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입국금지' 청원 50만명 돌파⋯그래도 정부는 "그럴 일 없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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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입국금지' 청원 50만명 돌파⋯그래도 정부는 "그럴 일 없을 것"

2020. 01. 28 12:46 작성2020. 01. 28 14:4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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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역으로 퍼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발원지 우한은 텅 비어

정부가 먼저 나서서 '입국 금지' 조치 못 하는 배경

지난 23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중국인 입국 금지 요청' 글은 5일 만에 52만3000여명(28일 낮 12시 기준)이 동의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이 몰렸다. 하지만 정부는 신중론을 펼치고 있는데 그 배경은 무엇일까? /AFP 연합뉴스

중국 우한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국내에서 확산하면서 "아예 중국인 입국 자체를 막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26일 대한의사협회가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최악의 경우에는 중국으로부터의 전면적인 입국 금지 조치 등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한 뒤부터 본격화된 주장이다.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한 거리에서 26일 보호복을 착용한 구급요원이 의료용품 상자를 들고 병원으로 향하고 있다. / EPA=연합뉴스


지난 23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중국인 입국 금지 요청' 글은 5일 만에 52만3000여명(28일 낮 12시 기준)이 동의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이 몰렸다. 하지만 정부는 신중론을 펴고 있다. "국제사회의 결정보다 앞서서 우리가 결정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우한 봉쇄도 소용없었다"⋯베이징에서도 사망자 나와

중국 수도 베이징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가 나왔다. 27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베이징 보건위원회는 지난 22일 우한 폐렴 확진 판정을 받은 50세 남성이 이날 호흡기 이상으로 숨졌다고 발표했다. 현지 당국에 따르면 이 남성은 우한에서 베이징으로 돌아온 지 일주일 후 열이 나기 시작해 지난 21일에 입원해 22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WHO가 밝힌 전 세계 피해 공식 현황(28일 낮 12시 기준)에 따르면 관찰 3만453명, 감염 4581명, 위중 461명, 사망 106명, 완치 67명이다. 치사율은 2.31%, 완치율은 1.46%다.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의료진이 26일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원지인 후베이성 우한의 진인탄 병원으로 향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바이러스 발원지로 지목된 중국 우한시에서는 발열 환자가 이미 1만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마궈창 우한시 당서기는 27일(현지시각) 기자회견에서 "최근 며칠간 우한에서는 발열 환자 진료가 최고조에 달했다"며 "발열환자가 1만5000명 수준"이라고 말했다. 우한시에 따르면 지난해 같은 시기 시 전체 발열 환자는 3000명 수준이었다고 한다.


현지에서 보내온 사진들을 보면, 우한시는 '사람 없는 유령도시'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도로에는 차들이 다니지 않고 사람들이 북적여야 할 도심에도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다. 우한에서 출발하는 항공기와 기차가 모두 끊겼고, 시내 대중교통도 운영이 중단됐다. 정부는 일반도로에 흙을 쌓아 이동을 막고 있다.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진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한커우 도로가 인적이 끊긴 채 텅 비어 있다. /신화=연합뉴스

청와대⋅질병관리본부, "입국 금지 조치 없다" 한목소리

정부는 지난 27일 '중국인 입국 금지'와 관련해 "그런 조치를 취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에서 "현재 WHO가 그 문제를 논의했고, 발표도 했지만 (중국인 입국과 내국인 여행 금지등) 이동 금지 조치는 취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리 정부도) WHO의 결정을 벗어나는 상황은 아마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28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생현황 및 국내 네 번째 확진환자 중간조사 경과 발표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그렇기 때문에 특별히 이 사안에 대해 논의하지는 않고, 전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도 이날 브리핑에서 "현재 중국인에 대한 국내 입국과 관련해서 WHO에서도 위기 상태라고 선언하지 않았고, 또 (전염 위기를) 선언하더라도 사람이 입국하는 것 자체를 막진 않는다"고 말해 청와대가 같은 메시지를 냈다.


전면적인 중국인 입국 금지 어려운 이유 '국제적 비난'

'중국인 입국 금지'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출입국관리법(11조)은 법무부 장관에게 감염병 환자나 공중위생상 위해를 끼칠 염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의 입국을 금지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정부가 이를 발동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국제 규약'과 '국제 여론'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보건규칙(2조)은 "질병 확산을 통제하더라도 국가 간 이동을 불필요하게 방해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중국 우한에 대한 임시 봉쇄 조치가 내려진 가운데 23일 베이징 서우두공항의 전광판이 우한에서 출발하는 국내선 항공편이 취소됐음을 알리고 있다. /AP=연합뉴스


국제법 전문가들은 이 조항에 대해 "개별적인 의심 환자 입국 거부까지는 허용하지만 출입국 자체를 원천 봉쇄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라고 해석한다. 개별적 조치 역시 '과학적 근거에 따라야 한다'는 단서가 붙어있다.


실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2014년 에볼라 사태 때 호주와 캐나다가 아프리카 일부 국가에 대해 비자 발급을 중단했다가 국제적인 비난을 받았다. 당시 WHO는 "국경 통제로 에볼라 감염을 막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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