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급명령 2주 놓치면 끝? 압류 막을 마지막 카드
지급명령 2주 놓치면 끝? 압류 막을 마지막 카드
계약 파기 후 날아온 중개수수료, 압류 위기 놓였다면?

지급명령의 이의신청 기간을 놓쳐 자산 압류 위기에 처했을 경우, '청구이의의 소'를 통해 채무 자체를 다시 다툴 수 있다. / AI 생성 이미지
아파트 임대차계약 파기 후 공인중개사로부터 253만 원의 수수료를 내라는 지급명령을 받았지만, 2주의 이의신청 기간을 넘겨 월급과 통장이 압류될 위기에 처했다.
변호사들은 '책임질 수 없는 사유'가 없다면 기간을 되돌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면서도, 확정된 지급명령의 효력을 멈출 마지막 방법이 존재한다고 입을 모았다.
강제집행을 막기 위한 소송의 실익과 절차는 무엇일까?
'날벼락'… 2주 넘겨 받은 중개수수료 지급명령
아파트 임대차계약을 체결했지만 잔금을 미처 마련하지 못해 계약을 해지해야 했던 A씨. 한숨 돌릴 틈도 없이 법원으로부터 우편물을 하나 받았다. 공인중개사 황씨가 청구한 중개수수료 253만 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라는 '지급명령'이었다.
하지만 우편물을 확인했을 땐 이미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2주의 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지급명령은 확정됐고, 이제 황씨는 A씨의 월급이나 예금 통장을 언제든 압류할 수 있는 집행권원을 손에 쥐게 된 것이다.
"해외 체류 증명 못하면…" 추완이의 신청의 높은 벽
A씨처럼 불변기간(법으로 정해져 있어 늘리거나 줄일 수 없는 기간)을 놓친 경우, 법은 '추완이의 신청'이라는 구제 절차를 두고 있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그 문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한다.
법무법인(유한) 엘케이비평산 정진열 변호사는 "'내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예: 해외 체류, 병원 입원 중 폐문부재로 인한 공시송달 등)로 기간을 놓쳤음을 증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우편물을 늦게 확인했거나 바빠서 신경 쓰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는 받아들여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로버스 법률사무소 신은정 변호사 역시 "단순 부주의로 이의신청 기한 2주를 넘겼다면 신청이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다.
결국 A씨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송달이 완료(공시송달)된 경우가 아니라면, 이 방법으로 시간을 되돌리기는 사실상 어렵다.
"지급명령엔 '이것'이 없다"… 마지막 희망, 청구이의의 소
그렇다면 모든 것이 끝난 걸까? 변호사들은 아직 방법이 남았다고 말한다. 바로 '청구이의의 소'다.
지급명령은 확정판결과 달리 강제집행을 할 수 있는 '집행력'만 있을 뿐, 판결 내용 자체를 더는 다툴 수 없게 만드는 '기판력'은 없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선한 허자인 변호사는 "지급명령은 집행력만 인정되고 기판력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지급명령 발령 전에 발생한 사유에 대해서도 청구이의 사유가 된다"며 "따라서 지급명령이 확정되었다 할지라도 '청구이의의 소'로 다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즉, '중개수수료를 낼 의무가 없다'거나 '금액이 과다하다'는 등 채무의 존재 자체를 원점에서부터 다시 따져보자고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것이다.
압류 막으려면 '강제집행 정지' 필수… 소송비가 더 클 수도
다만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한다고 해서 진행 중인 강제집행이 저절로 멈추는 것은 아니다. 급여나 통장 압류를 막기 위해서는 소송과 별개로 '강제집행정지 신청'을 반드시 함께 해야 한다.
정진열 변호사는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함과 동시에 반드시 '강제집행 정지 신청'을 함께 해야 한다"며 "이때 법원에 일정 금액의 현금을 담보로 공탁해야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현실적인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신은정 변호사는 "청구액이 250만 원 수준이라 변호사 선임 후 정식 소송 진행 시 비용이 더 커서 실익이 매우 적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결국 자신의 귀책사유로 계약이 파기된 만큼 수수료 지급 의무 자체를 뒤집기보다는, 중개 과정 등을 문제 삼아 수수료 감액을 목표로 채권자와 협상하거나 소송에 임하는 것이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