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디스크 주사 맞고 심정지…병원 "소송하라" vs 법조계 "두 가지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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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디스크 주사 맞고 심정지…병원 "소송하라" vs 법조계 "두 가지 책임"

2026. 04. 02 12:40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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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불가 알레르기 가능성도"…단순 과실 넘어 쟁점 복잡해져

목디스크 신경차단술 후 심정지가 온 환자에 대해 병원은 “소송하라”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 AI 생성 이미지

목 디스크 통증을 잡으려다 심정지로 쓰러진 환자. 병원은 치명적 부작용에 대한 사전 설명도 없이 “소송하라”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법조계는 ‘설명의무 위반’은 명백하다면서도, 시술상 과실 여부는 ‘예측 불가능한 알레르기 반응’ 가능성까지 따져봐야 할 복잡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환자 측의 손해배상 청구 가능성과 입증 방법을 둘러싼 법적 쟁점을 심층 분석했다.


"시술실 나오자마자 '쿵'…치명적 부작용 설명은 없었다"


지난 3월 24일, A씨의 아버지는 목 디스크 통증 완화를 위해 찾은 신경외과에서 '신경차단술' 주사를 맞았다. 하지만 시술 직후 진료실을 나오자마자 의식을 잃고 쓰러져 심정지가 발생했다. 현장에서 119 구급대의 응급처치 후 병원으로 이송된 아버지는 심폐소생술(CPR)을 받아야 했다.


A씨는 시술의 위험성을 지적하며 "병원 측은 시술 전 이러한 치명적인 부작용 가능성에 대해 단 한 차례도 고지하거나 설명한 적이 없습니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아버지는 현재 심폐소생술 후유증으로 극심한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일당 28만 원을 받던 기술자 일도 전면 중단한 상태다.


"알레르기 반응이었다면?"…단순 과실 아닌 숨은 쟁점


법조계는 이번 사안이 병원의 ‘설명의무 위반’과 ‘시술상 과실’이라는 두 가지 책임을 동시에 따져야 할 사건이라고 분석한다. 특히 법률 전문가들은 생명과 직결된 위험을 사전에 알리지 않은 것 자체로 병원의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푸름 법률사무소의 이푸름 변호사는 "이러한 설명 없이 시술이 이루어졌다면 별도로 책임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라고 명확히 했다.


그러나 시술상 과실 여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뉴로이어 법률사무소 김민지 변호사는 통상적인 검사로 예견하기 어려운 알레르기 반응, 즉 '아나필라시스'로 인한 심정지였다면 의사에게 설명의무 위반을 넘어선 책임을 묻기 어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술 과정의 실수가 아닌 환자의 특이 체질에 따른 예측 불가한 사고였다면 병원의 과실 책임을 묻기 어려워지고, 보상 범위도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일당 28만원, 향후 치료비…손해배상액 산정의 모든 것


환자 측의 가장 큰 고민은 손해액 입증이다. 법무법인(유한) 엘케이비평산 정진열 변호사는 휴업 손해에 대해 "단순히 '일당이 얼마다'라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하므로, 소득 증빙 자료(근로계약서, 세금 신고 내역, 통장 입금 내역 등)가 필수입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소득 증빙이 어렵다면 "통계청의 '공사부문 시중노임단가'(건설업 임금)를 기준으로 산정하게 됩니다"라고 덧붙였다.


향후 치료비에 대한 조언도 이어졌다. 정 변호사는 "현재 겪고 계신 가슴 통증이 CPR(심폐소생술)로 인한 골절이나 연부조직 손상 때문이라는 점을 명시한 진단서를 반드시 발급받으세요"라고 말하며, 이를 근거로 '향후 치료비 추정서'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위자료는 심정지라는 중대한 결과를 겪은 점, 설명의무 위반 등을 고려해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까지도 인정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병원의 '소송하라'는 답변, 진실은?


A씨 가족을 더 힘들게 한 것은 병원의 태도였다. 의료배상책임보험 접수를 요청하자 “소송을 해야만 가능하다”는 답변만 반복한 것.


이에 대해 법무법인 창세 김정묵 변호사는 "의료배상책임보험은 소송 없이도 접수 가능합니다"라며 "지금처럼 버티는 경우는 책임을 회피하려는 전형적인 대응입니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법조계는 소송에 앞서 의무기록을 모두 확보한 뒤, 저렴한 비용으로 전문가의 과실 판단을 받을 수 있는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을 활용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응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조정이 성립되면 판결문과 동일한 효력을 갖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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