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얼굴 향해 삿대질한 70대…법원 "신체 접촉 없었어도 폭행"
이웃 얼굴 향해 삿대질한 70대…법원 "신체 접촉 없었어도 폭행"
자녀 등교시키던 피해자에게 두 차례 삿대질
대법원 판례 근거 폭행죄 인정⋯벌금 70만원

자녀를 등교시키던 이웃의 얼굴을 향해 삿대질을 했다가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70대 남성. 이후 "삿대질은 폭행이 아니다"라며 항소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기각했다. /셔터스톡
이웃에게 삿대질을 했다가 1심에서 폭행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70대 남성이 항소했지만, 재판부는 "삿대질도 폭행"이라며 이를 기각했다.
최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김도균 부장판사)는 폭행 혐의로 1심에서 벌금 70만원을 선고받은 A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1심)을 유지했다.
A씨는 지난해 1월 서울 용산구 자택 인근에서 자녀를 등교시키던 B씨를 쫓아가 가로막은 뒤, 그의 얼굴을 향해 두 차례 삿대질했다. A씨는 B씨가 과거 자신을 신고해 형사 처벌받은 점에 대해 불만을 품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 형법상 폭행죄(제260조 제1항)는 '사람의 신체에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주는 유형력'을 행사했을 때 성립한다. 처벌 수위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 등이다.
그런데 이 조항에서 말하는 '유형력'이 무조건 피해자의 신체에 접촉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2003년 대법원은 "신체 가까이에서 고성으로 폭언이나 욕설을 했다면 폭행에 해당한다"고 판시하기도 했다. 지난 2013년엔 화분을 휘두르다가 타인에게 흙이 튄 것도 폭행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이에 따라 A씨가 B씨를 직접 손으로 때린 건 아니지만, 삿대질을 한 사실만으로도 폭행 혐의가 적용될 수 있었다.
이 사건 1심 재판부는 '피해자와 아이가 겪은 심리적 충격이 작지 않다'는 점 등을 고려해 A씨에게 폭행죄로 벌금 70만원을 선고했다. 이후 A씨는 "삿대질을 폭행으로 볼 수 없고, 사회 통념상 허용될 만한 상당성 있는 행위"라며 항소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 역시 A씨에게 폭행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2심을 맡은 김도균 부장판사는 '폭행이란 사람의 신체에 대해 육체적, 정신적으로 고통을 주는 행위로서 직접 피해자의 신체에 접촉하지 않았더라도 성립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들었다.
그러면서 A씨가 손을 뻗으면 충분히 닿을 수 있는 위치에 있는 피해자의 얼굴에 삿대질한 점, 피해자의 정면에 서서 고함을 지른 점 등을 고려해 유죄로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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