 가해자가 보낸 사과 메시지 등을 근거로 폭행 사실을 인정한 판례가 있다.
'데이트 비용 내놔' 협박으로 100만원 이체…공갈죄 성립
B씨는 헤어지자는 A씨에게 3개월 가까이 '데이트 비용을 돌려달라'고 협박해 100만 원을 받아 갔다. 이는 공갈죄에 해당할 수 있다.
김경태 법률사무소의 김경태 변호사는 “금전 요구와 관련된 3개월간의 협박 기록은 공갈죄로 처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공갈죄는 다른 사람을 협박해 재산상의 이익을 얻는 범죄로,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법무법인 공명 김준성 변호사도 B씨의 행위가 “공갈죄, 협박죄 등에 해당한다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A씨가 B씨에게 보낸 100만 원 이체 내역과 협박이 담긴 카카오톡 대화가 핵심 증거가 된다.
회사·집 앞 출몰에 SNS 댓글까지…'스토킹' 처벌 가능
B씨의 괴롭힘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A씨의 회사 앞이나 지하철 입구에 나타나고, 본가 앞에서 3시간 넘게 기다리기도 했다. A씨가 연락을 차단하자 다른 SNS에 댓글을 달며 괴롭힘을 이어갔다.
이러한 행위들은 스토킹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 법무법인 필 배상윤 변호사는 “상해죄, 협박죄, 스토킹범죄로 고소 가능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스토킹범죄는 상대방 의사에 반해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키는 행위를 지속적·반복적으로 할 때 성립한다. 직접 찾아오는 것뿐만 아니라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글이나 부호 등을 보내는 행위도 포함된다.
법무법인 신의 박지영 변호사는 “헤어지고 난 후 1년 반이 지났음에도 현재까지 상대방이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가하고 있다면, 스토킹범죄로 고소(신고)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검사 출신인 서아람 변호사(변호사 서아람 법률사무소)는 “데이트폭력은 피해자들이 고소하는 것 자체를 많이 두려워하여 고소가 늦어지는 경우가 흔하다”며 “1년 6개월 전 있었던 데이트폭력과 특수협박을 고소하여 상대방을 기소시킨 최근 성공사례가 있다”고 격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