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금 못 받으면 계약금 1천만원 날릴 판"…구제 방법은?
"전세금 못 받으면 계약금 1천만원 날릴 판"…구제 방법은?
보증금 미반환 시 새집 계약 파기 위기…'특별손해' 입증이 관건

전세 만기 시 보증금을 못 받아 새집 계약금을 잃을 위기에 처한 세입자는 계약금 손해 가능성을 집주인에게 미리 알려 '특별손해' 배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 AI 생성 이미지
전세 만기일에 맞춰 새집 계약금 1000만원을 걸었지만, 집주인이 보증금을 안 주면 어떡하나. 이사를 가면 기존 집에 대한 대항력을 잃게 되고, 마냥 기다리자니 새집 계약금을 고스란히 날릴 위기에 처한 세입자의 사연이 전해졌다.
법률 전문가들은 집주인에게 계약금 손해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명확히 알려 '특별손해' 배상 근거를 만들고, 이사 후에도 권리를 지켜주는 '임차권등기명령' 제도를 활용해 위기를 탈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집주인 때문에 계약금 1000만원 날립니다"…발등에 떨어진 불
허그(HUG) 전세보증보험에 가입해 A주택에 거주 중인 세입자 A씨. 그는 오는 3월 9일 전세 계약 만기를 앞두고 B주택으로 이사하기 위해 계약금 약 1000만원을 이미 지불했다. 하지만 만기일에 A주택 집주인으로부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경우 B주택 계약이 파기되어 계약금 전부를 날릴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다.
A씨는 “3월9일까지 A집주인에게서 보증금 반환을 못받을 경우 B집과의 계약이 어그러지고 계약금 약 천만원을 손해보는데, 제가 이에 대비해 미리 준비해야 할 증명같은 것과 추후 문제 발생시 절차가 궁금합니다”라며 불안감을 호소했다.
여기에 더해 보증금을 받기 위해 A주택에 계속 머무르면 이사 갈 B주택에 전입신고를 할 수 없어 추가적인 문제가 발생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내용증명 한 통이 1000만원 구한다…'특별손해'의 조건
변호사들은 A씨가 입을 수 있는 계약금 손실을 A주택 집주인에게 배상 청구하기 위한 사전 준비가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는 법률상 '특별손해'에 해당하는데, 채무자(집주인)가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만 배상 책임이 성립하기 때문이다.
이충호 변호사는 “계약금 몰수와 같은 확대 손해는 민법에 따라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특별손해로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임대인이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 한하여 배상 책임이 성립합니다”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집주인의 배상 책임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A씨가 새로운 이사 계획과 계약금 손실 위험을 사전에 명확히 알렸다는 증거가 반드시 필요하다. 김명수 변호사는 “미리 임대인에게 문자나 카톡 등으로 이사가기 위한 임대차계약체결사실, 계약금(얼마)지급사실, 위약금약정사실, 중개수수료(얼마) 등에 대해서 고지하면서 증거자료를 확보해 두시기 바랍니다”라고 구체적인 방법을 조언했다.
법원 역시 집주인이 제때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아 세입자가 계약금을 날렸다면, 세입자가 이사 계획과 계약금 액수를 사전에 알린 경우에 한해 집주인이 이를 배상해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20가합31399).
이사 먼저? 권리 먼저?…'임차권등기명령'이 정답
보증금을 못 받은 상태에서 B주택으로 덜컥 이사하며 전입신고를 마치는 순간, A주택에 대한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은 공중으로 사라진다. 대법원 판례(86다카1695)는 주민등록을 다른 곳으로 이전하면 그 즉시 대항력이 소멸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딜레마를 해결할 가장 확실한 법적 장치가 바로 '임차권등기명령'이다. 전종득 변호사는 “A에 임차권등기 완료 후 전출·이사하는 구조로 설계합니다(임차권등기 후에는 대항요건을 상실해도 대항력·우선변제권을 상실하지 않음)”라고 강조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임대차가 끝난 후 보증금을 받지 못한 임차인은 법원에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할 수 있다. 이 등기가 완료되면, A씨가 B주택으로 이사를 가고 전입신고를 마치더라도 A주택에 대한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은 그대로 유지된다.
손권 변호사는 “보증금 반환 여부가 불확실하다면 ‘퇴거 전 등기’ 또는 ‘만기 직후 즉시 신청’이라는 원칙을 지키셔야 합니다”라며 시점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정찬 변호사 역시 “이 순서가 어긋나면 권리 공백이 발생할 수 있어 매우 주의가 필요합니다”라고 경고했다. 등기 완료 후 안심하고 이사한 뒤 허그 보증보험 이행을 청구하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