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안 지었는데 철거하라니 권리금 주고 들어간 가게, 알고 보니 불법 건축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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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안 지었는데 철거하라니 권리금 주고 들어간 가게, 알고 보니 불법 건축물이었다

2025. 09. 17 12:27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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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는 불가피, 손해는 임대인·전 임차인에게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멀쩡히 영업하던 가게에 날아든 철거 명령서 한 장에 A씨의 꿈은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권리금을 내고 인수한 가게가 불법 건축물로 판명돼 철거 위기에 놓인 자영업자가 막대한 손해를 떠안게 된 것이다.


“제가 설치한 것도 아닌데 철거하라니요.” A씨는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지방에서 상가 건물을 임대한 A씨의 이야기다. A씨는 기존 임차인이 운영하던 가게의 온라인 계정 정보와 모든 시설, 집기류를 넘겨받는 조건으로 권리금 계약을 체결했다.


임대차 계약서에는 '임대인이 부지를 자유롭게 사용하라고 했다'는 전 임차인의 말도 명시돼 있었다. A씨는 이 말을 믿고 1년간 성실히 가게를 운영했다.


평화는 오래가지 않았다. 1년 뒤, 관할 군청으로부터 청천벽력 같은 통보가 왔다. 가게 부지 일부가 임야(산림)이며, 그 위에 지어진 시설은 산지관리법에 따라 허가받지 않은 '불법 건축물'이므로 철거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A씨는 "내가 설치한 것이 아니다"라고 항변했지만, 군청의 입장은 단호했다. 눈앞이 캄캄해진 A씨는 이 막대한 손해를 누구에게 어떻게 보상받아야 할지 길을 잃었다.


억울한 철거 명령, 피할 수 없나

A씨가 직접 불법을 저지르지 않았다는 점이 가장 억울한 지점이다. 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안타깝게도 철거 의무를 피하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법무법인 한일의 이환진 변호사는 "행정청은 불법 건축물의 현재 점유자 및 사용자에게 철거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내가 설치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철거 명령을 피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했다.


만약 A씨가 철거 명령을 거부하고 버티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법률사무소 더든든의 추은혜 변호사는 "철거 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이행강제금이 부과되고, 이행될 때까지 반복적으로 금액이 불어나게 된다"며 "결국 행정청이 직접 철거하는 행정대집행 절차가 진행될 수 있으며, 이 경우 철거 비용까지 모두 A씨가 부담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손해배상, 책임은 누구에게?

철거가 불가피하다면, A씨가 쏟아부은 돈은 어떻게 돌려받을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책임의 화살을 '전 임차인'과 '임대인' 모두에게 겨눠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들은 A씨의 손해에 대해 각자의 책임 범위 내에서 배상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먼저, 불법 시설물을 A씨에게 넘긴 전 임차인이다. 클리어 법률사무소 김동훈 변호사는 "불법 건축물이라는 중대한 하자를 알리지 않고 권리금 계약을 통해 시설 일체를 양도한 것은 계약상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A씨는 지급한 권리금의 반환뿐만 아니라, 철거 비용과 철거 기간 동안의 영업 손실까지 손해배상으로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임대인의 책임이다.


임대인은 임차인이 계약 목적에 따라 문제없이 장사할 수 있도록 할 의무가 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는 "임대인이 임야 위 불법 건축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임대하고 '자유롭게 사용하라'고 허락했다면, 이는 임대차 목적물에 하자가 있는 것을 제공한 셈"이라며 "임대인에게도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A씨의 임대차 계약서에 명시된 '자유로운 사용' 문구는 임대인의 책임 여부를 입증하는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다.


피해 보상, 첫걸음은 증거 확보

전문가들은 A씨가 행정 절차에 대응하는 동시에 신속하게 민사 소송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증거 확보다.


권리금 계약서, 임대차 계약서, 그리고 '자유롭게 사용해도 좋다'고 했던 임대인 및 전 임차인과의 대화 녹음이나 문자 메시지 등 모든 자료를 빠짐없이 수집해야 한다.


법무법인 심의 심준섭 변호사는 "철거는 불가피하더라도, 신속히 법률 전문가와 상담해 전 임차인과 임대인 모두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준비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배상 범위와 금액은 관련 계약서와 증거자료를 토대로 법적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소송 전 이들이 재산을 빼돌리지 못하도록 '가압류' 또는 '가처분' 신청으로 채권을 보전하는 조치도 고려해볼 만하다.


결국 A씨의 가게는 행정명령에 따라 철거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그가 투자한 권리금과 시설비, 예상 영업 손실 등은 법적 절차를 통해 손해배상으로 다투게 될 전망이다. A씨가 법정에서 자신의 억울함을 금전적으로나마 보상받을 수 있을지, 비슷한 처지에 놓인 수많은 자영업자들이 이번 사건의 향방을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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