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만원 성형의 비극, "죽지 못해 삽니다"
2천만원 성형의 비극, "죽지 못해 삽니다"
재수술 후 턱 빠지고 기도 막혀…병원들은 진단 거부

광대 재건 수술 후 얼굴 변형, 극심한 통증 등 심각한 후유증을 겪는 환자가 다른 병원의 진료 거부로 고통받고 있다. / AI 생성 이미지
10년 전 광대 축소술 후 두 번의 대학병원 재건 수술을 받았으나 결과는 참혹했다. 2천만 원 넘는 돈을 썼지만 돌아온 것은 무너진 얼굴과 극심한 통증, 턱관절 장애와 호흡곤란.
다른 병원들은 "어디서 수술했냐"며 진료조차 꺼리는 상황이다. 절망에 빠진 환자의 절규에 법률 전문가들은 "감정적 접근이 아닌 증거로 싸워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알약 삼키기도 힘듭니다"…2천만 원짜리 재건수술의 악몽
10년 전 광대 축소술을 받은 A씨의 불행은 2023년과 2025년 두 차례에 걸친 대학병원 재건 수술을 거치며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A씨는 1차 수술부터 모양이 이상했고 뼈 이식 위치도 잘못됐으며, 이로 인해 발생한 통증을 바로잡고자 2차 수술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희망은 절망으로 바뀌었다. A씨는 "올리기로 한 뼈는 올려주지 못할망정 더 내려놔서 통증은 더 심해졌고, 광대 모양은 말도 안되게 이상한 모양이 됐으며, 턱이 뒤로 빠져 기도도 좁아진 상태에 귀 앞 뼈가 내려 앉아 귀에서 이명과 통증을 달고 살고 있습니다"라고 참혹한 후유증을 토로했다.
수술비로 총 2천만 원 넘게 썼지만, 남은 것은 알약 삼키기조차 힘든 고통의 나날이었다.
"CT조차 안 봐줘요"…의료계의 높은 벽 앞에 선 환자
육체적 고통보다 A씨를 더 절망케 한 것은 다른 병원들의 차가운 외면이었다. 객관적인 진단이라도 받기 위해 여러 대학병원을 찾았지만, 돌아오는 것은 무관심과 의심의 눈초리뿐이었다.
A씨는 "CT조차도 봐주지도 않고 다른 소리들만 하고 있네요. 서로 다 아는 사이인 거 같고. 어디 병원에서 했고 누구한테 받았냐는 건 왜 그렇게들 물어보는 건지… 그게 그렇게 중요한가 보더군요"라며 울분을 터뜨렸다.
이런 상황에 대해 법률 전문가들은 의료 소송에서 흔히 발생하는 일이라고 지적한다. 홍윤석 변호사는 "다른 대학병원에서 소견서나 진단서 작성을 꺼리는 것은 의료 소송의 특성상 종종 있는 일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동규 변호사 역시 "지금처럼 대학병원에서도 명확한 소견을 회피하는 경우는 실무에서 종종 있어, 접근 방법을 바꿔야 합니다."라고 진단했다.
"증거 중심 접근이 핵심"…변호인단이 제시한 해법
길이 막힌 듯한 상황에서 변호사들은 '증거'의 중요성을 한 목소리로 강조했다. 첫 단계는 수술 병원의 기록을 빠짐없이 확보하는 것이다.
이동규 변호사는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자료 확보입니다. 수술 전·후 CT, 수술기록지, 동의서, 진료기록 전부를 해당 병원에 ‘진료기록 사본 발급’으로 요청하셔야 합니다. 이는 환자 권리라 거부할 수 없습니다."라고 강조했다.
다른 병원의 소견서 없이도 길은 있었다. 홍윤석 변호사는 "소송 절차 내에서 법원을 통해 제3의 병원에 '신체감정' 및 '진료기록감정'을 촉탁하여 객관적인 피해를 입증할 수도 있습니다."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법원의 명령을 통해 중립적인 제3자에게 감정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서명기 변호사 또한 "소송 과정에서 법원을 통해 신체감정이나 진료기록 감정을 받아 객관적 판단을 받을 수 있습니다."라고 조언하며 같은 맥락의 해법을 내놓았다.
"희망이 있긴 할까요"…법적 책임 물을 수 있나
법적 다툼이 시작된다면, A씨는 어느 범위까지 손해를 배상받을 수 있을까?
변호사들은 수술 과정의 과실뿐만 아니라 '설명의무 위반'도 중요한 쟁점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이주한 변호사는 "수술 전 설명과 실제 수술 결과가 달라졌다면 설명의무 위반도 함께 검토 대상이 됩니다."라고 지적했다. 환자가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수술을 선택했는지를 따지는 중요한 기준이다.
손해배상의 범위는 이미 지출한 수술비를 넘어서, 향후 치료비와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까지 포함될 수 있다. 조민경 변호사는 "이 사안은 충분히 법적 대응 가능성이 있는 케이스로 보입니다."라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동규 변호사는 "지금 상태에서 포기할 상황은 아닙니다. 다만 '감정적 접근'이 아니라 '증거 중심'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통증·기능장애·수술 내용 불일치를 객관화하면 충분히 다툴 수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A씨의 마지막 호소는 무겁게 남았다. "저에게 희망이라는게 있긴 할까요… 도와주세요 .. 부탁드립니다 .. 어떻게 해야하나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