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만 마시면 야수로 돌변하는 남편 죽인 여성…법원 “집행유예”
술만 마시면 야수로 돌변하는 남편 죽인 여성…법원 “집행유예”

이미지 출처:셔터스톡
술만 마시면 야수로 변해버리는데도 알콜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가족을 괴롭혀 온 남편을 칼로 찔러 죽게 한 여성에게 법원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울산지방법원 제11형사부(재판장 박주영)는 최근 열린 재판에서 남편 B(53) 씨를 칼로 찔러 숨지게 한 A(50·여) 씨에게 상해치사죄를 적용해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습니다.(2019고합46)
재판부는 죽은 B 씨에게도 이러한 사건이 발생하고 또 피해가 확대된데 대한 상당한 책임이 있다고 봤습니다.
여기에다 두 아들과 모친 등 유족과 A 씨 직장동료 등 지인들이 여러 차례에 걸쳐 선처를 탄원한 게 양형 결정에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검찰도 처음엔 A 씨에 대해 살인 혐의를 두고 조사했으나, 사건 경위와 다각도의 수사를 통해 그녀에게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판단하고 상해치사죄로 기소했습니다.
법원 자료에 따르면 사고는 2019년 1월 30일 새벽 경북 울산시에 있는 A 씨의 집에서 일어났습니다. 술에 취한 B 씨가 동생 집에 있다가 늦게 들어온 A 씨에게 “너도 죽이고 동생도 죽이고 다 죽일 거다.”라고 말하며 주방에 있던 식칼을 꺼내 들고 왔습니다.
이를 본 A 씨가 달려가 B 씨의 손을 잡으며 만류했습니다. 그리고 잠시 실랑이를 하다가 “죽으려면 너 혼자 죽지 왜 식구들을 괴롭히냐”고 했습니다.
그러자 B 씨가 “그래 알았다. 내가 죽을께”라고 하며 들고 있던 칼을 A 씨에게 건네줍니다. 그리고 B 씨는 “찔러라 ××× 년아, 어서 찔러”라고 욕을 하며 A 씨에게 계속 들이댔습니다. A 씨는 그 상황을 모면할 생각으로 들고 있던 칼로 피해자의 복부를 1회 찔러 피해자에게 복부 자창(길이 3cm, 깊이10cm)을 가했습니다.
B 씨는 울산대학교병원에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이날 새벽에 사망했습니다.
B 씨는 오랜 기간 직장생활을 했고, 평소 술을 마시지 않으면 가족 간이나 사회생활에 특별한 문제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술을 자주 마셨고, 술을 과하게 마신 날에는 주변 사람들에게 폭언을 하며 주위의 물건을 부수는 등 폭력적인 행동을 했습니다.
그는 2006년경부터 알코올 중독 치료를 받다가 2008년과 2010년 두 차례에 걸쳐 울산 ○○병원에 입원하여 알코올 중독 치료를 받기도 했으나, 술로 인한 폭력적 행태를 고치지 못했습니다.
A 씨의 두 아들은 재판과정에서 “어머니가 그동안 힘들게 살아오면서 남편과 자식들을 위해 헌신했다. 어머니의 부재로 정서적, 경제적으로 매우 힘들다. 의지하고 기댈 곳은 어머니뿐이다. 어머니를 용서해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했습니다.
또 B 씨의 모친을 포함한 A 씨의 시댁 식구들도 “피해자가 평소 술을 자주 마시고 피고인을 비롯한 가족들을 힘들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 씨가 참으며 가정을 지키려고 수고했고 시댁 식구들에게 최선을 다했다. 두 아들에게 엄마가 꼭 필요하니 피고인을 선처해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수사기관과 재판부에 여러 차례 제출했습니다.
재판부는 “사건의 구구한 경위를 떠나 남편이 아내의 칼에 찔려 사망한 결과가 대단히 중하고 또 참담하다 할 것이지만, B 씨가 주취상태에서의 가정폭력을 멈추지 못한 게 이 사건의 중요한 원인으로 보이는 점과, B 씨의 유족들이 오히려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이 양형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