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순간 잘못된 선택, 0점으로 안 끝난다…판결로 본 수능 부정행위
한순간 잘못된 선택, 0점으로 안 끝난다…판결로 본 수능 부정행위
코앞으로 다가온 수능⋯부정행위 11가지 주의해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 등 형사처벌 받을 수도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수능에서 부정행위 저지르면 어떤 불이익과 형사처벌을 받게 되는지 과거 사례를 통해 알아봤다. /연합뉴스
-시험장에서 전자담배를 소지했다.
-책상 서랍에 노트를 넣어둔 채 시험에 응시했다.
-4교시 탐구 영역 시간에 선택과목 문제지를 동시에 풀었다.
지난해 교육부가 적발한 수능 부정행위 사례다. 적발된 부정행위는 총 208건. 이런 경우 시험이 무효 처리되는 등의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수능을 앞둔 수험생이라면 시험장에서 어떤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부정행위는 '대학수학능력시험 부정행위자 처리규정'에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다. 해당 규정에 따르면 부정행위의 유형은 아래 표와 같이 총 11가지다(제7조). 이중 제1호에서 제5호까지는 제재 수위가 가장 높다. 해당 수능 성적이 무효처리될 뿐 아니라 다음 해 수능 응시 자격도 박탈된다(제8조). 나머지 행위의 경우, 해당 수능성적 무효 처리다.

그런데 일부 부정행위는 단순히 성적 무효 등으로 끝나지 않고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11가지 행위 중 제1호부터 제4호까지의 행위에는 형법상 위계(僞計⋅속임수)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제137조)가 성립할 수 있다. 수능은 교육부 주관의 공무인 만큼 부정행위라는 위계를 사용해 정당한 시험 관리 행위를 방해했다면 이 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005년 광주에서 중·고등학교 동창인 일부 수험생들이 해당 혐의로 처벌받은 사례가 있다. 이들은 약 40대의 휴대전화를 구입한 뒤 송·수신용, 중개용 역할을 나눴다. 그리고선 수능 당일, 휴대전화를 몸에 부착해 정답을 공유했다. '선수'라고 불리는 학생들이 모스 부호 방식으로 고시원에 대기 중인 '도우미' 그룹에 신호음(답안)을 전달하는 식이었다.
그러면 도우미 그룹은 전달받은 답안 중 다수의 답안을 정답으로 간주해 선수 및 나머지 일반그룹 수험생들에게 문자 메시지로 다시 정답을 보냈다.
수사 결과, 이 사건 가담자는 전국적으로 374명에 달했다. 수험생 314명의 성적이 무효처리됐고, 7명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각각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군대 후임에게 자신의 수능을 대신 보게 했다가 실형을 선고받은 경우도 있다. 군복무 중이던 A씨는 후임에게 지난 2019년 11월 수능을 대신 치르게 했다. 당시 후임이 시험장에 가져간 수험표에는 A씨 사진이 붙어 있었지만, 신분 확인 절차에서 적발되지 않았다.
이후 A씨는 후임이 치른 수능 점수로 서울의 한 대학에 지원해 합격했다. 그러나 지난 2020년 2월 국민신문고에 관련 제보가 올라오면서, 대리 시험 사실이 드러났다. 결국 A씨는 학교에서 자퇴했고, 제적 처리됐다. 또한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 등의 혐의로 1·2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특히 대리시험의 경우 범행 내용에 따라 혐의가 추가될 수 있다. 대리시험을 위해 주민등록증 등 신분증을 위조했다면 공문서위조죄(형법 제225조), 주민등록증을 시험 감독관에게 보여줬다면 주민등록법 위반(주민등록법 제37조 제8호)과 공문서부정행사죄(형법 제230조)가 함께 성립할 수 있다.
주거침입죄(형법 제319조) 성립도 가능하다. 법적으로 대리시험 응시자는 시험 주관자 또는 학교 건물 소유자의 승인을 받지 않고 교실에 들어간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이는 학교 당국 등의 의사에 반하는 침입 행위로 평가돼 주거침입죄로 처벌될 수 있다.

부정행위로 시험 무효 처리를 당한 뒤,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한 사례도 있었다. 지난 2016년 11월 17일 수능시험 당일. 수험생 B씨는 휴대전화를 가방에 넣어둔 채 시험을 봤다. 그러다 4교시 시험 도중 시험장에서 진동 소리가 들렸다. 당시 감독관은 모든 시험이 끝난 뒤 금속탐지기를 사용해 B씨의 휴대전화를 찾았다. 이후 교육부는 B씨의 수능시험을 무효처리했다.
그러자 B씨는 "휴대전화는 전원이 꺼져있었고 시험이 모두 종료된 뒤 적발된 것"이라며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하지만 지난 2017년 1월,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재판장 김국현 부장판사)는 "휴대전화기가 5교시 시험이 끝난 뒤 발견됐지만, 다른 수험생에게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감독관이 시험 종료 후 전화기를 찾은 것"이라며 "시험 중 현장에서 부정행위가 적발됐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휴대전화 반입이 금지된다는 건 충분히 공지돼 있었다"며 B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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