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자수 농장, 딸이 평소 무서워 하던 곳"… 장미란 씨 부친 심경 밝혀
"야자수 농장, 딸이 평소 무서워 하던 곳"… 장미란 씨 부친 심경 밝혀
생전 피하던 장소서 시신 발견
허위 종결·부실 수사 정황에 유족 분통

장미란씨 시신이 발견된 야자수 농장 /연합뉴스
제주 한림읍의 한 야자수농장에서 실종 104일 만에 시신으로 발견된 장미란(37) 씨의 유족이 사건에 대한 참담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평소 무서워하던 장소… 유족, 도무지 이해할 수 없어
27일 딸의 발인식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부친 장모 씨는, 딸이 생전에 무서워하며 발길을 끊었던 장소에서 시신이 발견된 점에 대해 강한 의문을 표했다.
장 씨에 따르면 고인은 생전 남자친구에게 해당 야자수농장이 무섭고 가기 싫은 곳이라고 말해왔으며, 실제로도 그쪽 방향으로는 전혀 다니지 않았다.
시신이 발견된 야자수농장은 고인이 머물던 장기 투숙 숙소에서 약 400m 떨어진 곳이다.
높이 3~6m에 달하는 야자수나무가 빼곡히 밀집해 있어 낮에도 어두컴컴하며, 밤에는 인근 주민들조차 방문을 꺼리는 장소다. 부친은 평소 겁이 많던 딸이 왜 그곳에 가 있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부검 결과와 상반된 경찰의 초기 설명
수사 기관의 초기 대처와 설명 과정에서도 유족의 허탈감이 드러났다. 부친은 전날 제주서부경찰서 관계자가 찾아와 목뼈 부근의 약한 부위가 당겨지며 부러졌다는 취지의 설명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공식 부검 결과에서는 특이 골절이 확인되지 않았다. 부검의는 목을 매사할 때 잘 부러지는 설골의 상태에 대해 사망 후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분리된 것으로 판단했다.
실종 신고 2시간 반 만에 허위 종결… 부실 초동 수사 정황
사건 초기 경찰의 무책임한 대응 정황도 재차 조명됐다.
장 씨는 지난 5월 12일 밤 숙소를 나선 후 연락이 끊겼고, 사흘 뒤인 15일 연인이 실종 신고를 접수했다.
하지만 사건 담당자였던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A 경장은 신고자에게 실종자와 연락이 닿았다고 거짓 안내를 한 뒤, 신고 접수 2시간 30여 분 만에 사건을 임의로 종결했다.
심지어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 관리목록에는 장 씨가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는 허위 정보를 입력해 기록을 삭제하기까지 했다.
이에 대해 부친 장 씨는 초동 수색이 제대로 이뤄졌다면 딸을 일찍 찾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허위 종결 행위와 수사 시스템의 허점을 지적했다.
다만 한 경찰관의 일탈 행위로 전체 경찰을 비난할 수는 없다며, 그동안 수색 작업에 애써준 관계자들에게 감사 뜻을 전했다.
경찰 경위 조사 지속… 유족, 과도한 취재 자제 당부
한편 경찰은 장 씨가 실종 직후인 5월 12일 밤에서 13일 새벽 사이에 야자수농장 내부로 들어가 스스로 목을 매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고인의 시신은 실종 104일 만인 지난 24일 발견됐다.
부친 장 씨는 딸을 100일 넘게 인근 농장에 두고 찾지 못했다는 사실이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며, 남은 가족들의 피로도가 심한 만큼 언론의 과도한 취재를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