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 회사 사장이 사기 쳤으니 직원인 당신도 책임져라" 억울한 연대책임
"너희 회사 사장이 사기 쳤으니 직원인 당신도 책임져라" 억울한 연대책임
①기계적인 업무만 수행했고 ②경제적인 이익도 분배받지 않은 경우라면 처벌 가능성 낮아

이전에 다녔던 회사의 일로 고소를 당한 A씨. 사장이 지시하는 대로 서류 작업했던 것이 사기에 이용된 모양이다. 하지만 A씨는 전혀 몰랐던 일이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최근 A씨는 사기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이전에 다녔던 회사의 일 때문이다. A씨는 한 회사에서 경리로 일했다. 사장이 지시하는 대로 서류 작업 등 단순 반복 업무를 수행했다.
그런데 그때 자신이 작성한 서류가 사기 사건에 이용된 모양이다. 사장은 사기 주모자였고, 그는 이미 고소를 당한 상태였다. 하지만 A씨는 몰랐던 일이다.
그렇지만 피해자 측 입장은 단호했다. "사장이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서류의 담당자가 A씨였으니 당신 역시 처벌받아야 한다"고 했다. 혹시라도 자신이 처벌받게 되는 건 아닌지 A씨는 걱정이다.
변호사들은 "우선 A씨도 사기죄의 공범이나 방조범으로 조사를 받을 것"이라고 했다. 공범(공동정범)은 역할을 분담해 범죄를 함께 저지른 경우를 말하고, 방조범은 직접 가담하진 않았더라도, 범죄가 저질러지기 쉽게 만든 경우를 말한다.
다만 "실제로 처벌될 가능성은 작다"고 밝혔다. A씨의 말처럼 ①단순히 기계적인 업무만 수행했고, ②사장의 사기 행위로 경제적인 이익을 분배받지도 않았다면 그렇다고 했다. 공동정범이나 방조범이 성립하려면 사기 범행에 대한 '고의'가 인정되어야 하는데, A씨는 그렇게 보이지 않기 때문이었다.
법률사무소 다감의 오현종 변호사는 "사장이나 간부가 사기 범행을 저질렀다고 해도, 사무직원이 기계적인 업무만 수행했다면 공범 등으로 처벌될 가능성은 작다"고 밝혔다. 법무법인 인화의 김명수 변호사도 "사기 행위로 경제적인 이익을 분배받지 않았다면 처벌 가능성이 작다"고 봤다.
법무법인 한원의 고광욱 변호사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A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수사기관에서도 사기 범행에 대해 알면서 일 처리를 했다고 보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고의가 부정될 것이기 때문에 공범 등으로 처벌될 가능성이 작다는 취지다.
처벌 가능성이 있는 건, 그 반대인 경우였다. ❶단순 행정 업무가 아니라 주요한 역할을 담당했으며, ❷사기 행위로 이익까지 분배받은 경우 등에 대해서는 "처벌될 가능성이 있다"고 변호사들은 봤다. 이렇게 되면 직원이라고 하더라도, 사장의 사기 범행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볼 것이기 때문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