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폭언에 퇴사했는데…회사는 황당한 ‘선배’ 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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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 폭언에 퇴사했는데…회사는 황당한 ‘선배’ 타령

2026. 07. 03 12:33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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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 모욕은 ‘모욕죄’…다수 괴롭힘은 ‘관계의 우위’로 처벌 가능

입사 한 달 차 후배에게 공개 모욕을 당해 퇴사한 4년차 선배가 회사로부터 '선배'라는 이유로 직장 내 괴롭힘을 인정받지 못했다. / AI 생성 이미지

4년간 일한 선배를 향한 입사 한 달 차 후배의 공개 모욕. 선배는 "네가 부서 분위기 망친다"는 폭언에 퇴사했다.


하지만 회사는 '선배'라는 이유로 괴롭힘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법조계는 명백한 모욕죄라는 의견과 법적 처벌은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나뉘면서, 억울한 피해자의 구제 방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네가 이 부서 분위기 다 망치고 있다"…무너진 4년차 선배


4년간 한 부서에서 성실히 근무해 온 C씨는 최근 악몽 같은 일을 겪고 결국 회사를 떠났다. 입사한 지 한 달밖에 안 된 후배 B씨가 여러 동료가 있는 자리에서 C씨를 향해 공개적으로 망신을 준 것이다.


B씨는 "너 회사에서 아주 유명하다. 너 때문에 다들 이 부서로 오기를 싫어한다. 네가 이 부서의 분위기를 다 망치고 있다"고 소리쳤다.


C씨에 따르면, 이 모든 일은 입사 2주 차인 또 다른 후배 A씨가 퍼뜨린 근거 없는 소문에서 시작됐다. 4년간 쌓아온 사회적 평판이 한순간에 무너진 C씨는 극심한 정신적 충격으로 퇴사를 결심하고 현재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선배는 피해자가 될 수 없나?"…법조계 "명백한 법리 오해"


억울함을 참을 수 없었던 C씨는 회사에 내용증명을 보내고 고충위원회를 열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회사로부터 돌아온 것은 '직장 내 괴롭힘이 아니다'라는 통보였다. C씨가 가해자로 지목된 후배들보다 먼저 입사한 '선임'이라는 것이 이유였다.


그러나 다수의 법률 전문가는 이러한 회사의 판단이 법리를 심각하게 오해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허훈무 변호사(법무법인 게이트)는 "직장 내 괴롭힘 인정 여부는 단순 근속 기간이나 직급의 우위가 아닌, 업무 관련성, 가해 행위의 지속성, 피해자가 느끼는 모욕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은 직급뿐 아니라 '관계의 우위'를 폭넓게 보기에, 다수가 소수를 상대로 연대해 공격하는 경우 직급이 낮아도 괴롭힘으로 인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처벌 단정은 금물"…신중론 나오는 까닭


다만, 형사 고소가 반드시 처벌로 이어질 것이라는 낙관은 이르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법률사무소 정중동의 김상윤 변호사는 "B씨가 말한 부분은 피해자 입장에서는 공개적인 망신과 인격적 공격으로 느껴질 수 있으나, 법적으로는 구체적인 사실을 적시했다기보다는 상대방에 대한 부정적 평가나 의견 표명에 가까운 표현으로 볼 가능성이 크다"고 전제했다.


이어 "따라서 현재 기재된 표현만으로는 명예훼손죄에 해당할 정도의 구체적 사실 적시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모욕죄에 해당할 정도의 직접적이고 경멸적인 욕설 또는 모멸적 표현으로 단정하기도 쉽지 않습니다"라고 분석했다.


섣부른 형사 고소가 '혐의 없음'으로 종결될 경우, 향후 민사소송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다.


결국 해법은 ‘증거’…“민·형사 투트랙으로 대응해야”


전문가들은 결국 법적 다툼의 성패는 '증거'에 달렸다고 입을 모은다. 이환진 변호사(법률사무소 도결)는 "다만 증거가 부족하면 수사가 약해질 수 있으므로, 당시 동료의 진술, 톡 내용, 고충위 자료, 진단서와 소견서를 체계적으로 묶는 것이 중요합니다"라고 조언했다.


C씨가 확보한 동료 1명의 증언은 B씨의 발언에 '공연성(여러 사람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을 입증할 핵심 증거다. 또한, 정신과 진단서와 심리검사 소견서는 가해 행위와 피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증명하고 향후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에서 위자료를 산정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


법조계는 형사 고소를 통해 가해 행위의 위법성을 가리는 동시에, 이를 바탕으로 가해자 개인과 적절한 보호 조치를 하지 않은 회사를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투트랙' 전략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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