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하자' 선입금했는데 '노쇼'…"신고했다" 90만원 뜯어간 그녀, 공갈죄 가능할까?
'성매매 하자' 선입금했는데 '노쇼'…"신고했다" 90만원 뜯어간 그녀, 공갈죄 가능할까?
성관계 없었다면 성매매 미수 처벌 규정 없어…변호사들 "오히려 사기·공갈 피해자"

성매매를 위해 선입금한 남성이 나타나지 않은 상대에게 오히려 협박당해 돈을 갈취당했다. / AI 생성 이미지
A씨는 트위터를 통해 한 여성이 운영하는 유료 텔레그램방에 가입했다. 성사된 '오프라인 만남'을 위해 선입금까지 하고 약속 장소인 숙소에서 상대를 기다렸다.
하지만 상대는 나타나지 않았고, 오히려 "네 위치를 아니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협박을 받았다. 겁에 질린 A씨가 숙소를 뛰쳐나오자 상대는 '경찰 신고 접수'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며 합의금으로 90만원을 요구했다.
두려움에 떨던 A씨는 결국 90만원을 보냈다. 성매매를 하려던 A씨는 이대로 처벌을 받게 되는 걸까. 아니면 돈을 뜯어간 상대를 공갈죄로 고소할 수 있을까?
성매매 약속만 하고 만나지 못했는데…처벌받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A씨가 성매매 혐의로 처벌받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변호사들은 실제 성관계나 유사 성행위가 없었다면 성매매 미수죄로 처벌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법무법인 오른 백창협 변호사는 "성인 대상 성매매 미수는 처벌 규정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법무법인 KB 김태안 변호사 역시 "우리 법은 성매매 미수범을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약속만 잡았을 뿐 실제 만남과 관계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형사 처벌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현행 성매매처벌법은 금품을 주고받거나 약속하고 실제 성교 또는 유사성교행위를 한 경우를 '성매매'로 규정한다. A씨처럼 약속만 하고 실제 행위에 이르지 않은 '미수' 단계는 처벌 대상이 아니다.
부산성범죄전문변호사 김현태 법률사무소나인 김현태 변호사는 "단순히 돈을 선납하고 만남 약속을 잡았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성매매가 성립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짚었다.
"경찰에 신고했다" 협박에 90만원 송금…'공갈죄' 성립 여부는
변호사들은 오히려 A씨를 협박해 90만원을 받아간 상대방의 행위가 범죄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신고하겠다'고 겁을 주며 돈을 요구한 대목은 공갈죄에 해당할 수 있다.
법무법인 한강 김전수 변호사는 "상대방이 질문자님의 위치를 알고 있다거나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말을 하면서 신고접수 자료처럼 보이는 메시지를 보내고 합의금을 요구했고, 질문자님이 두려움을 느껴 돈을 지급했다면 공갈죄 성립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공갈죄는 다른 사람을 협박해 재물이나 재산상의 이익을 얻었을 때 성립하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법률사무소 정벽 김인규 변호사는 "상대방이 '신고했다, 경찰을 부르겠다'는 식으로 겁을 주면서 합의금 명목으로 90만원을 받아갔다면, 구체적인 대화 내용에 따라 공갈죄가 성립할 여지가 있다"고 봤다.
법무법인 명륜 오지영 변호사 역시 "신고하겠다며 겁을 주어 합의금 명목으로 90만원을 받아낸 부분은 공갈에 해당할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변호사들 "전형적인 사기·공갈 수법…증거 보존이 우선"
A씨가 당한 일은 처음부터 만남을 가질 의사 없이 돈을 노린 '사기'와 '공갈'이 결합된 전형적인 범죄라는 게 변호사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법무법인 공명 김준성 변호사는 "전형적인 조건만남 사기 수법에 당하신 것으로, 최근 본건과 유사한 범죄 피해자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사기죄로 고소해야 할 사안"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A씨 외에도 같은 방식으로 돈을 뜯긴 피해자들이 더 있다는 점은 상대방의 범죄 혐의를 입증할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다.
법률사무소 송명 대표 변호사 김호삼 변호사는 "여러 사람을 상대로 비슷한 모집글을 올리고 선입금을 받은 뒤 실제 만남에는 나타나지 않는 방식이 반복됐다면, 사기 여부까지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에 변호사들은 상대방을 자극하거나 추가로 돈을 보내지 말고, 모든 증거를 즉시 확보하라고 강조했다.
디센트 법률사무소 임호균 변호사는 "텔레그램·오픈채팅·카카오톡 대화 전체, 입금내역, 상대방이 보낸 신고 관련 문자, 계좌정보 및 다른 피해자들의 자료를 삭제하지 말고 보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