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시내버스서 불법촬영 미수 혐의 받은 지적장애인…법원, 무죄 선고
[단독] 시내버스서 불법촬영 미수 혐의 받은 지적장애인…법원, 무죄 선고
버스 빈자리 앉으려다 기소
법원 "카메라 앱 실행 증거도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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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시내버스 안에서 여성의 치마 아래로 휴대전화를 가져다 대어 몰래 촬영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지적장애인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비장애인의 관점만으로 피고인의 행동을 단편적으로 평가해 범행 고의를 단정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울산지방법원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반포등) 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시내버스 빈자리 앉으려다 불법촬영 혐의 받아
A씨는 지난 2024년 5월 16일 오전 8시 6분경 한 시내버스 안에서 창문 쪽을 바라보고 서 있던 피해자 B씨(18세)의 치마 아래로 휴대전화를 가져다 대어 다리 부위를 의사에 반해 촬영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수사기관은 A씨가 버스 뒤쪽에서 피해자가 있던 앞쪽으로 이동해 바로 빈자리에 앉지 않고 피해자 옆에 머물렀으며, 상체를 숙여 휴대전화를 치마 쪽으로 들이밀었다는 이유로 불법촬영의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해 기소했다.
비장애인 관점의 단편적 평가 경계…"빈자리 들어가려 한 정황"
하지만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지적장애인인 경우 외관상 드러난 언행이 비장애인의 관점에서 이례적이거나 합리적이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함부로 고의를 추단해서는 안 된다는 대법원 법리를 판결의 기초로 삼았다.
사건 당시 만 18세였던 A씨는 장애등록을 마친 지적장애인으로, 사회연령은 만 9세, 의사소통 능력은 만 8세 6개월 수준이었다. 언어 표현력과 사회적 판단력이 부족해 타인과의 의사소통 및 상황 대처에 어려움을 겪는 상태였다.
버스의 CCTV 영상을 검토한 재판부는 A씨의 행동에 대해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고 보았다. A씨는 버스 뒤쪽에서 휴대전화 화면을 조작하며 앞쪽으로 나오다가, B씨 앞에 빈자리가 생긴 것을 보고 다가갔다.
A씨는 빈자리와 B씨 쪽을 번갈아 쳐다보았고, B씨가 비켜서자 곧바로 빈자리에 앉아 다시 휴대전화를 조작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의사소통이나 사회적 판단력이 미흡한 A씨가 피해자에게 직접 비켜달라고 말하지 못하고, 손에 휴대전화를 든 상태에서 빈자리 안쪽으로 들어가 앉기 위해 상체를 숙이며 공간을 찾으려 시도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촬영 고의 입증 부족"…1심서 무죄 선고
재판부는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당시 A씨가 휴대전화 카메라 기능이나 앱을 켰는지조차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한 A씨에게 성범죄 전과를 포함해 아무런 형사처벌 전력이 없고, 평소 성적 충동 행위나 문제 행동을 보였다는 자료도 없었다.
피해자 B씨가 버스에서 내린 후 다른 승객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는 피고인 측의 증거 부동의로 증거능력을 갖추지 못했다. 수사보고서에 담긴 수사기관의 의견 역시 비장애인의 관점에서 A씨의 행위를 평가한 것에 불과하다고 보았다.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A씨가 피해자의 치마 안쪽을 촬영하겠다는 의사로 휴대전화를 켜서 실행의 착수에 이르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