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자" 욕 먹은 스트리머, '신상 비공개'라 처벌 안 된다는 경찰…정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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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자" 욕 먹은 스트리머, '신상 비공개'라 처벌 안 된다는 경찰…정말일까?

2026. 07. 24 12:16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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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네임만 대고 인신공격…수사관 "특정성 없어 불송치" 통보에 '버튜버도 당해야 하나' 호소

인터넷 방송인이 닉네임 욕설로 고소했지만 경찰은 '피해자 특정성'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변호사들은 시청자들이 닉네임만으로 대상을 인식하면 특정성이 인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AI 생성 이미지

인터넷 방송인 A씨는 동료 스트리머 B씨에게서 자신의 방송 닉네임을 직접 언급당하며 "정신병자", "피해망상증 환자"라는 욕설을 들었다. 그러나 모욕죄로 고소한 뒤 돌아온 경찰의 답변은 뜻밖이었다.


A씨의 신상이 공개되지 않아 '피해자가 특정'이 되지 않았으므로, 처벌이 어렵다는 것이다. B씨가 발언 사실을 인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나온 설명이었다.


A씨는 "신상 공개를 하지 않는 버튜버(가상 유튜버)나 방송인들에게 같은 상황이 일어나도 모욕죄가 안 되는 거냐"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신상을 밝히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온라인상 모욕을 감수해야만 하는 걸까?


닉네임 대고 "정신병자"…고소하자 "처벌 판례 없다"는 경찰


A씨는 최근 한 스트리머 B씨와 갈등을 겪었고, 두 사람 모두 플랫폼으로부터 경고 조치를 받으며 사건이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B씨는 자신의 방송에서 A씨의 닉네임을 직접 거론하며 "정신병자다", "피해망상증 환자다"라며 비방을 이어갔다.


당시 방송을 보던 시청자들 일부가 "다른 스트리머 얘기 그만하라"고 할 정도였다. A씨는 해당 장면을 근거로 B씨를 모욕죄로 고소했고, 경찰 조사를 받은 B씨도 발언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수사관은 A씨와의 통화에서 "모욕 자체는 인정되나 신상이 공개되지 않은 닉네임만으로는 특정성이 성립되기 어려워 처벌된 판례가 없다"며 불송치(사건을 검찰에 넘기지 않음) 가능성을 내비쳤다.


변호사들 "신상 공개, 특정성 필수 요건 아냐"


결론부터 말하면, 변호사들은 수사관의 판단에 다툴 여지가 크다고 봤다. 모욕죄 성립 요건인 '피해자 특정성'을 지나치게 좁게 해석했다는 것이다.


법적으로 특정성은 반드시 피해자의 실명이나 주민등록상 인적사항이 공개되어야만 인정되는 것이 아니다. 발언 내용과 주변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제3자가 그 발언의 대상이 누구인지를 알아차릴 수 있는 정도면 충분하다.


클로저 법률사무소 이태준 변호사는 "닉네임·아이디·별칭만으로도 시청자들은 특정인이 누구인지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다면, 특정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동규 변호사 역시 "우리 판례는 인터넷 공간에서 닉네임이나 아이디만으로도 주변 사정을 통해 누구인지 미루어 알 수 있다면, 특정성이 성립한다고 본다"며 "수사관이 '판례가 없다'고 한 것은 실무상 오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얼굴이나 본명을 공개하지 않는 버튜버나 익명 스트리머라도, 해당 닉네임이 특정인을 가리키는 것으로 커뮤니티 내에서 통용된다면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다른 스트리머 얘기 그만'…시청자 반응이 결정적 증거


특정성을 입증하기 위한 핵심 증거로 변호사들은 당시 방송을 보던 제3자, 즉 '시청자들의 반응'을 꼽았다.


A씨의 사례처럼 B씨가 A씨를 비방할 때 시청자들이 "다른 스트리머 이야기 그만하라"고 반응했다면, 이는 발언 당시 시청자들이 욕설의 대상을 A씨로 명확히 인식하고 있었다는 강력한 증거가 될 수 있다.


경찰 수사관 출신인 법무법인 베테랑 나상호 변호사는 "특정성은 결국 제3자가 인식했는지를 자료로 보여주는 싸움"이라며 "방송을 시청하며 닉네임 주체가 질문자님이라고 알고 있었다는 시청자의 진술이나 채팅 캡처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탄탄 이수천 변호사는 "수사관의 구두 의견은 최종 결정이 아니다"라며 "실제 불송치 결정이 나오면 결정서의 특정성 판단 이유를 확인한 뒤 이의신청을 통해 다툴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형사 고소와 별개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를 검토하는 방법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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