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유발하는 집에 쪽지 남기면 '스토킹'으로 처벌? 변호사에 확인해 보니
층간소음 유발하는 집에 쪽지 남기면 '스토킹'으로 처벌? 변호사에 확인해 보니
"뛰지 말라고 쪽지 붙이는 것도 처벌될 수 있다"
최근 '스토킹처벌법' 시행되면서 온라인에 퍼지기 시작⋯과연 사실일까
변호사들 "쪽지 붙여 스토킹 범죄로 처벌되는 건⋯'이 경우'에만 가능"

층간소음을 내는 윗집에 "밤늦게 뛰지 말라"고 붙여 놓은 쪽지. 이러한 쪽지가 스토킹 범죄가 될 수 있다는 말이 온라인상에 퍼졌다. 지난 21일 스토킹처벌법이 시행되면서 나온 이 말은 사실일까. /그래픽=조소혜 디자이너
"층간소음 내는 윗집에 뛰지 말라고 쪽지 붙이는 것도 스토킹으로 처벌될 수 있다는데 진짜인가요?"
최근 층간소음 문제를 고민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새로운 유형의 질문이 올라오고 있다.
좀처럼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층간소음 갈등과 스토킹. 층간소음 피해자들이 왜 스토킹 범죄를 걱정하는지 그 이유를 살펴보니 지난 21일부터 시행된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스토킹처벌법) 때문이었다.
흔히 스토킹이라 하면 누군가의 의사에 반해 지속적으로 연락하고 괴롭히는 행동을 떠올린다. 그런데 이웃에게 수차례 층간소음에 대해 항의하며 쪽지를 남겼던 사람 입장에선 "앞으론 내 행동도 스토킹으로 처벌받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다. 이에 관련 글이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진 상황이었다. 이런 사람들의 고민을 변호사와 함께 정리해 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스토킹처벌법으로 처벌되는 경우도 있고, 안 되는 경우도 있다.
먼저, 변호사들은 "주의해달라"는 취지의 쪽지를 붙이는 행동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에스제이파트너스의 옥민석 변호사는 "층간 소음을 조심해달라는 내용의 쪽지를 붙이는 정도는 스토킹처벌법상 스토킹 범죄라고 할 수 없다"고 했다.

다만, 문제가 되는 건 "가만두지 않겠다"는 식으로 협박성 쪽지를 남기는 경우다. 스토킹처벌법(제2조)은 정당한 이유 없이 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해 물건 등을 도달하게 하는 행위를 하여 타인에게 불안감을 유발시켰다면 스토킹에 해당한다고 규정한다.
법무법인 비츠로의 정찬 변호사는 "쪽지도 해당 법 제2조에서 말하는 물건에 해당할 수 있다"며 "쪽지 내용 등에 따라 스토킹 행위로 인정될 수 있다"고 했다. 더 자세히는 주의를 당부하는 수준을 넘어 욕설이나 악담, 협박의 내용이 담겨있다면 '정당한 사유가 없다'고 판단돼 스토킹 행위로 판단될 수 있다는 취지다.
또한 이 같은 행동을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했다면, 스토킹처벌법에서 말하는 스토킹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 옥민석 변호사는 "협박성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쪽지를 지속적으로 부착한다면 이는 스토킹처벌법상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법률 자문

그렇다면 지속성이나 반복성을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유승 종합법률사무소의 신동희 변호사는 "스토킹처벌법이 시행된 지 얼마 되지 않아 판례가 없기 때문에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다"면서도 "반복성의 경우, 기존에 스토킹 범죄를 처벌할 때 적용하던 정보통신망법 판례 등을 참고해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스토킹처벌법이 시행되기 전, 상대방의 동의없이 공포심을 유발하는 문자를 반복적으로 보내는 행위에 대해서는 정보통신망법(제44조의7 제1항 제3호)을 적용해 처벌했다. 신동희 변호사는 "정보통신망법이 적용된 스토킹 사건의 경우, 법원은 문자메시지를 7회 보낸 것도 반복성을 인정한 바 있다"고 했다.
종합하면 층간소음 문제로 찾아가 주의를 당부하는 정도의 쪽지를 붙이는 등의 행동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일정 수위 이상의 협박성 내용이 담긴 쪽지를 여러 번 붙이는 경우는 문제가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