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절한 연인 11번 찔러 살해”…법원 “잔혹한 집착, 징역 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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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절한 연인 11번 찔러 살해”…법원 “잔혹한 집착, 징역 20년”

2025. 10. 30 09:50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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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막혀 헤어지자" 연인에 극단 집착

'순간의 화' 감형 받았지만 잔혹성 지적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서울동부지방법원 제12형사부는 2024년 11월 21일, 살인 및 부착명령 청구 사건(2024고합314, 2024전고4 병합)에서 피고인 A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하고 압수된 과도 1점을 몰수하며, 부착명령 청구는 기각했다.


이제 겨우 20세였던 연인을 잔혹하게 살해한 피고인의 범행 수법과, 재범 위험성이 존재함에도 법원이 부착명령을 기각한 배경에 법조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숨이 막힌다"는 연인의 결별 요구에… "나 칼 사서 집가, 죽을 건데" 위협

사건의 발단은 피고인 A(이하 '피고인')의 피해자 B(여, 20세, 이하 '피해자')에 대한 극심한 집착이었다.


중학교 선후배로 지내다 2024년 2월 13일경부터 교제를 시작한 두 사람의 관계는,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이성 지인과의 만남 및 연락을 금지하고 동성 지인과의 만남도 확인했으며, 심지어 실시간 위치 공유 앱 설치를 제안하는 등 통제와 집착으로 얼룩졌다.


피해자는 피고인의 이러한 집착 때문에 "숨이 막히고 잘 맞지 않으니 헤어지자"며 수차례 결별을 요구했다.


그러나 피고인은 그때마다 "난 너 없이는 살 수 없다"며 결별 요구를 무시하고 피해자의 사생활에 간섭하지 않겠다고 말하며 교제를 지속했다. 속으로는 피해자에 대한 불만을 쌓아가고 있었다.


결국 2024년 5월 1일 새벽, 피해자가 재차 결별을 요구하자 피고인의 집착은 극단으로 치달았다.


피고인은 새벽 2시 57분경 집 근처 편의점에서 과도를 구입한 다음, 3시 3분경 피해자에게 "나 칼 사서 집가", "죽을 건데"라는 충격적인 메시지를 보냈다. 이는 피해자와 헤어지면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는 취지로 피해자를 협박해 결별을 주저하게 만들려는 위협이었다.


기절시킨 무방비 상태 연인을 향해… 과도로 11차례 찌른 '잔혹 살인' 전말

협박으로 하루를 넘긴 2024년 5월 21일 새벽, 피고인의 집에서 피고인의 집착 문제로 피해자와 다시 말다툼이 벌어졌다. 화가 난 피고인은 피해자의 상체를 밀쳐 침대에 눕히고 양손으로 피해자의 목을 졸라 기절시켰다.


이후 피고인은 이전에 구입해 보관하고 있던 흉기인 과도(칼날 길이 약 9.7cm)를 들고 의식을 잃은 피해자의 배 위로 올라탔다. 무방비 상태에서 의식을 잃은 피해자를 상대로 피고인은 목 부위 약 7회, 왼쪽 가슴 부위 약 2회, 배 부위 약 2회, 총 11회에 걸쳐 잔혹하게 찔렀다.


피해자는 그 자리에서 다발성 자상 등으로 사망에 이르렀다.


법원은 "피고인은 기절한 피해자가 살아 있음을 확인하였음에도 구호조치를 취하기보다는 무방비 상태에 있는 피해자를 과도로 수차례 찔러 숨지게 하였다"며 잔혹성을 지적했다.


또한 피고인이 초기 수사과정에서 "피해자가 본인을 먼저 칼로 공격하였다"고 거짓 진술하는 등 자신의 책임을 모면하거나 축소하려는 태도를 보인 점을 질타했다.


살인마의 재범 위험성 '중간' 평가… 법원이 부착명령 기각한 결정적 이유

재판부는 살인이라는 중대 범죄를 저지른 피고인에게 양형기준상 권고형의 상한인 징역 30년보다 낮은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다만, 피해자 유족이 피고인과 합의하여 관대한 처분을 요청한 점, 피고인이 범행을 자백하고 현재 반성하는 점,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이 사건의 또 다른 핵심 쟁점은 검사가 청구한 전자장치 부착명령 기각이었다. 검찰은 피고인의 과도한 집착과 범행의 잔혹성을 근거로 재범 위험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의 부착명령 청구를 기각하며 다음과 같은 이유를 밝혔다.


  • 우발적 범행으로 판단: 이번 살인 범죄는 피고인과 피해자의 특수한 관계에서 다소 우발적으로 비롯된 것으로 보이며,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폭력성이 발현된 것은 아니라는 점.


  • 재범 위험성 '중간' 수준: 피고인에 대한 성인 재범위험성 평가(KORAS-G) 결과와 정신병질자 평가(PCL-R) 결과 모두 재범 위험성이 '중간' 수준으로 평가되었다는 점.


  • 교정 가능성 및 가족 지지: 피고인에게 장기간의 징역형이 선고되었고, 이 집행을 통해 재범 방지 및 성행 교정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또한 피고인의 가족이 선도를 다짐하며 정서적으로 지지하고 있다는 점.


법원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에게 형 집행 종료 후 전자장치 부착을 명할 필요가 있을 정도로 장래에 다시 살인범죄를 범하여 법적 평온을 깨뜨릴 상당한 개연성이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며 부착명령을 기각했다.


이번 판결은 잔혹한 살인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재범 위험성 평가와 여러 양형 조건을 종합하여 형량과 보안 처분을 결정한 법원의 신중한 판단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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