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약금 500만원 배액배상" 매도인의 변심, 1000만원 물어줘야 하나?
"가계약금 500만원 배액배상" 매도인의 변심, 1000만원 물어줘야 하나?
일방적 추가 배상 요구는 어려워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꿈에 그리던 아파트 매매를 위해 가계약금 500만원을 입금한 A씨.
부동산 중개인을 통해 '매도인이 계약 파기 시 500만원을 배액배상한다'는 특약이 담긴 문자메시지까지 받으며 모든 게 순조롭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매도인은 돌연 변심해 계약을 파기하겠다며 "입금한 500만원만 돌려주면 되는 것 아니냐"는 입장을 보였다. A씨는 과연 얼마를 돌려받을 수 있을까.
'500만원 배액배상' 특약, 돌려받을 돈은 500만원? 1000만원?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은 특약에 명시된 '500만원의 배액배상' 문구를 어떻게 해석하느냐다.
매도인은 지급받은 500만원을 기준으로, 즉 원금만 돌려주면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A씨는 자신이 지급한 500만원에 위약금 500만원을 더한 총 1000만원을 받아야 한다고 맞섰다.
다수의 법률 전문가들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민법 제565조(해약금)는 계약금을 지급한 쪽이 계약을 해제하려면 계약금을 포기해야 하고, 계약금을 받은 쪽이 해제하려면 그 배액을 상환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법무법인 한별의 김전수 변호사는 "특약이 민법상 계약 해제 규정보다 불리한 조항이 아니라면 계약 법리를 따르는 것이 원칙"이라며 "민법상 계약 해제 조항을 근거로 1000만원 반환을 요구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대법원 판례 역시 '가계약금'이라 할지라도 당사자 간 계약 파기 시 배상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가 있었다면, 이는 법적 효력을 갖는다고 본다(대법원 2021다248312 판결).
즉, A씨의 사례처럼 배액배상 특약이 명시된 경우, 가계약금은 단순한 보관금이 아닌 해약금의 성질을 띠게 된다. 따라서 매도인은 수령한 500만원과 위약금 500만원을 합한 1000만원을 지급해야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괘씸죄 적용" 추가 배상 요구, 법적으로 가능할까?
화가 난 A씨는 매도인에게 특정 시한까지 1000만원을 입금하지 않으면 총 20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려 했다.
하지만 이러한 일방적인 '추가 페널티' 요구는 법적 효력을 갖기 어렵다.
법무법인 아크로 박동민 변호사는 "'회신이 없을 시 동의한 것으로 간주한다'고 하더라도 상대방이 동의하지 않으면 그 효력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굿앤굿 법률사무소 최희원 변호사 역시 "추가 배액배상을 할 의무까지는 없고, 입금하지 않은 배상금에 대한 지연손해금(법정 이자)을 청구할 수는 있다"고 조언했다.
당사자 간 합의되지 않은 위약금 증액은 법원에서 인정받기 힘들다는 의미다.
주인은 해외에, 부모가 대리 계약 불안한데 괜찮나?
A씨의 불안감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계약하려던 집의 실소유주는 해외에 있는 아들이고, 계약 현장에는 부모님만 대리인으로 나온다는 점도 마음에 걸렸다.
잔금을 치른 뒤 집주인이 해외로 가버리면 집에 하자가 발생했을 때 책임을 묻기 어려울 것이란 걱정 때문이었다.
변호사들은 대리인 계약 자체는 문제가 없다고 봤다. 다만, 위임장, 인감증명서 등 적법한 대리 권한을 증명하는 서류를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하자담보책임은 민법에 따라 매도인이 부담하는 법적 책임이므로, 소유주가 해외에 있더라도 책임을 물을 수 있다.
클리어 법률사무소 김동훈 변호사는 "계약을 안전하게 진행하려면 하자담보책임 관련 특약을 구체적으로 기재해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이미 다른 집 알아봤는데 추가 손해는 누가 책임지나
마지막으로 A씨는 매도인의 변심에 대비해 다른 부동산에 가계약금을 걸 경우, 이 손해를 기존 매도인에게 청구할 수 있는지 궁금해했다.
만약 다른 집 계약금을 건 직후, 기존 매도인이 다시 계약하자고 말을 바꿀 경우의 위험 부담 때문이다.
이에 대해 법조계의 답변은 명확했다.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매도인은 기존 계약을 해제하기 위해 가계약금의 배액을 지급하면 의무를 다한 것이 된다.
매수인이 다른 부동산 계약을 체결하며 발생하는 손해까지 책임질 의무는 없다는 게 중론이다. 결국 새로운 계약에 대한 판단과 책임은 온전히 A씨 자신의 몫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