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의 왕"이라며 클럽 전광판 앞 춤 춘 변호사..."변호사 품위 어디 갔나" 정직 처분
"서초의 왕"이라며 클럽 전광판 앞 춤 춘 변호사..."변호사 품위 어디 갔나" 정직 처분
유흥업소 실장에 '직원 명함'까지 건네며 홍보
법원 "부추기고 조장한 행위, 징계 정당하다"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최근 법조계에서 큰 논란이 되었던 이른바 '클럽 댄스 변호사' 사건에 대해 사법부가 엄중한 판단을 내렸다. 유흥업소 전광판에 자신의 광고를 띄우고 그 앞에서 춤을 추는 등 변호사로서의 품위를 저해한 행위는 정직 처분 사유로 충분하다는 판결이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변호사 A씨는 서울 강남의 유명 클럽 등 유흥업소 전광판에 '서초의 왕 A 변호사'라는 문구를 대대적으로 노출하며 자신을 홍보했다. 단순히 광고를 띄운 것에 그치지 않고, A씨는 해당 전광판 앞에서 직접 춤을 추는 모습을 보이는 등 변호사의 공공성과는 거리가 먼 행태를 보였다.
조사 결과 A씨의 부적절한 홍보 방식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그는 유흥업소 실장에게 자신의 법률사무소 직원 명함을 제작해 주며 손님들에게 배포하도록 하는 등 음성적인 수임 통로를 개척하려 시도했다. 또한 실제로는 개인 법률사무소를 운영하고 있음에도 전광판에는 '법무법인 대표'라는 허위 명칭을 사용해 소비자들을 혼동케 했다.
여기에 더해 A씨는 자신의 법률사무소 홈페이지에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을 위반하는 과장된 내용을 게재하고, 소속 직원들이 퇴사했음에도 이를 서울지방변호사회에 제때 신고하지 않는 등 행정적인 의무마저 소홀히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대한변호사협회(변협) 징계위원회는 2023년 9월, 이러한 행위들이 변호사법상 품위유지의무를 심각하게 위반했다고 판단해 A씨에게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A씨는 "광고 게재를 직접 요청한 적이 없다"며 법무부 징계위원회에 이의를 신청했으나, 법무부는 "직접 요청하지 않았더라도 광고를 제지하기는커녕 앞에서 춤을 추며 즐긴 것은 이를 부추기고 조장한 것"이라며 기각했다.
"춤춘 것도 변호사 업무인가" 법원이 말하는 '품위'의 기준
A씨는 법무부의 결정에도 불복해 서울행정법원에 징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단호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양순주 부장판사)는 최근 A씨가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를 상대로 낸 소의 기각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변호사가 갖춰야 할 고도의 도덕성과 공공성을 강조했다. 재판부는 "변호사는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해야 하는 사명을 가진 법률 전문직"이라며 "징계 결정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남용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명시했다.
특히 논란이 된 '직접 요청 여부'에 대해서도 법리는 명확했다. 재판부는 "설령 직접 광고를 요청한 행위가 아니더라도, 이를 부추기고 조장한 행위로 인정된 이상 별도의 징계 사유로 보기에 충분하며 이로 인해 피고의 방어권이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판결은 변호사의 품위유지의무가 단순히 업무 시간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적용된다는 기존 헌법재판소의 판단(2010헌바454)과 궤를 같이한다. 변호사의 전문성과 도덕성에 대한 국민적 신뢰는 직무와 직접 관련이 없는 사생활이나 홍보 방식에 의해서도 형성될 수 있다는 취지다.
결국 '서초의 왕'을 자처하며 유흥가 전광판 앞에서 춤을 췄던 변호사의 행위는 법조계의 질서를 어지럽히고 수임 질서를 해친 것으로 확정되어, 정직 1개월이라는 징계의 멍에를 벗지 못하게 됐다. 이번 판결은 자극적인 마케팅에 매몰된 일부 법조인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