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통화내역 삭제, 허위 진술 제안" 순직 해경 당직팀장 구속의 법적 쟁점은?
"휴대전화 통화내역 삭제, 허위 진술 제안" 순직 해경 당직팀장 구속의 법적 쟁점은?
'2인 규정 위반-증거인멸' 순직 해경 팀장
징역 3년 이상의 징계 직면

'순직 해경' 파출소 당직팀장 구속영장 심사 / 연합뉴스
지난 9월 11일 새벽, 인천해양경찰서 영흥파출소에 "갯벌에 사람이 앉아 있다"는 긴급 신고가 접수되었다. 신고를 받은 해양경찰관 이재석(34) 경사는 2인 출동 규정을 지키지 않고 홀로 현장으로 나섰고, 6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되는 비극적인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건과 관련하여, 당시 영흥파출소의 당직 팀장이었던 A 경위가 업무상과실치사, 직무 유기, 공전자기록위작 등 혐의로 검찰에 구속되었다.
법원이 지목한 구속 사유: "증거인멸 우려가 명백하다"
A 경위의 구속은 이 경사 순직의 직접적인 책임 여부를 넘어, 사건 발생 직후의 부적절한 행위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인천지법 유아람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A 경위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후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A 경위의 구체적인 증거인멸 시도 정황을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 사건 직후 일부 휴대전화 통화내역 삭제
- 팀원에게 허위로 진술 내용을 맞추자고 제안
- 업무시스템에 사실과 다른 내용을 입력
법원은 또한 당직 팀장으로서의 지위와 팀원들과의 관계에 비추어, A 경위가 향후에도 "관련자들에게 유리한 진술을 요구하는 등 시도를 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는 A 경위가 이미 팀원들에게 진술 조작을 제안한 전력이 있어 추가적인 증거인멸의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것이다.
순직의 직접적 원인: 2인 출동 규정 위반의 법적 책임
A 경위에 대한 핵심 혐의는 업무상과실치사이다. 해양경찰의 2인 출동 규정을 비롯한 안전 규정을 지키지 않아 이 경사를 숨지게 했다는 것이다.
1. 업무상과실치사죄의 쟁점
업무상과실치사죄(형법제268조)가 성립하려면 A 경위의 과실과 이 경사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한다.
-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 해양경찰은 해양에서의 국민 생명 보호 임무를 수행하는 만큼, 일반 경찰보다 더욱 엄격한 업무상 주의의무를 부담한다(광주고등법원2015.7.14.선고2015노177판결 참조). 갯벌과 같은 위험한 장소의 야간 출동 시 2인 출동 원칙은 경찰관의 안전을 확보하는 핵심 수칙이므로, 이를 위반한 것은 중대한 과실로 평가될 가능성이 높다.
- 인과관계: 만약 A 경위가 2인 출동 규정을 준수하여 동료 경찰관이 함께 출동했다면, 이 경사의 사망을 방지할 수 있었는지 여부가 유죄 판단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검찰은 2인 출동 규정 위반과 순직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고 기소했다.
2. 직무유기 및 공전자기록위작 혐의
A 경위는 팀원들에게 규정보다 긴 휴게 시간을 부여했음에도 근무일지에는 규정을 지킨 것처럼 허위로 시간을 기재한 혐의(공전자기록위작)와 정당한 이유 없이 직무수행을 소홀히 한 혐의(직무유기)도 받고 있다.
이는 A 경위가 안전 규정 위반뿐만 아니라, 이후 이를 은폐하려 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불량하다고 판단될 수 있다.
- 직무유기죄의 성립: 직무유기죄는 직무에 관한 의식적인 방임이나 포기가 있어야 성립하며, 단순히 태만이나 착각으로 성실하게 직무를 수행하지 않은 경우에는 해당하지 않을 수 있다(대법원1982.9.14.선고81도2538판결 참조).
향후 재판의 전망과 예상 형량은?
이 사건은 안전관리 책임자가 안전규정을 위반하여 중대한 사망사고를 초래하고, 이후 증거인멸까지 시도했다는 점에서 엄중하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예상 형량: 안전 규정 위반으로 인한 업무상과실치사 사건의 유사 판례와 증거인멸 시도 등의 정상을 종합할 때, A 경위에게는 징역 또는 금고 2년 내지 3년 정도의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피고인의 진정한 반성 여부, 피해자 유족과의 합의 여부 등이 집행유예 선고의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될 수 있다.
조직적 책임 수사: 검찰은 A 경위 외에도 전 인천해양경찰서장과 전 영흥파출소장 등 다른 피의자를 대상으로도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이는 이번 사건의 책임이 개인의 과실을 넘어 해양경찰 조직 전체의 안전관리 체계 미비로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해양경찰의 안전관리 체계가 전반적으로 점검되고 개선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종 판결을 통해 법원이 규정 위반과 인과관계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