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땅 돌려달라니 “네 탓에 망했다” 적반하장 임차인
내 땅 돌려달라니 “네 탓에 망했다” 적반하장 임차인
계약 끝난 땅 6년 무단 점거, 멋대로 보낸 돈이 ‘독’ 될까

토지 임대차 계약이 끝난 지 6년이 지났지만, 임차인은 땅 위에 심은 소나무를 핑계로 계속 버티고 있다. / AI 생성 이미지
2020년 토지 임대차 계약이 끝났지만, 임차인은 땅 위에 심은 소나무를 핑계로 6년째 버티고 있다. 심지어 매달 땅주인 계좌로 돈을 보내며 ‘묵시적 갱신’을 주장할 빌미를 만들고, 자신의 다른 사업이 망한 것을 땅주인 탓으로 돌리며 손해배상 협박까지 하는 상황.
6년간 보낸 돈은 과연 누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까. 법률 전문가들의 의견을 통해 내 땅을 되찾을 해법을 짚어봤다.
6년간 쌓인 돈, ‘묵시적 갱신’의 함정 피하려면
전북 정읍에 토지를 소유한 A씨는 2020년 2월 임차인 B씨와 계약이 끝났지만, B씨는 6년째 땅을 돌려주지 않고 있다. 문제는 B씨가 계약 종료 후에도 매달 돈을 보내왔다는 점이다. 이는 임대인이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기존 계약이 자동으로 연장되는 ‘묵시적 갱신’(민법 제639조)으로 해석될 여지를 남긴다.
A씨 측은 임대료로 인정할 수 없어 반환하려 했지만 계좌를 몰라 돈을 보관만 해왔다. 이처럼 애매한 상황에 대해 전문가들은 ‘명확한 거절 의사’ 표시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성준 변호사는 지금이라도 “‘해당 금원은 임대료가 아니며, 계약은 이미 종료되었으니 토지를 인도하라’는 내용증명을 발송하여 점유 이전의 의사를 분명히 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더 확실한 방법은 ‘변제공탁’이다. 이충호 변호사는 “상대방의 계좌번호를 알 수 없어 돈을 반환하지 못하고 있다면 민법에 따라 변제공탁을 할 수 있습니다”라며 이를 통해 임대료 수령을 거부했다는 객관적 증거를 남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경섭 변호사는 “공탁을 통해 임대료 수령거절의사를 명확히 할 수는 있겠으나, 6년이라는 장기간 동안 임대료를 받아온 점은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합니다”라며 6년의 시간이 재판에서 불리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알박기 소나무’, 법의 힘으로 뽑아낼 수 있다
내용증명과 변제공탁에도 B씨가 꿈쩍 않는다면 소송은 피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토지 인도 및 수목 철거 소송’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서동민 변호사는 “임차인을 상대로 수목 수거 및 토지 인도 청구를 하여 승소 확정 후 강제집행으로 수목을 철거하고 토지를 인도받을 수 있습니다”라고 명쾌하게 설명했다.
판결에서 이겨도 땅주인이 직접 나무를 처리하면 안 된다. 이충호 변호사는 민사집행법에 따라 법원에 ‘대체집행’을 신청, 법원이 지정한 집행관을 통해 나무를 제거하고 그 비용을 B씨에게 청구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동시에 A씨는 지난 6년간의 피해에 대한 보상도 받을 수 있다. 계약 종료 후의 점유는 불법이므로, B씨가 보낸 돈과 별개로 임대료에 해당하는 금액을 ‘부당이득’으로 청구할 수 있다. 서명기 변호사는 “계약 종료 이후 6년간의 점유에 대해서는 차임 상당액의 부당이득 반환 청구가 가능할 여지가 있으며, 입금된 금액은 그 범위에서 상계 문제로 다투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라고 분석했다.
“네 민원 때문에 사업 망했다” 황당한 손배소 협박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B씨는 인근 자기 땅에서 하려던 사업이 민원으로 중단되자, 이를 A씨 탓으로 돌리며 손해배상 소송을 하겠다고 협박하고 있다.
이에 대해 변호사들은 ‘어불성설’이라고 입을 모았다. B씨가 소송에서 이기려면 ‘A씨의 위법한 민원 제기’와 ‘그로 인한 손해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를 직접 입증해야 한다.
한병철 변호사는 “인접 토지 개발 중단이 제삼자의 민원에 따른 것이라면, 임차인이 주장하는 손해와 귀측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되기 어렵습니다”라고 지적했다. 즉, A씨가 민원을 넣었다는 증거가 없거나, 다른 사람의 민원이었다면 B씨의 주장은 성립조차 안 된다는 의미다.
김영호 변호사 역시 “실제로 민원을 제기하지 않았다면 손해배상 책임이 성립할 수 없으며, 설령 민원을 제기했더라도 정당한 권리 행사로서 위법성이 없습니다. 상대방의 주장은 근거 없는 협박에 불과하므로 이에 흔들리지 마시고 단호히 대응하시기 바랍니다”라고 단언하며 A씨를 안심시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