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의 마지막 약속, 핏줄의 정과 법의 저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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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의 마지막 약속, 핏줄의 정과 법의 저울

2026. 03. 05 14:17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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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한 아버지의 '자필 각서', 고모는 조카의 과거 양육비를 받을 수 있을까?

오빠 사망 후 조카를 기른 고모의 양육비 문의에, 법조계는 "아빠의 사망이 '사정 변경'에 해당한다"며 "미성년 후견인 지정 후 친모에게 과거 및 장래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AI 생성 이미지

생후 6개월부터 오빠의 이혼으로 조카를 맡아 길러온 고모. 오빠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자 친모에게 양육비를 문의했지만, 돌아온 것은 '성년까지 아이를 책임지겠다'는 오빠의 자필이 남겨진 이혼판결문 사진 한 장뿐이었다.


핏줄의 정과 현실의 벽 사이에서 기나긴 싸움을 예고한 고모의 사연에 법조계는 어떤 해답을 내놓았을까?


아버지의 약속, 법정에서 효력 있을까?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며 생후 6개월 된 조카를 키워온 A씨. 오빠의 갑작스러운 사망 후 조카의 양육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친모에게 연락했지만, 차가운 답변만이 돌아왔다. 바로 오빠가 남긴 '성년이 될 때까지 아이를 책임지겠다'는 자필 문구가 적힌 이혼판결문 이미지였다. A씨는 이 약속을 근거로 과거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을지 법의 문을 두드렸다.


다수의 변호사들은 '청구 가능하다'는 데 무게를 실었다. 법무법인 의담 박상우 변호사는 "말씀하신 내용을 보았을 때, 과거 양육비 청구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조언했다.


특히 아이 아버지의 사망은 양육 환경에 중대한 변화가 생긴 것으로, 기존 협의를 뒤집을 만한 '사정 변경'에 해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형민 변호사는 "돌아가신 양육친이 생전에 비양육자에 대하여 양육비청구권을 포기하였다고 하더라도, 다시 가정법원에 양육비분담에 관한 처분을 구하는 경우 이는 양육비 부담 부분의 변경을 구하는 취지로 볼 수 있어(대법원 98스17,18 ), 민법 제837조의 취지에 비추어 언제든지 양육비의 분담에 관하여 다시 정할 수 있습니다"라며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들었다.


즉, 과거 부모 간에 어떤 약속이 있었더라도, 아버지가 사망한 지금은 새로운 상황에 맞춰 양육비 청구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소송의 첫걸음, '후견인' 자격부터 얻어야


법조계는 양육비 청구에 앞서 A씨가 반드시 거쳐야 할 절차로 '미성년 후견인 지정'을 꼽았다. 법적으로 조카를 대리할 권한을 먼저 얻어야 한다는 것이다.


클리어 법률사무소 김동훈 변호사는 "우선 미성년후견인 지정 절차를 완료한 후, 양육비 청구 소송을 진행하는 것이 적절합니다"라고 명확히 했다. A씨가 이미 법원에 후견인 신청을 해 둔 것은 소송을 위한 첫 단추를 제대로 꿰고 있는 셈이다.


후견인으로 지정받은 후에는 가사 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친모를 상대로 '과거 및 장래 양육비 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여기서 승소 판결을 받아야 비로소 강제 집행 권한이 생긴다.


법률사무소 엘엔에스 김의지 변호사는 "채권추심은 확정판결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따라서 먼저 양육비 지급 판결을 받은 후, 이를 근거로 채권추심을 진행하셔야 합니다"라고 절차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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