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명에게 돈 빌리고 개인회생…1753만원 떼일 위기
23명에게 돈 빌리고 개인회생…1753만원 떼일 위기
전문가들 “사기죄 유죄 받아내면 전액 회수 길 열려”

돈을 빌린 채무자가 개인회생을 신청했다면 '사기죄' 고소가 효과적이다. / AI 생성 이미지
지인에게 1753만원을 빌려줬지만, 채무자는 23명의 피해자를 뒤로한 채 개인회생을 신청했다. 법원의 금지명령으로 돈 받을 길이 막막해진 상황.
법률 전문가들은 채무자를 ‘사기죄’로 고소하는 것이 채권 회수의 가장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입을 모은다. 사기 유죄 판결 시 개인회생으로도 빚이 면제되지 않아, 형사 절차를 통한 압박이 실질적인 피해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믿었던 지인, 알고 보니 23번째 피해자”
A씨는 작년 3~4월, 지인에게 네 차례에 걸쳐 총 1753만원을 빌려줬다. 차용증과 계좌이체 내역, 메신저 대화까지 모든 증거를 갖고 있었지만, 돌아온 것은 돈이 아닌 채무자의 ‘개인회생 신청’ 통보였다.
얼마 뒤 법원에서 날아온 금지명령 등기는 채무자에 대한 모든 추심 행위를 막아버렸다. A씨는 나중에 자신을 포함해 피해자가 무려 23명에 달한다는 사실을 알고 망연자실했다.
6개월이 지나도록 사건은 감감무소식, A씨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개인회생의 벽, ‘사기죄’ 입증해야 넘는다
개인회생은 성실하지만 과도한 채무로 고통받는 개인을 구제하는 제도다. 법원이 변제계획안을 인가하면 채무자는 빚의 일부만 갚고 나머지는 면책받을 수 있다.
법무법인 글로리 김민희 변호사는 “채무자가 개인회생을 신청하여 인가결정 후 면책이 되면 채권자 목록에 기재된 채권자는 변제계획안에 따른 금액만 변제받을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A씨가 1753만원 전액을 돌려받기 어려운 이유다.
하지만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이 상황을 타개할 핵심 열쇠로 ‘사기죄 형사 고소’를 지목했다.
“사기 유죄 시, 회생과 무관하게 전액 상환”
전문가들이 형사 고소를 강조하는 이유는 사기죄로 판명된 채무의 법적 성격 때문이다. 김민희 변호사는 “채무자를 사기로 고소하여 채무자가 해당 채무에 대해 유죄판결을 받게 되면 해당 채무는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채권이 되어 면책이 되지 않고, 채무자는 변제계획안과 무관하게 전액을 채권자에게 상환하여야 합니다”라고 명확히 밝혔다. 즉, 사기죄가 인정되면 개인회생 절차와 상관없이 빌려준 돈 전액을 갚을 의무가 유지되는 것이다.
법무법인 공명 김준성 변호사 역시 “형사고소는 그 자체만으로도 채무자에게 심리적으로 매우 큰 압박을 주기 때문에 그러한 목적 하에 형사고소를 진행 하시면 됩니다”라며, 수사 과정에서 채무자가 처벌을 피하기 위해 합의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조언했다.
지연되는 절차…‘채권자 목록’ 누락 여부부터 확인해야
A씨는 금지명령 이후 6개월이 넘도록 절차가 지연되는 점도 답답해했다. 사건번호를 조회해도 ‘송달 부재’라는 표시만 반복될 뿐이었다.
이에 대해 법률사무소 새율 윤준기 변호사는 “송달 부재가 계속 나온다는 것은 채권자들에게 서류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인데, 이 경우 절차가 상당히 늦어질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먼저 할 일은 채무자가 법원에 제출한 ‘채권자 목록’에 자신의 이름이 제대로 올라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법률사무소 새율 강민기 변호사는 “만약 채권자 목록에서 누락되었다면 별도로 채권 신고를 해야 회생 절차 내에서라도 일부 변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라며 채권 신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